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하게 저번 포 페로 관련글도 실베갔었는데 선정 기준을 모르겠지만
약간이나마 들인 노력이 의미는 있어서 기분이 좋다, 보잘것 없는 글에 관심을 가져준 통붕이들이 고맙다...
오늘은 통붕이들의 다수결에 따라 특이한 외모를 가진 통기타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거임
기타를 희한하게 잡는 뮤지션들은 다음에 알아보자, 우선순위만 정해졌을뿐 언젠간 다 다룰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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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스우드 기타 (...)
적어도 내가 봤던 어쿠스틱 기타중에선 이게 가장 충격적이었고 그만큼 골 때리는 외모를 가짐
카혼 만들려다 실패해서 기타로 선회한게 아닌가 의심이 들정도로 정말 각진 바디를 지니고 있는 기타임...
다른 특이한 외모를 가진 기타들도 여럿 봤지만 끽해야 세부적인 면에서 조금 튀는 정도였고
심지어 몇몇 기타의 경우 나름의 실용적인 이유가 있어서 일부러 특이한 외모가 적용된 기타도 있음
근데 이 놈들은 다름, 그냥 대놓고 세로로 세울 수 있을정도로 캐비넷처럼 만들었는데
그 와중에 14프렛 접합이라는 점과 모던 마틴 스타일 브릿지를 준수하는 부분은 나름의 웃참 포인트인듯
근데 이 친구들의 바디 쉐잎이 워낙 특이해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는데
그 이외의 세부 디자인은 생각보다 엄청 수수하다는 걸 알 수 있음, 사운드홀 로젯이 있는 모델은 그냥 없다시피 한 수준임
놀랍게도 이 박스우드 기타라는 단어는 관용화된 명사가 아니라 실제로 있는 브랜드임
그리고 얘네 홈페이지 대문에 들어가보면 나름 그들의 철학이 담긴 멘트도 보이는데, 몇가지만 추려서 의역해보자면
"박스우드 기타는 재활용 된 음향목으로 만들어진다."
"(톤에 대해) 아마 회의적일건데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박스우드 기타는 소리가 좋으니 한 번 보고 들어봐라, 질문있으면 이메일 보내셈"
... 재활용 목재를 사용한다는 점은 아무렴 좋게 생각하고 있지만
소리에 관한 저 자신감은 뭔가싶어서 유튜브 상에서 소리를 들어보았음
??? 내 귀가 막귀라 그런진 몰라도 꽤 소리가 좋은거같음
각진 모양이라서 자연스러운 피드백이 안나올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배음도 풍부한듯
물론 이 부분은 온전히 나의 개인적 의견에 불과할 뿐이니 통붕이들도 각자 들어보고 판단하자.
좀더 알아보았는데 아무래도 대량생산을 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보니까
본인 꼴리는대로 눈치 안보면서 정말 다양하고 괴짜나 할법한 짓을 시도하는걸 볼 수 있었음
사운드 포트가 후판같이 엉뚱한 쪽에 뚫려있는건 예삿일이고
목재도 범상치 않음, 타 유명 브랜드 커스텀에서나 쓰일법한 싱커 마호가니에
마블드 월넛에 심지어는 브라질리언 로즈우드(???) 까지 사용하는 위엄을 볼 수 있음
상단 사진의 우측 하단을 보면 허리없는 드레드넛같은 괴상한 바디도 존재함
사실 저런 파인애플 모양은 우쿨렐레 쪽에선 은근 메이저하단걸 고려하면 무조건 음향적으로 열등하다고 보기에 어렵겠지만
브릿지가 고무인 건 도저히 이해가 안갔음 ㅋㅋㅋㅋㅋㅋ 일부러 괴상한 것 또한 즐긴다고 보는게 맞을듯
영미권에선 은근 컬트적인 요소로 입소문을 탄거같은데 유튜브 보면 꽤 리뷰가 많으니 관심있으면 찾아보는것도 좋을거같음
여유가 있으면 직접 주문해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리뷰해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미국 외 배송이 불가능하다고 함, 아마 배대지 쓰면 되지않을까 싶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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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코로나 아프로디테
이것도 참 골때리는 기타임, 브랜드 이름부터 코로나라서 어그로 끌리기 쉬운데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특이한 외모까지 더해졌으니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기타인듯
애시당초 피지컬이 작게 설계된 기타라 과장 좀 보태서 우쿨렐레 소리에 가까움
즉 날쿠스틱 사운드는 기대하지 않는게 좋고 스쿨뮤직 유튜브 채널에서도 저거 리뷰를 라인에 연결해서 들려줄 정도니 말 다함
일반적인 어쿠스틱 기타에서 찾기 힘든 특징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
오프셋 바디(좌우 비대칭)와 헤드리스 같은 스펙들이 그 예시인데 각각 재즈마스터나 스트랜드버그 같이
일렉트릭 기타에서나 보일법한 기능들을 어쿠스틱 기타에 박아넣었으니 저런 혼종이 탄생함 (헤드리스 아닌 아프로디테도 있긴함)
참고로 거의 10년 전에 출시되어서 신제품 소개할때 당시의 사진인데
저 혼종 기타를 들고있는 분이 스쿨뮤직 대표님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코로나라는 브랜드가 스쿨뮤직 자체 브랜드인점을 감안한다면 저 그림이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닌듯
놀랍게도 디자인 특허 4건, 기술 특허가 2건 출원되어 있다고 발표했던걸 보니
나름 야심작으로 출시했던거같은데 딱히 카본 버전이 나오질 않는걸 봐선 흐지부지 된 듯
요즘은 엔터테인먼트 분야 진출해서 요요미 챙기느라 바쁘신지 저런 자리에 모습을 자주 안 비추시네...
이것도 싸게 올라오는 중고매물이 있으면 구해서 리뷰해보고 싶음
인스타그램에 가끔 광고로 이거 메인으로 쓰는 사람이 나오던데 누구였는지 까먹은게 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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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프 기타 (...)
깁슨같은 유명 브랜드도 생산한 적이 있는 만큼
기타 좀 쳐봤다 하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보았을 특이한 생김새를 가짐
상단의 사진은 미국의 기타리스트인 마이클 헤지스의 시연인데
생김새를 보면 언뜻 더블넥 일렉트릭 기타를 떠올리게 하지만 제작된 목적이 다름
위에 달린 줄엔 딱히 프렛이 없고 따로 울림통과 사운드홀까지 있는데
그냥 개방현으로 탄현해서 베이스 음을 쉽게 연주하게끔 만든게 그 목적임
일반적인 기타를 연주하다 보면 베이스 영역의 음과 같이 치고픈 음의
간격이 너무 넓어 그것에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간혹가다가(?) 존재하나봄
여담으로 인해 저런 이유로 7, 8현 기타의 수요가 있는것이기도 함
실제로 1900 ~ 1920년대 미국에서 이 하프 기타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이후에 재즈 음악, 영화 및 라디오 음악 등 트렌드가 바뀌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나 싶었는데
유명 기타리스트들이 특정 곡이나 신선함을 줄때 간혹 사용되면서 나름 명맥을 잇고 있음
앤디 맥키도 사용한 적 있고, 정성하의 경우 특이하게
우쿨렐레 버전(즉, 하프 우쿨렐레)을 사용한적 있기도 함, 최근 어쫌에 출연분 보니까 아직 소유중이더라
4. 오베이션 (Ovation)
사실 위의 세가지 사례가 너무 별나서 그렇지 이 오베이션이라는 친구도
어쿠스틱 기타계의 이단이라고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특이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음
일반적으로 기타리스트들 사이에서 흔히 거론되는 오베이션만의 특징이 있다면
도끼같이 생긴 헤드스톡(누구는 플라나리아 닮았다고 하더라 ㅋㅋ),
일부 모델에 적용된 포도송이 모양의 사운드 홀, '리라코드'라는 소재로 만들어진 측후판들이 대표적임
특히 리라코드라는 소재는 이들이 자체 개발한 일종의 합성수지인데
창립자인 찰스 카만이 본디 항공우주 엔지니어 쪽으로 일했던 사람인만큼
측후판에 항공기 재료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적용하는 용자짓을 한게 그 기원임
거기다가 측판과 후판이 일반적인 기타처럼 각진게 아니고 만돌린처럼 둥글게 만들었다보니
플라스틱 측후판에 의해 피드백은 줄이면서도 둥글게 만들어서 공명까지 챙기는 장점이 결합되었음
이 특징은 당시 언더새들 브릿지 피에조 픽업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보니 70년대 당시의 무대공연용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림
상단의 사진의 경우 폴 매카트니가 윙스 시절 중기에 들고나왔던 오베이션 일렉트릭 커스텀 레전드 12현 버전임
이외에도 에디 반 헤일런이나 폴 사이먼도 사용한적 있고 국내의 경우에는 송창식이나 변진섭이 현재까지도 자주 애용하기로 유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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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앤드류 화이트 (Andrew White)
이 역시 위의 세가지에 비해선 디자인이 얌전한 편이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기도 하고
나름 독자적인 바디 모양을 만들어서 그들 고유의 이름을 부여해서 생산하고 있으니 한번 넣어봤음
방금 바디모양이 독자적이라고 했는데 하나같이 무슨 팔러도 아니고
콘서트도 아니고 드래드넛도 아니고 그랜드 오디토리움도 아닌 어중간한 그 잡채임
스페인 기타에서나 쓰일법한 사운드 홀 로젯에 비대칭 형태의 브릿지를 사용하고 있음
비대칭이면 보통 통붕이들은 고퍼우드 떠올릴텐데 둥글지 않고 각지다는 차이점이 있음 안떨어지는 건 덤
명칭도 키벨레나 에오스등 그리스-로마 신화의 여신들 이름을 따와서 붙였는데
사실 이런 정도가지고 이 글에 끼워넣으려면 사실 좀 부족할거임, 얘네들의 진가는 괴랄한 목재 선정에 있음
저번에 말했긴 했는데 지판재로서 포 페로가 사용되는건 보통 일렉트릭 기타의 예시이지 어쿠스틱 기타에선 드물었음
근데 얘네는 바디에도 생소한 목재를 사용함
우리가 보통 아는 어쿠스틱 기타의 상판은 8할이 스프러스류가 사용되고 있고
그나마 마이너한걸로 찾아 들어가보자면 시더, 마호가니, 코아 정도뿐임
하지만 이 친구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시도를 하고 있었음
상단 사진에서 왼쪽 위를 시작으로 시계방향으로 봤을때 각각 자토바, 퀼티드 애쉬,
다오(영미권에선 dao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모르겠음), 스펄티드 메이플임
그나마 애쉬나 메이플은 음향목으로서의 가치가 입증된 상태이니
그렇다치더라도 다오...?? 얘는 나도 진짜 첨들어봄
참고로 스펄티드 메이플은 말그대로 곰팡이때매 무늬가 생긴 메이플을 뜻하는건데
보통 일반적인 메이플에 비해 강성이 약한 경우가 많아서 일렉트릭 기타의 탑에 무늬목으로서 자주 사용됨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히려 강성이 비교적 떨어지는 탓에 울림이 중요한 상판목으로서 채택이 된게 아닐까 싶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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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번외
일렉트릭 기타에 스콰이어 헬로키티가 있다면... 통기타에는 콜트 잔망루피가 있다
안그래도 콜트 jade가 입문자들한테 아기자기한 색감으로 인기있는걸로 아는데 그걸 노리고 콜라보한건가 싶기도 하다
이 기타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는데
3달전쯤인가 장재훈이 뮤지션마켓으로부터 협찬받아서 올린 영상보고 충격받았다
개인적으로 뮤지션마켓 대표님이랑 친분이 조금 있는데
전에 만났을때 장재훈씨가 이 기타 받을때 반응이 어땠는지 여쭤볼걸 그랬다...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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