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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사진 주의) 식물 키우면서 벌레 없는 건 포기했어. 약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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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시작하는 식린이들에게 너무 슬픈 이야기려나?

난 식물키우면서 벌레 없는 건 포기했다.

내가 고수가 아직 못되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가끔 엄청 넓은 정원이나 공원 꾸미는 분들 나와서 약 안써요, 친환경으로 키워요~ 하면 저게 가능해? 어떻게 약을 안 써? 이 생각이 듦.

아니 일일이 벌레를 손으로 잡고 있단 말인가? 불가능인데?

난 쓴다.

친환경, 자연주의 고수하다가 벌레잡다 미쳐버릴 것 같아서 2년 전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오..식생활의 질이 달라졌음.

고생시킨 과거의 나에게 미안함.



***** 벌레사진 많이 나옴. 주의바람 *****


너와 나 공통적으로 만날 수 있는 벌레를 한 번 보자.


천천히 1단계부터.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진딧물...



진딧물.

나의 큰꿩의 비름을 먹고 있네.








돌나물도 냠냠.

저렇게 까만색이면 눈에 잘 띄어서 알아채기 쉽지만....






금꿩의 다리에는 항상 연두색 진딧물이 잎 뒷면에 붙기 때문에 들춰 봐야해.

항상 옴. 봄마다 빠지지 않고 매번 저 진딧물이 방문함.

날아다니는 진딧물로 시작하는 거니 막을 수가 없는 것.







진딧물이 오면 따라서 무당벌레도 와.







무당벌레가 진딧물의 천적이니 잡아먹으러 오는 것인데..

처음에는 약같은 거 쓰지 않고 나도 친환경 하고 싶었지.

무당벌레가 진딧물을 잡아먹으러 오니 우리 아군 다칠까봐 더 약을 못쓰겠더라...






근데.. 볼수록... 무당벌레 이 녀석들 아무래도 진딧물 농사짓는 것 같았음. .

개체수 조절해서 먹다가 너무 줄면 좀 적게 먹어서 또 수 늘이고...

그러니까 내 맘 같은 박멸 따위는 안 해준다는 말.

저 백합 진딧물 진짜 많이 생기거든.

정말 징그럽게 생기는데 진딧물 생기고 나서 막걸리니 비눗물이니 마요네즈니 다 해봐도 소용없음.


그냥 화분 분갈이 할 때 코니도 입제 넣어. (요즘은 같은 성분의 노다지와 비리아웃도 있음)

그걸 쓰고 난 뒤로 진딧물은 해결되었음.

노지 정원에 있는 식물들에 날개 달린 진딧물이 날아와 붙어 있는 걸 봤지만 진딧물이 저렇게 창궐하지 못함.






두번째 뿌리파리.






어째서인지 식집사 한지는 꽤 되었는데 그 전에는 뿌리파리를 본 적이 없음.

설마 본 적이 없진 않겠지만 신경쓰일만큼 많지 않았다는 게 맞겠지.

이것도 2년전쯤 어느 날 갑자기 실내에 뭐가 막 많이 날아다니기 시작하는데

초파리 같은데 초파리 답지 않게 뭔가 이상하게 날아다녀 잡을 수가 없음.

난 초파리는 손으로 잘 잡는데 얘는 비행궤도가 미쳤어. 예측이 안됨.






뿌리파리 유충을 유인하는 방법이라서 한 번 해봤는데

감자를 썰어 의심되는 화분에 올려놨더니





음... 저렇게 애벌레가 붙어 나오더군.

저렇게 유인해서 애벌레를 잡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하지 말자.

요즘 감자 비싸다.

사람 먹을 것도 없는데 ...

그 뒤부터 바로 빅카드사서 뿌리 적셔지도록 화분들에 물 줬다.

처음 발견했을 때에는 나도 한 방에 다 없애겠다는 일념하에

물 줄 시기가 되었든지 말든지 한날한시에 모든 화분에 싸그리 다 주는 만행을 저질렀는데...

그 덕에 과습와서 보낸 애도 있고, 결과적으로 뿌리파리를 다 없애지도 못했음.

당연하지...빅카드는 어차피 흙 속에 있는 애벌레만 죽일 수 있는 거고 날아다니는 성체를 어쩔껴?

어디선가 여름에 초파리가 생기듯 창문 꽁꽁 다 닫고 살아도 하수구 배관이며 어디론가 들어올 수 있어.

결론적으로 뿌리파리는 박멸은 불가능한 것이고 한 달에 한 번 물 줄 때 빅카드 탄 물을 준다~! 라고 정해놓으면 마음이 편해.

빅카드 넣은 물 줄 때 그냥 영양제도 같이 타서 줘. (농약 살 때 미리 물어봐서 섞어줘도 되는지 확인했음)






잘 안보일 수 도 있는데 자세히 보면 공벌레들이 이끼용담을 먹어치우고 있는 중이야.

보통 공벌레는 식물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우리 아군이라고 나와있어서 방심했는데
아님. 직접 경험했음. 개체수가 많아지니 얘들이 부산물을 먹는 것을 넘어 생식물을 건드리더라.

그것도 낮에는 안하고 밤에 몰래 하니 확인할 수가 없어서 급습해서 확인했음.

얘들이 결국 4년 키운 이끼용담을 다 먹어치움.






깻잎이 입에 맞는 모양임.

공벌레는 한때 너무너무 많았는데 딱히 별도의 약을 쓴 적은 없음.

그냥 빅카드 물주고 코니도 입제를 올려주고 하는 과정에서 공벌레는 사라짐.






배송도착한 식물에서 나온 괄태충.

흠... 괄태충 오랜만이군. 우리 집에선 다 없앤줄 알았는데...






좀 덜 징그러우라고 꽃 먹는 사진으로 가져옴.

한때 괄태충이 창궐했었음.

진심 소름 돋는 사진을 한 번 보실람?





이 사진엔 괄태충이 8마리 있음.

애네 치커리 좋아하나봄.

이땐 친환경하겠다고 설치던때라 일일이 손으로 잡아냈음.

진짜 내가 밤마다 나가서 독을 품고 한 마리씩 찾아서 알콜 담긴 통에 주워 담아 없앴는데.
이후 약을 꾸준히 쓰고 있어 그런지 발견되지는 않음.







그러나 괄태충은 사라졌으나 달팽이는 아직 남아 있음.

귀엽게 생겼으나






하는 짓의 결과물은 똑같다.

얘넨 왜 이렇게 루드베키아잎을 좋아하는 걸까? 털이 나서 먹기 힘들 것 같은데...

물론 다른 잎들도 먹음. 꽃도 ㅜㅜ






차라리 잎 하나를 싹 다 먹으면 잎 하나 내어주고 말겠지만 저렇게 온 잎마다 구멍을 내놓으니 두고 볼 수 없음.

달팽이는 두꺼운 집이 보호막이 되어주는지 코니도, 빅카드 사용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번식되고 있는 중이라 따로 없애줘야 함.






농약은 아니고 달팽이용 입제를 사서 올려놓는데 이건 말그대로 죽이기까지는 아니고 유인제인듯

마치 술취한 애들이 술집 주변에 쓰러져있는 것처럼 유인제 근처에 널부러져있음.

그래서 발견하면 주워담아 마저 처리함.

그러니까 이걸 뿌릴 때는 눈에 잘 보이고 쉽게 뒷처리 할 수 있는 위치에다가 놓아주는 게 좋을 듯.


.




흰가루이.

흰가루이 자석이라 불리는 포인세티아와 란타나가 있는데 가끔 발견 됨.

근데 얘네는 뭐랄까... 성격이 순둥하달까?

화분 아래에서 잎 뒷면 살펴보다가 발견되면 화분을 들어서 작업하기 편한 테이블까지 들고와.서 잎을 하나하나 들춰보거든.

그리고 발견될 땐 투명테이프로 톡톡 눌러서 제거함. 알도 보이면 같이.

그러니까 내가 화분을 들고 움직일 때도, 잎을 들췄을 때도 그냥 가만히 붙어 있었다는 말.

가끔 날아올라도 금방 잡혀.

얘네 때문에 따로 약을 쓸 만큼 창궐하거나 식물에게 해를 가한 적이 없어.

물론 그렇게 번지기 전에 내가 수시로 잎 뒷면을 살펴보기도 했지.






앞선 글에서는 호랑나비 애벌레가 산초나무에 살도록 내버려둔다고 했지만

그건 호랑나비 국한.

왜냐면 걘 딱 산초나무만 먹잖아....

근데 그외 수많은 나비, 나방들이 알을 낳고....






애벌레가 되어






나의 꽃과






잎들을 아작냄.

세잎 돌나물은 약쓰기 전에는 성한 모습을 본 적이 드문 듯.

항상 애벌레들이 새잎을 습격하여 저 모양이 됨.






요즘은 깔끔!

예전엔 잎 들추며 벌레 잡느라 고생하고 그러느라 줄기 부러뜨리고... 에효...






둥굴레 잎을 아작내고 있는 시커먼 애벌레들.

쟨 찾아보니 심지어 이름도 둥굴레잎벌 애벌레였음.

애벌레들 보이면 잡아내느라 바빴던 나날들이여....

굳이 왜 그랬던가....

약을 쓰면 확 줄어들 것을....






처음 받을때부터 상태가 안 좋았던 아스타 화분에서 평생 처음 보는 벌레를 발견.

이 방패벌레는 기괴한 움직임 때문에 너무나 소름끼쳤다.

동영상이 있지만 그건 참기로....



존재하지만 존재를 잘 볼 수 없는 응애와 총채도 있는데.

알로카시아류와 칼라데아류는 별일 없으면 세 달에 한 번 그냥 약을 예방하듯 뿌려주고

한 녀석이라도 응애 피해가 발견되면 모두 데려나가 약치게 됨.






결론적으로 난 코니도입제와 빅카드를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가끔 응애약을 뿌려주는 정도의 농약을 사용해.

올해부터는 흰가루병이 생기기 전에 예방차원으로 약을 뿌려줄 계획.

흰가루병도 생긴 뒤에 처치하려니 안되더라.

계속 번져나감.


아프면 병키우지말고 빨리 병원가자 주의인데 식물도 마찬가지인듯.

눈에 뻔히 벌레가 보이는데 그제야 친환경제제로 어떻게 하려고 하는 건 좀 늦었...

내가 왜 친환경을 고집하고 농약을 안쓰려고 했었던가 고생스러웠던 나날이 떠올라 안타깝더군.

생각해보면 농약은 국가에서 관리되는 먹는 농산물에 쓸 수 있는 약이야.

다만 매우 농축되어 있어 취급에 주의해야겠지.

그 뭐랄까....
햇반같이 생겼는데 딱 한그릇 사이즈인데 알고보니 500인분인 그런 거?
쉽게 후루룩 한그릇 먹을 수 있는데 뱃속에 들어가면 500인분으로 불어나서 큰일 나는 그런..?

그래서 항상 비율 잘 지켜서 희석해서 사용하고, 섞어쓰지 않고, 사용 후 잘 관리하고, 사용할 땐 마스크끼고 장갑끼고 취급함.


어쨌든 식물 키우면서 벌레가 절대 없는 건 난 포기했어.

그냥 피해를 입히는 건 최소화하겠다는 심정으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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