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인천 14개 지역구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 남영희 민주당 후보를 지원 유세하면서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하더라. 남자분들 속상하게 생각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성역할 고정관념에 기반을 둔 실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인천 미추홀구의 용현시장에서 남영희 민주당 인천 동·미추홀을 후보를 지원 유세하면서 유권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이번에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그 결과로 이 지역 국회의원을 바꿔주시면 인천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국회의원 되는 것”이라며 “여기 남성분들이 억울하게 생각할지도 모르는데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하더라. 남자분들 속상하게 생각하지 마시라”라고 말했다.
남영희 후보는 민주당의 4·10 총선 인천 지역 14개 지역구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이다. 역대 총선 결과 인천에서 여성 국회의원이 당선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대표는 여성 후보를 공천한 것을 두고 “남자분들 속상하게 생각하지 마시라. 살림은 여성들이 잘한다”라고 말한 것이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이 대표가 정치를 살림, 돌보는 일이라고 가정한 것 같은데, 겨우 여성 한 명 공천해놓고 생색내는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니다”라며 “남성들에게 (남성 공천을 하지 않은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은 남성이 정치 권력을 100% 독점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여성을 살림하는 사람으로 전제한 것도 잘못됐다”며 “여성이든 남성이든 피선거권을 갖는데 남성들만 공천해놓고 여성을 상징적으로 이용하면서 여성 후보가 마치 남성의 자리를 빼앗은 것처럼 얘기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엔 윤석열 정부 실정을 비판하면서 “의붓아버지” “계모”에 빗대 재혼 가정을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동구 유세 현장에서 “국가나 정부라고 하는 것이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아야 하는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같다.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다”며 “계모 같다. 팥쥐 엄마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