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공룡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은 이름일 것이다. 그만큼 티라노사우루스는 아주 유서깊고 유명한 대표적인 공룡이며 다른 공룡종들과는 달리 무려 "렉스"라는 종명까지 대중에게 알려져 있기까지 하다
그런데 바로 오늘, 렉스를 이은 새로운 티라노사우루스가 발표되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제 함께 알아보자
티라노사우루스 므크라이엔시스(Tyrannosaurus mcraeensis)
뉴멕시코주의 홀레이크층(Hall Lake Formation)에서 발견된 새로운 티라노사우루스속 수각류 공룡으로, 샹파뉴절 후기~마스트리흐트절 초기에 서식했으며 따라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약 6~700만년 이른 종으로 추정됨. 표본으로 추산한 몸길이는 평균 12m 정도인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흡사한 걸로 보임
롱리치 박사 및 세바스찬 G. 달만 연구팀이 발표한 이번 화석은 사실 여러 고생물학자 입에서 예전부터 언급되어오던 티라노사우루스속 화석인데 이번에 정식 발표가 되었음
(A: 화석이 발견된 뉴멕시코주 시에라 카운티 지역, B: 화석의 층서학 및 홀레이크층, C: 발굴된 두개골 부위 재건)
(완모식표본 NMMNH P-3698)
티라노사우루스류를 분류하는 데에 있어서는 두개골 형태가 가장 중요한데, 므크라이엔시스의 완모식표본 NMMNH P-3698의 두개골은 기본적으로 티라노사우루스속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지만 전두골과 전전두골은 렉스와 달리 각도가 앞으로 돌출된 형태이며 후안와골의 돌기와 측두린이 완만하고 무엇보다 턱 부근 뼈인 전관절골에서 각골의 굴곡 정도가 렉스에 비해 많이 곧은 형태를 띄는 등 차이점이 확인됨
그 외에 구개골의 폭이 타르보사우루스보단 넓지만 렉스종보단 좁다는 것도 예시를 들었는데 티라노사우루스류의 구개골 폭은 개체차가 워낙 심해서(일례로 타르보사우루스 바타르의 GIN 107/1 표본은 구개골의 폭이 평균보다 눈에 띄게 넓음) 이 부분은 조금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함. 그런데 이건 내 사견이니 그냥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면 됨 ㅋㅋ
(티라노사우루스 므크라이엔시스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화석 간의 비교사진)
즉 정리하자면 티라노사우루스 므크라이엔시스는 두개골 형태에서 렉스를 특정짓는 요소가 부족하여 형태학적으로 더 오래된 종이며 렉스종의 바리에이션에서 많이 벗어나있으므로 새로운 종으로 명명하는 근거가 된다고 함
계통발생학적 분자연대측정은 베이지안 분석법(Bayesian tip-dated analysis)을 사용하였는데 역시 티라노사우루스와 매우 가까운 근연종이라는 결과가 도출되었음
(티라노사우루스 므크라이엔시스의 크기, 진화계통수, 층서학)
(샹파뉴절~마스트리히트절인 홀레이크층의 공룡들)
므크라이엔시스는 당대 최상위 포식자로 시에라케라톱스, 알라모사우루스, 미동정 하드로사우루스류 등과 같이 서식했으며 이는 동시기 캐나다의 생물군과 거진 겹치지 않음
이번 므크라이엔시스의 발견과 당대 생물군 및 지층은 거대 티라노사우루스류가 라라미디아 남부에서 진화했음을 시사하며 거대 티라노사우루스족은 초반엔 라라미디아 대륙 남부의 제한된 지역에만 서식했던 것으로 보임
따라서 거대화는 기존의 몇몇 추측과는 달리 육지 면적의 증가로 인해 발생했던 것이 아니었으며 상대적으로 작은 지리적 범위에도 불구하고 덩치가 거대해진 원인으로는 주 먹이인 거대 초식공룡이 풍부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논문은 주장함
곧 밀려나올 나노티란누스 관련 논의, 2023년 SVP에서 언급된 티라노사우루스 턱근육 논문, 듀얼링 다이노소어 화석 전시 등 안그래도 2024년에 티라노사우루스 관련 정보가 쏟아지려는 상황에서 새로운 티라노사우루스 종을 발표하는 논문이라니 꽤 특종이군. 지난 몇년간 라라미디아에 추가적인 티라노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연구가 많이 돌아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만 막상 렉스가 유일종이 아니게 되니 시원섭섭하기도 하네
헬크릭층을 제외한 다른 지층의 티라노사우루스속도 많은 연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논문 링크: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47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