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소속의 안내견이자 연세대학교 학생인 시각장애인 도우미견 눈송.
덕분에 디시 이용자들의 99% 이상의 스펙을 가지고 있는 개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는데, 왜 삼성화재에선 안내견을 기르는걸까?
보통 이런건 나라에서 하는 사업이 아닌걸까?
틀린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The Guide Dogs for the Blind Association (시각장애인 안내견 협회) 는 영국 왕실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미국의 National Federation of the Blind (전국 맹인 연맹) 에서는 주정부들의 지원금을 받고 있으니까.
많은 안내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들은 정부 조직이거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민간단체거나, 완전히 기부로만 활동하는 민간단체로 나뉘어진다.
한국의 경우 안내견 사업은 단 두곳, 국가 지원을 받는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와 삼성화재가 운영하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뿐인데 여기에서 한국의 특이성이 드러난다.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의 경우 국가 지원을 받는 민간단체인데 반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대기업이 본인들 자금으로 운영하는 안내견 학교라는 특이성이 있다. 이 때문에 기부나 후원 등을 받지도 않는다.
더 특이한점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세계안내견협회(IGDF)에 가입된 국내 유일한 정회원 양성기관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두 단체는 미묘하게 하는 일이 다르다.
예를들어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의 경우 시각장애견을 연간 2~3마리 분양하는거 외에 청각장애견 3~5마리, 지체장애견 8~10마리, 노인도우미견, 치료견, 자폐견 등의 다양한 안내견들을 양성하는 반면 삼성의 경우 시각장애견을 연간 12~15마리 양성해 무상 분양하는 위엄을 보인다.
2023년 기준으로 총 280마리의 안내견을 배출했고 현재 76마리의 안내견들이 현역으로 활약하는 중이다.
안내견 양성에는 약 2년간의 훈련기간에 1달의 파트너 적응 훈련이 필요하며, 안내견 한마리 당 양성비용은 1~2억 가량이 들어간다.
삼성은 그렇다면 왜 돈을 엄청나게 퍼먹는 안내견 사업을 시작했을까?
여기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먼저 이건희 회장이 애견인이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건희 회장은 벤지라는 요크셔테리어와 포메라니안 (요크셔테리어가 죽자 새로 들여온 포메라니안에 벤지라는 이름을 또 물려줬다고 한다) 을 키운 애견인이었고 두 개들을 굉장히 아꼈다고 한다.
또 1960년대 전세계적으로 잡종 취급받던 진돗개를 혈통견으로 만들기 위해 1969년 직접 진도로 내려가 진돗개 30마리를 데려와 10년동안 한남동 자택에서 번식시키며 200마리 가량의 진돗개를 기르면서 순종 진돗개를 만들어 1979년 세계 견종협회에 진돗개를 등록시키기까지 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개들이 하도 많아서 개짖는소리 때문에 민원이 끊이질 않아 개들을 에버랜드에 옮겨야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에버랜드에서 10년간 진돗개 알리기 운동을 전개해 2005년 영국의 켄넬 클럽에 197번째 명견으로 등재시키는 등의 활동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개와 동물에 관심이 많던 이건희 회장이 안내견 사업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주장이다.
두번째로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의 일환으로 삼성과 대한민국의 명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설이다.
최근 개고기 논란과 같이 오늘날 거의 소비되지 않는 식용견 문제가 아직도 한국을 모욕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데. 1990년대 식용견 소비가 활발하던 시대에 한국의 문화적 이미지가 굉장히 좋지 않아 삼성의 해외사업 참여에 도움이 되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안내견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왜 안내견 사업을 실시했든, 이러한 사회 공헌 사업은 크게 성공했다.
이건희 회장은 시각장애인들에 안내견 무상 공급으로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의 공로상을 수상받는 영광을 누렸으며, 동시에 식당에 개 끌고온다며 쫒겨나기 일수였던 안내견을 사회전반적으로 녹여들여 이제 안내견을 거부할 경우 법적 처벌을 먹일 정도로 한국에 안내견 문화를 정착시킨 주역이 되기도 했다.
이대로 끝내면 좀 그러니까, 안내견을 보았을 때 지켜야 할 에티켓과 안내견이 되는 과정도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참고로 퍼피워킹은 강아지들이 인간들이 밖에서 활동하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대중교통 이용과 공공장소 방문 등을 하는 과정인데, 이것까지 삼성에서 훈련시키는건 아니고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이 삼성 안내견학교의 훈련사의 지원을 받으면서 약 1년간 예비 안내견들의 사회화를 시키는 과정이다.
이 때문에 아무나 시키는건 아니고 24시간 예비 안내견을 돌보며 훈련시킬 수 있으면서 리트리버가 가장 활발한 나이대인 7~8주의 개를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체력과 건강상태를 만족시키는 사람만 뽑는다. 아이와 개가 모두 위험해지는걸 막기 위해 가족 중 초4 미만의 가정 역시 빠꾸 먹인다고.
몇년전에 롯데마트에서 안내견 데려왔다고 못들어가게 한 사건이 바로 이 퍼피 워킹을 시키던 자원봉사자 제지 사건 되시겠다.
덕분에 롯데에서는 과태료 200만원을 먹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