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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발과 패러다임의 역사_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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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9월, 미국 부통령 앨 고어와 러시아의 총리 빅토르 체르노미르딘의 새로운 국제 우주정거장 건설 합의와 함께 우주왕복선-미르 프로그램 합의를 통해 ISS 건설은 그 근간을 마련했다. 


물론, 워낙 거대한 프로젝트였기에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도 ISS 건설이 첫 삽을 뜰 때 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려 5개 우주센터들과 15개 국가들, 미국의 NASA, 러시아의 ROSCOSMOS, 일본의 JAXA, 유럽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영국) ESA, 케나다의 CSA가 힘을 합쳐 만든 우주 정거장이니 건설에 오랜 기간이 걸리지 않은게 더 이상한 노릇이겠지만.


오늘은 국제 우주정거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알아보겠다.




(전체 조립과정)


ISS 건설의 첫 삽은, 러시아의 자리야 Zarya (Заря) 가 되겠다.





러시아어로 여명, 새벽을 뜻하는 자리아는 원래 미르의 모듈로 개발되었으나, 소련의 붕괴와 함께 미국의 자본 지원으로 개발된 창고 및 추진, 네비게이팅 모듈이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만들어서 쏜 모듈인 주제에 미국이 소유하는 모듈이기도 하다)


1998년 11월 20일 발사되었으며, 이후 발사될 ISS 구성 모듈들을 유도하고 ISS의 궤도가 붕괴되지 않도록 고도와 속도를 회복하고 소유즈와 프로그레스 같은 보급선들이 도킹할 수 있는 도킹 포드를 갖춘 대형 스테이션의 건설을 위한 전초기지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두번째 모듈이자 미국이 발사한 최초의 모듈은 유니티였다.


1997년 6월 6일 발사된 유니티 모듈은 일종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모듈로 그 자체로는 ISS 거주 우주인들이 식사를 하는 곳 그 이상, 그 이하 역할도 수행하지 못하지만, 다른 모듈들과 트러스트들을 설치하기 위한 도킹 포트를 6개나 가진 모듈로 대형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기 위한 필수 요소였다.


이러한 목적으로 유니티는 우주정거장의 모든 자원을 라우팅하고 전력을 배분하기 위해 216개의 가스관 및 파이프들이 설치되었으며, 121개의 전선들이 설치되었다.





세번째 모듈은 러시아의 Zvezda (Звезда) 모듈이었다. 러시아어로 별을 의미하는 즈베즈다 모듈은 우주정거장의 핵심 생명유지 시스템을 담당하는 우주선이자, 자리아의 궤도 추진 시스템을 대체하는 모듈이었다.


역시 미르-2의 구성요소로 제작되던 모듈이었고, 동시에 미르-2가 건설될 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중요한 모듈로 취급되어 자리아와 달리 순수한 러시아 모듈이었다는 특징이 있다. 2000년 7월 12일 발사되었다.


즈베즈다 모듈은 앞서 말했지만 ISS의 생명유지 시스템을 담당하는 모듈이었다. ECLSS, 환경제어 및 생명지원 시스템이 설치되어 러시아제 Elektron 전해 산소 발생기가 탑재되어 정거장에서 수집된 물을 전기분해해 산소로 만드는 시스템으로 6명의 우주인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하루에 최대 5kg의 산소를 제작할 수 있다. (수소는 그냥 우주로 배출)


두명이 잠을 잘 수 있는 침대를 비롯해 진동차단 런닝머신과 운동용 자전거, 식탁과 냉장/냉동고를 갖춘 식당이 있어서 승무원들의 휴식 공간이자 유사시 우주인들의 비상 집합 공간이 되었다...만  Elektron 산소발생기가 만드는 엄청난 소음으로 인해 귀마개 착용이 필수인 곳이라 딱히 안락한 곳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식물을 재배하기 위한 Lada Greenhouse가 설치되었고 미르를 태워먹은 VIKA 산소생성기를 비상용으로 설치해놓기도 했다.


또 앞서 말한 것 처럼 자리아 뒤에 도킹된 탓에 사용할 수 없게된 기존 자리아의 로켓엔진을 대체하는 두개의 14D30 엔진을 탑재, 유사시 ISS의 고도와 속도 회복을 사용하는데 사용할 수 있었다. (참고로 자리아 모듈에서 연료를 끌어쓸 수 있게 설계했다.) 대부분은 프로그레스 같은 도킹된 로켓들이 이런 회복을 해주지만 2007년 4월 25일 처음으로 즈베즈다 모듈이 자체 엔진을 사용해 추진했다는 기록이 있다.





참고로 ISS의 핵심 모델인 주제에 발사된지 25년 가까이 되는 모듈이라 노후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예를들어 Elektron 산소발생기는 이미 2004년 한번 고장난 바 있고 2006년에 새 벨브와 케이블을 가져올 때 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으며 동년에 수리하기 전까지 너무 뜨거워진 산소발생기에서 연기가 발생해 우주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던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2020년에는 또다시 오류로 인해 Elektron이 한번 고장나기도 했고, 워낙 고질적인 미르의 설계사상으로 인해 컴퓨터가 국제표준 페이로드 렉에 설치된게 아니라 모듈에 영구적으로 부착된 일체형이라...2020년 즈베즈다 모듈의 모든 컴퓨터가 고장나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참고로 앞서 말했듯 소련 시절 미르 시대에 개발된 모듈이라서, 컴퓨터고 Elektron이고 전부 구소련 시절 개발된 물건이라 제작업체들도 이미 사라졌고, 모듈 조립할 때 Elektron 설치했던 엔지니어도 자신의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한테 전하지 않은채 죽어버린터라 더이상 교체도 못하게 되어버렸다. 산소발생기는 어쩔 수 없다만 컴퓨터는 ISS에서 널리 사용하는 Thinkpad 노트북을 3대정도 가져다가 쓰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Thinkpad 노트북은 우주왕복선과 ISS 둘다 사용하던 노트북이자 가장 폭넓게 쓰이는 노트북이기도 하다.






2000년 10월 11일 Z1 트러스가 발사되었고, 11월 30일 P6 트러스 및 태양전지 패털 어레이가 뒤를 따랐다.


참고로 트러스의 이름은 숫자는 설치된 순서대로, 알파벳은 설치된 장소에 따라 위는 Z, 좌측은 P, 우측은 S로 부여된다.


S0 트러스 빼고. 정거장 정중앙 위에 있는 트러스라 원래 규칙대로라면 Z가 되어야겠지만 원래 씹창난 이름부여는 나사의 전통같은거니까 신경쓰지 말자 우리.


Z1 트러스는 정거장 제어 모멘트 자이로스코프의 어셈블리와 전기배선, 그리고 정전기 방지장치가 설치되고 우주정거장이 건설되는 동안 다른 트러스들을 임시로 지지하고 장착되는 용도로 설치되었다.





Z1 트러스처럼 다른 트러스를 지지하고 전력을 중계하기 위한 다른 트러스들로는 S0 트러스 (원래대로라면 Z2나 그런 이름이 붙었어야할)나




S1, P1 트러스가 있겠다.


S0, S1, P1 트러스는 다른 트러스들이 부착될 어댑터 역할을 하며 동시에 우주정거장의 열을 빼내기 위한 라디에이터와 열 천달 파이프를 갖추고 태양광 패널들이 생산하는 전력을 정거장에 전달하고 중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P1 트러스에는 P3/P4, P6 트러스가, S1 트러스에는 S3/S4, S6 트러스가 설치된다.


2랑 5 트러스는 어디다가 팔아먹었냐고? S/P 2 트러스는 ISS의 전신이었던 프리덤 우주정거장이 원래 궤도조정용 로켓을 이 트러스의 양쪽 끝에다 달려고 했는데, 자리아와 즈베즈다 모듈의 존재로 더이상 필요 없어져서 취소당했다.


S/P 5 트러스는 이 트러스를 배달해야할 우주왕복선의 화물창 크기 문제로 트러스의 길이를 애매하게 자를 수 밖에 없었고, 그 덕분에 트러스와 트러스를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3.4m의 추가 어댑터를 필요로 했는데 이게 바로 그 S/P 5 트러스 되시겠다. 그래서 S/P 5 트러스는 태양광 전지판이나 그런게 없는 3.4미터짜리 철골 구조물 되시겠다.





우리에게 친숙한 ISS의 태양광 패널은 S/P 3/4 및 6 트러스에 설치되며, 배달될 때는 아코디언처럼 접혀있다가 궤도에 배치되면 펴진다. 각 패널은 길이 34m, 너비 12m, 무게 1,100kg, 발전량 30kw, 각각의 패널마다 16,400개의 실리콘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각 셀은 8x8cm 크기이며 82개의 패널로 나뉘어져있다. 수명은 약 15년이며, 설치 시기를 고려해보면 이미 ISS의 패널들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그래서 2021년부터 국제우주정거장 태양광 패널 업그레이드 계획 iROSA (ISS Roll-Out Solar Array)이 진행, 새로운 패널을 ISS에 설치하는 계획이 진행되었다.


원래 240kw를 생산해야할 기존의 노후화된 태양광은 현재 160kw밖에 생산하지 못하지만, 6개의 추가 패널들을 설치함으로서 120kw의 추가전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작업으로 기존의 노후화된 패널들의 전력 생산량은 더 줄어들긴 했지만, 그정도는 감수할만하니까.


어쨌든 이 패널들은 전량 미국에 의해 생산 및 배치되었으며 각 모듈에 따라 사용 권한을 가지는 ISS의 권한 분배 특성상, 전기를 독점 공급하는 미국이 ISS 내부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 유럽이나 러시아에서 자기 모듈 사용권한 안주면 전기를 끊어버리면 되니까.


원래 러시아에서는 SPP (Science Power Platform, 과학 전력 플랫폼)라고 하는 러시아제 태양광 패널들을 달려고 했으나 ISS 협의 당시 미국과의 절충 합의로 폐기된 탓에 안타깝게도(?) 미국의 패권은 우주에서도 지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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