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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verse1999&no=294539
오늘 아주 흥미로운 글을 읽게 되었는데, 그것은 닥터페퍼를 따뜻하게도 마실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만약 칼로리가 신경쓰인다면 다이어트 닥터페퍼를 사용하라는 친절한 문구도 적혀있었다.
하지만 닥터페퍼를 끓여봐야 괴식이 되기는 커녕 뱅쇼의 하위호환이 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다른 재료를 추가해주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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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료들
레굴루스가 좋아할지 모르겠는 닥터 페퍼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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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음료 GOAT지만 괜히 콜라라는 이름을 달고 나와서 단종 당한 펩시 제로 망고향
콘블룸(cornflower - 수레국화)이 들어있는 트와이닝(트위닝스 아님) 레이디 그레이 루즈티
계피가 없어서 사용한 계피가 포함된 호떡믹스의 잼믹스
시원한 맛을 내줄 호올스XS 슈가프리 레몬민트맛
코스트코 PB 브랜드인 커클랜드 야생화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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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콘블룸이 들어있는 레이디 그레이 홍차를 우려내 준다.
2분을 우려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의 수돗물은 차가 잘 우러나기 때문에 휘젓지말고 1분 30초를 우려야 한다.
물론 이 경우엔 제로음료와 잼믹스의 단맛을 억제해주기 위한 쓴맛을 내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5분을 우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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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콘블룸이 우러날 동안 냄비에 닥터페퍼 제로를 충분히 부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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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콜라라는 이름을 달고나와 단종 예정인 비운의 펩시 망고 제로 역시 충분히 추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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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봤지만 두 음료를 합쳤다고 괴상한 맛이 나진 않는다.
닥터페퍼에 들어간 체리 향(아몬드 향에 가까운)과 펩시 제로 망고의 망고향+복숭아 향이 합쳐져
풍부한 트로피컬의 향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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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간 우려낸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 (수레국화와 시트러스계열의 껍질이 들어있는 홍차)
홍차라는 이름답게 붉고 아름다운 수색을 띄는 것을 보니 잘 우러난 것 같다.
홍차는 영어명으로 Black Tea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홍차 잎이 검은색이기 때문이며,
Red Tea는 홍차가 아닌 루이보스티(상쾌한 보리차향)를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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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또한 닥터페퍼제로 + 펩시제로망고와 한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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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깊은 단맛과 달큰한 계피향을 추가하기 위해 잼믹스를 소량 추가해준다.
그냥 호떡 잼믹스를 넣었다면 더 맛있었을 것 같은데, 초당옥수수 잼믹스라는 이름답게
옥수수향이 살짝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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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모든 재료가 들어간 냄비를 끓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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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호올스 XS 레몬민트향 캔디 2알과
제철을 맞아 향긋하고 오일리한 향을 내는 오이를 가니쉬로 꽂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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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음료였다면 오이향도 어울렸을 것 같지만 따뜻한 머그잔에 달아오른 오이의 향이
다른 향을 모두 덮어버렸기 때문에 가니쉬인 오이는 먼저 먹어주었다.
생각보다 이상한 맛은 나지않아서 실망했다. 맛있는 것+ 맛있는 것을 맛없게 만드는 것을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다.
마시기 전의 향은 망고와 잼믹스의 옥수수+계피향이 살짝 나면서 단맛을 어필하고
입에 넣었을 때의 맛은 살짝 신맛과 함께 닥터페퍼 특유의 생아몬드 맛이 은은하게 퍼지며
제로 음료 특유의 깔끔한 단맛이 지나갈 때 쯤 홍차의 탄닌이 혀에 스며들어 기분 좋은 쓴 맛을 내준다.
마지막으로 호올스의 민트향이 입안을 향긋하고 시원하게 만들어줘 따뜻한 음료지만 충분히 시원한 맛을 내준다.
의외였던 점은 호올스 레몬민트향 캔디의 향이 민트차의 향과 100% 일치해서 놀라웠다.
꿀차에 호올스 캔디 한 알만 넣어도 민트차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발견이다.
* 먹을 때는 괜찮았는데 글 쓰고 있으니 토할 것 같아서 질문 못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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