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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 자전거 일본일주] 2 - 고프로 잃어버려 개뻘짓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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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올렸습니다 들으면서 보세요 ㅎㅎ
























8월 21일 친절한 스즈키할부지들과 든든히 아침식사를 하고, 그늘에서 수다떨면서, 멍때리면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했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게 아주 좋았음.

알고보니 나 말고 캠핑장에 있는 다른 일본인분도 홋카이도 한바퀴 자전거 여행을 이제 막 마치고 배타고 교토쪽에있는 집으로 가신다더라

나한테 힘내라고 응원하시면서 과자랑 페트500ml에 든 액체세제를 주셨는데, 처음엔 부피도 있고 부담되어서 안 받을까했지만, 여행막바지까지 엄청 유용하게 잘 썼다..









텐트 걷으려고 가니까 햇빛에 달구어져있어서 바로 땀 뻘뻘나더라 ㅋㅋㅋ

바로 그늘로 가져와서 자전거 세팅했음. 첫날이라 그런지 짐 풀고 셋팅하는데 굉장히 오래걸렸음.

이마저도 나중엔 도사처럼 슉슉했지만.

첫 날 세팅보다 불편한점을 좀 수정해서 결착완료!












열심히 뭔갈 하고계셔서 간단히 인사하고 캠핑장을 떠났다











3인칭샷 찍는다고 클릿신고 고프로 세워두고 저멀리가서 타고오는 뻘짓.. 할때는 존나현타오는데 막상찍으면 그림은 잘 나옴..ㅋㅋ








우측으로 보이는 온천을 지나 약다운힐로 내려간다. 잘있어라 시즈나이캠핑장. 첫 캠핑치고 아주 성공적이고 좋은 경험이었다.








캠핑장을 벗어나 바로 좌회전해서 오늘의 목적지인 에리모로 향한다. 바다가 가까이보이는 해안도로를 타고 100km 넘게 간다.

물론 잘 곳은 정하지 않았다. 그게 꿀잼이니까?









잔잔한 파도. 오늘은 역풍이 덜하다. 기분도 상쾌하고 시작이 아주 좋다. 이런저런 각도로 고프로 촬영하며 페달을 굴린다.








쭉 뻗은 일직선의 도로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더라.






한 10km쯤 가다가 더워서 물도 채우고, 커피로 간단히 보급을 했다.

일본 편의점은 점내에서 취식이 불가능한 곳이 90%라서 건물 그늘에서 추하게 밥먹고 그랬다ㅋㅋㅋ







그렇게 15km쯤 왔을때, 우측에 이쁜 해변이 보여서 해변가서 사진도 좀 찍고 구경할 겸 자전거를 끌고 내려갔다.

홋카이도 해변은 거의 다 흑색 모래이던데, 나중에 여행자에게 물어보니까 토양성분 같은 것 때문에 그렇다고하더라.







까만 모래가 인상적인 홋카이도 해변. 홋카이도 한 바퀴 돌았을 때 해변은 거의 잘 없더라.

낚시하는 분도 있고 해변에서 피크닉하는분들도 몇몇 보였다.








'혼자 3인칭 똥꼬쇼 ON' 그렇게 고프로 영상도 찍고 해변 구경도하고 이제 다시 출발했다.










시즈나이 경찰서로 다시 돌아왔다..ㅅㅂ

어떻게된 것이냐면 아까 그 해변에서 고프로 찍고 눕혀둔 자전거에 고프로를 결착해서 출발하는데

결착이 덜 되어서 바로 떨어졌는데 난 그것도 모르고 25km를 더 가다가 눈치챘다..ㅋㅋㅋㅋ

고프로 찍으려고 스템을 봤는데 고프로가 없더라? 뇌정지옴













1번: 고프로 떨어트린 해변

2번: 25km가량 가서 고프로 없단것을 발견한 지점

3번: 고프로 떨어트린 해변 다시 갔음

4번: 파출소

5번: 시즈나이 경찰서


난 처음에 해변에 떨어트린지도 몰랐고 보급하던 세븐에 두고온줄알았다. 일단 최대한 빨리가기위해 페달을 존나게 밟았다.

갈땐 순풍이었는데, 되돌아가려니 역풍이더라 ㅋㅋㅋ 미치겠더라..

가면서 생각해봤다 '대체 어디서 떨군거지' 편의점은 아닌 것 같단 확신이 들어서 우선 1번의 해변으로 향했다.

근데 해변에 아무리 둘러봐도 없었다. 혹시나해서 근처 낚시하던 아저씨한테 물어봤는데 해변 바로 입구에서 봤다고하는것 아니겠는가?


자기가 도시락사러 왔다갔다하면서 바닥에 떨어진 카메라(고프로 마운트 빨간버튼)를 봤다고해서 클릿신고 모래밭에서 발이 푹푹 꺼지고

모래가 잔뜩 들어가는데 일단 존나 뛰어서 해변 입구로 갔지만 고프로는 없었다.

차 밑에도 뒤지고 풀숲까지 몇 번이고 봤는데 없더라.. 순간 진짜 ㅈ댔음을 느끼고 어떡해야하나 온갖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포기하고 걍 집에 갈까.. 아니면 삿포로로 돌아가 다시 고프로를 사서 여행을 재개할까..

이번 여행은 꼭 영상으로 남기고 싶었기에 시작부터 고프로를 잃어버려 모든 것이 다 망해버린 좌절감이 들었다.


혹시 누군가 내가 떨어트린 1시간 사이에 주워서 경찰서에 맡기지 않았을까?하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경찰서를 찾아보기로 했다.

구글지도를 검색하니 '4번: 경찰서'가 떠서 일단 밟았다. 거리는 12km였다. 순풍이니 존나 밟아서 경찰서에 갔는데










딱 보는 순간 느꼈다.. 아 내가 고프로를 찾을 일은 없겠구나..ㅋㅋㅋㅋ

그냥 시골동네 파출소였다. 들어갔더니 사람도 없고 문도 잠겨있고 전화기 하나만 딸랑있더라. 근처 큰 경철서에 직통으로 연결되는 전화기이길래 일단 수화기를 들었다. '고프로라는 카메라를 어디 해변 근처에서 분실했는데 경찰관이 아무도 없다' 라는 식으로 말했더니 일단 자기가 있는 곳에 분실접수된 건은 없다고 하더라.. 대충 예상한 답변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구글지도로 사람이 있을 법한 다음 경찰서를 찾아 몇 km를 더 갔다.


다행이 다음 경찰서에는 경찰관이 있었는데, 역시 이곳도 파출도.. 자다가 나왔는지 부스스하시더라 ㅋㅋㅋ

역시 분실물은 없다고하고.. 그때 문득 든 생각이 '시즈나이 시내에 있는 경찰서에 물어봐달라고해야겠다!'

그래서 큰 경찰서에 한 번 연락 좀 해달라고하였고, 경찰관아저씨는 친절하게 기다려달라고 했다.


억겁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경찰관 아저씨가 디지털카메라 같은 것이 분실물 들어온게 있는데 시즈나이 시내 경찰서로 가보면 있을지도? 라고 애매하게 고프로라고 말해주지도 않고 두루뭉술하게 얘기해주더라. 아마 진짜 분실물 주인인지 그냥 분실물을 갈취하려는 사람인지 구분하려고 그렇게 말한 것 같은 뉘앙스가 들었다.

일단 고맙다고하고 시즈나이 시내에 있는 경찰서로 목적지를 변경했다.


왠지 고프로가 그곳에 있을 것만 같았다. 왔다갔다 인터벌 역풍에 지치고 점심시간이 훌쩍 넘었으나 식사도 하지못했는데, 일단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들자

긴장이 풀려서 힘이 빠졌다. 파워젤 하나 빨고 다시 페달을 밟아 30km를 가서 고프로를 찾을 수 있었다..

보통 분실물 금액의 30%정도를 사례하는것이 국룰이라고해서 주우신 분에게 사례하려고 경찰관에게 말했는데, 습득하신분이 애초에 맡길때 사례를 안 받는 조건으로 맡긴거라고 하시더라 ㅠㅠ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이고하면서 그렇게 고프로는 내 품에 돌아왔다. 근데 이 다음에도 물건 존나 잃어버렷다..ㅋㅋㅋㅋ












이미 왔다갔다 개고생하며 고프로를 찾고다니 체력과 멘탈이 개털리고, 90km 라이딩을 했는데 위치는 출발할때보다 더 뒤로가있었다 ㅋㅋㅋㅋ

결국 다시 시즈나이 캠핑장으로 향했다 ㅋㅋㅋ








캠핑장갔더니 관리인분이 접수를 받으셔서 일단 텐트를 폈다. 내가 텐트를 피는 모습을 본 스즈키형제 할아버지들은 의아하게 쳐다보시더라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드렸다. 저녁 같이 먹자고하시더라..너무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텐트를 신속히 치고, 씻어야겠단 생각에 온천으로 향했다.








"휴관" 시발.. 오늘 되는 일이 없다












스즈키형제 할아버지들 중 첫째 할아버지 밖에 안 계셨는데, 둘째 할아버지는 집이 시즈나이 시내라서 잠깐 물건가지러갔고

본인은 삿포로 사는데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본인도 씻어야하니 둘째 할아버지오면 차 타가고 시즈나이가서 같이 목욕탕에 가자고해서 그렇게 하기로했다.

심지어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전거 옷도 빨아야하지 않냐면서 전화로 코인세탁소도 알아봐주셨다 ㅠㅠ 압도적 감사..











둘째 할아버지가 오시자, 첫째 스즈키할아버지와 나는 차를 얻어타고 일단 다이소로 향했다. 에어컨이 너무너무 시원했다.

스즈키할아버지가 자기는 새 차로 바꾸고 싶은데 아내가 안된다고 잔소리한다고 하소연하심 ㅋㅋㅋㅋ

빕숏입은채로 다이소가니까 개쪽팔리더라...


다이소에 들려 할아버지가 목욕용품 구매한다고해서 쇼핑후에 코인 세탁소에서 자전거 옷을 돌리고(다이소 가기 전에 갈아입고 갈 걸 멍청했다.)

근처 목욕탕으로 향했다. 근데 존나 충격인게 걍 깡시골 동네목욕탕인데







이런식으로 되어있다.. 뭐가 충격이냐고?

일단 1차적으로 중간 입구 없이 문 하나만 열면 바로 빨개벗고있는 탈의실이고

무엇보다 저 카운터가 남자탈의실과 여자탈의실이 모두 보이게 뻥 뚤려있는 카운터인데 주인은 할머니 혼자시더라 ㅋㅋㅋㅋ

들어갔는데 할아버지들 나체로 카운터 할머니와 얘기중이거나 티비보고 계심..

순간 얼탔지만 찝찝함을 씻어내는게 우선이라 얼른 옷 벗고 뜨끈하게 목욕탕을 조졌다.

나중에 씻고 나와서 나랑 스즈키 할아버지도 나체로 카운터 할머니랑 얘기함 ㅋㅋㅋㅋ











빨래 건조기까지 돌리고,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를 왕창사서 다시 캠핑장으로 복귀했다.

목욕탕비는 내가 할아버지 몫까지 계산했다.

캠핑장으로 돌아와 둘째 할아버지가 구워주시는 각종 꼬치랑 호르몬(곱창)과 밥 그리고 내가 사온 맥주를 또 배터지게 먹었다.











홋카이도에만 파는 '삿포로 클래식' 난 저게 젤 맛있더라.








곱창을 구워주시는 총괄셰프 스즈키 둘째 할아부지..

오늘 저녁도 신세를 졌다. 그리고 술에 개취해서 잠에 들었다.












다음날인 8월 22일, 과음해서 숙취에 잠에서 깼다. 어제 맥주랑 하이볼캔이랑해서 다섯캔은 마신 것 같더라.. 숙취에 머리가 살짝 아팠다.

아침에 나와서 공기를 쐬는데, 뭔 살찐 갈매기 같은 애가 돌아다니더라. 닭둘기마냥 날지도 않고 가까이가면








저렇게 뽈뽈 도망만 다닌다 ㅋㅋㅋ

나중에 물어보니 캠핑장에 남은 음식같은거 훔쳐먹는 애라고하더라.


아침인데 캠핑장에 사람들이 더 오기길래 스즈키 할아버지한테 물어봤더니 근처 캠핑장에 곰 나와서

이리로 옮겨온거라고했다. 그러고보니 캠핑장에서 자다가 곰한테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었다.









어제보다 짐 싸는 속도가 빨라졌다. 오늘은 기필코 에리모까지 가야하기에 부랴부랴 서둘렀다.

그런데 스즈키 할아버지가 와서 아침도 먹고가라고 토스르까지 왕창 구워주시고 버터랑 햄도 듬뿍 주셨다.

토스트 햄이랑 버터발라 구워주면서 하는 말이 '캠핑 올 때나 이런거 먹지. 집에서는 건강에 안 좋다고 아내가 잔소리해서 못 먹는다.'고 하셨다 ㅋㅋㅋ









그렇게 아침먹고 짐 챙겨서 준비한다음에 스즈키 할아버지들과 또 그늘에서 쉬었다. 밥 먹고 좀 쉬니까 숙취도 가셨다.

둘째 할아버지가 전화번호라도 알려주라고 했는데, 외국인이라 전화번호가 없다고하자. 첫째 할아버지가 그러면 다음에 기회가 되면 보자고 쿨하게 말하셨다.

이메일이라도 알려드리려했는데, 자기는 아저씨라 이메일같은거 모른다고 ㅋㅋㅋ







스즈키 형제 두 분의 은인덕에 잘 먹고 캠핑도 즐겁게하고 어제의 멘탈을 회복했다.

이제 찐 작별인사를 하고 목적지 에리모로 출발한다.








에리모까지는 약 70km정도로 아주 쉽다. 사실 저 뾰족한 '에리모곶'을 지나서 캠핑장에서 묵을 계획이었다.

하루는 숙박 하루는 캠핑 이렇게 번갈아가며 할 예정이었는데, 어제 멘탈도 털리고 두 번 캠핑하니 은근 몸에 피로도 있어서 가까운 에리모라는 마을에 숙박이 되면 머물기로 했다.









어제 보급할 때 들린 편의점. 과라나라는 음료수인데 핫식스랑 맛이 똑같다.








오늘도 역풍을 오지게 맞으며 에리모로 간다. 바다는 언제봐도 질리지가 않다.








터널 진입 전 침식된 커다란 돌이 있어 구경하고 터널을 통과한다.

터널에서는 인도용 갓길은 너무 좁아 그냥 차도로 좌측에 딱 붙어서 진행했다. 홋카이도 한 바퀴 돌때 터널이 존나게 많아서

처음에 개쫄렸는데 나중에는 1~3km짜리 터널도 아무렇지도 않더라. 가민바리아 사두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터널 통과하고나니 나타난 또 커다란 바위. 실제로보면 더 크다.









해변에서 한 컷. 어제의 트라우마가 생각나서 뻘짓 안하고 후딱 찍고 출발했다.











그렇게 도착한 에리모. 숙소는 운영을 안하는지 닫혀있었다.

마을은 정말 작아서 직선거리 2km짜리 마을이었다. 예전에 군생활을 강원도 고성의 간성읍에서 했는데 딱 그정도 사이즈였다.








길 건너 '에리모관'이라는 숙소가 영업을 해서 일찍 체크인을 했다. 비용은 후불이라고하던데 6~7만원정도였다.

시골치곤 비싸긴한데 더워 디지겠는 땡볕에 더 라이딩하기 싫어서 일단 체크인했다.










숙소는 오래되었지만 관리가 잘 되었는지 깔끔했다. 완전 일본식 숙소 그 자체더라. 다다미 냄새가 나쁘지 않았다.







근데 에어컨이 없다 시발... 나는 더위도 많이 타는 데, 방 문을 연 순간 갇혀있던 더운 공기가 훅~ 끼쳐온다.

찬물로 샤워조지고 선풍기를 쐬어도 공기자체가 너무 더워서 효과가 없다.

저기 보이는 기계가 에어컨인줄 알았는데 히터인것 같더라








이대론 안되겠다해서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보니 세이코마트(홋카이도에만 있는 편의점체인)가 그나마 2km 정도로 가까워서 또 맥주랑 점심 왕창 사왔다.

이번 여행에선 가격표 안 보고 맘껏 사먹었다.









좌 - 치킨 그라탕 ( 닭에서 냄새나서 남김)

우 - 돈까스 도시락(따끈따끈해서 맛있음)


세이코마트는 홋카이도에만 있다고하던데, 특징이 한솥도시락처럼 직접 가라아게(홋카이도는 쟝키 라고 부르더라)나 돈부리 등을 만들어서 따뜻한 진열장에 두고 팔더라. 가격도 꽤 저렴하고 맛있어서 홋카이도 여행중에는 세이코마트를 많이 이용했다. 거의 대부분이 세이코마트가 많다.









여관 '에리모관' 입구. 우측에 내 자전거가 주차되어있다. 식당도 있지만 손님이 적어 식당 운영을 하지 않는다.








선풍기를 아무리 쐬어도 더운 내 방.

점심을 먹고 영상 편집 등을 하면서 휴식을 취했고, 저녁은 근처 식당에서 해결할까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또 세이코마트에 가서 오니기리와 덮밥으로 해결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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