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8일에도 차기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인선 문제를 두고 숙고를 이어갔다. 4·10 총선 직후 총리와 비서실장 교체 등 인적 개편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 정치권 반응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에 인선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총선 이후 8일째를 맞은 이날도 다양한 인사들로부터 총리·비서실장 후보 추천을 받거나 특정 인사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총리 후보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 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과 함께 전날 총리 기용설이 제기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현 야권 인사도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 후보로는 이정현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 정치·경제에 밝은 중진급 인사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에게 장제원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추천했다. 정무수석에는 김선동·김영우 전 의원 등이 검토된다.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진석 의원은 충청 출신 5선 의원으로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현재 울산대 총장을 맡고 있는 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은 행정학자로 정무 역량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당의 국회 인준 협조 가능성을 고려할 때 김한길 위원장이나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여권 일각에서 나온다. 지난 16일 윤 대통령과 만찬을 한 홍준표 대구시장도 김 위원장을 총리로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은 현 야권이 동의할 수 있는 인사를 발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박영선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협치가 긴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박 전 장관은 전날 윤 대통령이 총리 발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야권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박영선 불가론’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장관이 야당 의원 시절 국민의힘 정권을 향한 공격의 선봉에 섰다는 점이 여권과 보수 지지층에 어떻게 비칠지가 부담인 측면이 있다”고 했다. 과거 박 전 장관과 대여(對與) 공격에서 호흡을 맞췄던 민주당의 박지원 당선자가 ‘박영선 기용설’에 대해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밝히는 등 야당 분위기도 변수다.
윤 대통령은 비서실장 후보로 전남 순천 지역구에서 재선을 한 이정현 전 의원을 검토했으며, 추가로 정무·경제에 밝은 ‘무게감’ 있는 인사도 추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