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피니티 디오라마 제작기 - 01
평소처럼 ‘도색하기 귀찮다’ 이러면서 밍기적거리기나 하던 차, 마침 도색 오픈 채팅방에 도색대회가 열리고 한동안 바닥난 도색의욕을 끌어올릴 기회로 참여해보기로 했습니다.
주제는 SF였고, 마침 잉피 뉴비인 저는 인피니티 기사단 아미 확충을 위해 튜튼 기사단과 잔다르크 모델을 가지고 있던 상황이라 이들을 활용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엔 분대로 신청할까 고민했는데 기왕 도전하는거 어디까지 할 수 있나 개인적인 목표로 디오라마 분야로 신청을 넣었습니다.
얌전히 분대 혹은 싱글로 넣었다면 고생은 안했을 것 같긴한데..
여튼 디오라마를 하기로 했고 출품작도 좋은 평가도 받았네요. 고생한만큼 보상을 받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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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사진 찍어주신 MAMNOM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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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을 작업하면서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었는지 한번 작업기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아무쪼록 보는 사람들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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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컨셉 잡기
먼저 저는 어떤 디오라마를 만들까를 고민해야했습니다.
특히 디오라마가 전하려는 것이 뭔지 말이죠.
일단 저는 디오라마는 스토리의 중요도가 최소 50%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6738.png)
https://historyin172.blogspot.com/2016/09/a-ww2-battle-of-kursk-diorama.html
거대한 전투를 재현하는 디오라마부터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4880.png)
https://www.youtube.com/watch?v=df_KnyYrnb0
작은 디오라마지만 그 분위기와 공포를 읽어낼 수 있는 작품까지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디오라마는 도색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보는 사람들에게 스토리를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인피니티 위키를 찾아보면서 튜튼 기사단, 판오세아니아에 관하여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기본적인 키워드는 ‘기독교’, ‘외계인(컴바인드 아미)이 주적’, ‘호전적’, ‘부활불가’ 같은 것이었고 이에 맞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좀 소화하기 어려운 키워드는 버리기도 했습니다. 부활 안됨 같은 거..
그래서 기본적인 디오라마의 컨셉은 ‘SF 분위기가 나는 교회에서 외계인을 상대하는 기사단’을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교회나 성당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성화의 분위기를 가져와야겠다'라는 생각도 더했습니다.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8840.png)
이런 그림도 많은 참조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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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구성 잡기
이제 컨셉을 정했으니 디오라마의 구성을 생각해봐야 했습니다.
유튜브, 핀터레스트, 인스타에서 온갖 디오라마들을 검색하고 어떤 형태로 디오라마를 만들었는지 아이디어를 훔쳐보려 시도하였습니다.
그 중에 채택한 것이 유튜브에서 보던 Roman Lappat이라는 유튜버였습니다.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2773.png)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141.png)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9150.png)
이 빡빡이 아저씨는 여러 디오라마를 개쩌는 실력으로 만들어냈는데, 특히 최근에는 액자 안에다가 디오라마를 구성하는 Frame Diorama를 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저는 ‘아 이거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생각한 Frame Diorama의 장점은 이렇습니다.
1. 정면과 측면 일부만을 볼 수가 있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각도의 장면만 보여줄 수 있다.
2. 이는 안보이는 부분의 도색을 대충하거나 혹은 안해도 티가 안난다는 점
3. 즉 남는 시간을 아껴 다른 디테일에다가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
다른 디오라마는 360도 어디에서든 이쁘게 보이도록 생각해야겠지만, Frame Diorama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디오라마를 처음 만드는 데다가 기한이 3개월로 정해져 있는 대회에 출품하기에는 최적의 구성이라 생각했습니다.
![긍정](/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7079.png)
컨셉과 구성이 머리로 정해졌다면 이제 제작을 해야겠지요.
그 전에… Frame Diorama의 Frame을 설계해야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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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액자 설계
SF컨셉의 교회를 컨셉으로 잡았다보니 뒷면은 전부 3D 레진 프린트 구조물로 박을 생각이었는데 굳이 굳이 저는 여기에 딱 맞는 액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3D 프린터로 전용 액자를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원래는 제가 액자까지 설계/출력하려고 했는데, 이 당시 저는 현생이 드럽게 바빴다보니까 액자를 설계만 해두고 같이 3D 프린터 정보를 공유하던 친한 친구한테 출력을 맡겼습니다.
어차피 레진 프린터도 그 친구가 가지고 있겠다 겸사겸사였죠.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6028.png)
대충 액자 종이에다 슥슥 그려서 컨셉 설명해주고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5309.png)
그거 기반으로 출력물 사이즈 체크하고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8434.png)
대충 비슷한 크기의 모델을 집어넣어서 이게 맞게 나올지 체크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4488.png)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1613.png)
그리고 최종적으로 출력. 지금보면 남는 필라멘트 쓰라고 해서 흰색으로 뽑았는데, 어차피 처음 사진에서도 보다시피 전부 검은색이 됩니다.
그냥 검은색으로 뽑아달라 요청할걸
여하튼 이제 설계가 완료되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조립과 도색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다음 과정은 다음 글에서...
![도게자](/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4680.png)
- 인피니티 디오라마 제작기 - 02
- 인피니티 디오라마 제작기 - 03
07. 모델 도색 단계(컴바인드 아미)
기사단만 있으면 휑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디오라마의 흥미를 더 줄 수 있는 적들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2469.png)
기사단만 있으면 휑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디오라마의 흥미를 더 줄 수 있는 적들고민 끝에 채택한 녀석은 헝그리즈와 슬레이브 트로피의 칼들고 돌진하는 녀석입니다.
외계인을 상대하는 인류의 수호자라는 느낌을 줘야하는데 컴바인드 아미가 전반적으로 2족 보행에 팔도 2개씩 인간과 같아서 영 분위기가 안나는게 고민이었는데
헝그리즈는 확실하게 외계 댕댕이라는 느낌이 잘 살았기 때문에 선택했어요.
그리고 슬레이브 트로피를 고른 이유는 그래도 잔느가 상대할 적은 적의 리더라는 분위기를 줘야했기 때문에 무릎 꿇리기 좋은 포즈를 한 녀석을 채택했습니다.
이 때 이 녀석들은 주석이라 자르기 힘들다보니 일부러 조립단계에서 어긋나게 조립을 하거나 일부러 미조립하는 등의 데미지를 주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결과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6764.png)
잘 익은 수박이 되버린 헝그리즈 ㅋㅋ
![에밀1](/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6496.png)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5992.png)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1574.png)
팔 잘리고 무릎 꿇게된 슬레이브 트로피 ㅋㅋ
이렇게 각 기사들이 상대하는 바에 맞게 적들을 칠하고 올려보았습니다.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7574.png)
대충 올려본 모습
아직 헝그리즈는 접착을 안시켜둔 상태지만 분위기가 나온걸 확인하고 만족했습니다.
헝그리즈는 참고로 싹 다 드라이브러시로 날먹했습니다.
처음에 바예호 Black Green 베이스만 올린 뒤 바예호 Olive Green -> 바예호 Lime Green 으로 드라이브러시했습니다.
등갑은 AK Dark Sea Blue 베이스에 조색을 하며 드라이브러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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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프리핸드 및 디테일
이번 작업에서 2번째로 시간이 많이 걸린 작업입니다..
바로 위의 단계까지 만족스러운 결과였지만 아무리 봐도 교회의 느낌보다는 SF 기반 군사기지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그것도 괜찮지만 판오세아니아 테마를 더 살리기 위해서는 종교적인 무언가가 필요했고 저는 벽면에 스테인드글라스를 그리기로 결정했습니다...
![40](/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897.png)
원래 데칼로 만들까도 생각했지만 해본 적이 없으니... 교회에서 본 스테인드 글라스를 참고하고 스테인드글라스에 넣을 상징물을 고르며 도안을 짠 뒤 그려보았습니다.
처음 3개째 그렸을 때 뭔가 스테인드글라스의 느낌이 적었다고 느꼈습니다.
![모더2](/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6113.png)
그래서 다시 생각해봤는데
01. 스테인드글라스는 좀 더 잘게 나뉘어져있거나 좀 더 불규칙한 형태로 선이 그어져있다.
02. 구분되는 선이 검은색만 있으면 미니어처 레벨에서는 각 칸의 구분이 어렵다.
위와 같은 문제를 가졌기 때문에 저는 각 칸에 하이라이트 선을 한번씩 그어주고 칸을 좀 더 나눠주기로 결정했습니다.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7607.png)
훨씬 나아진 모습이 나왔죠.
마감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모든 스테인드글라스를 다 칠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고, 이에 일부는 깨진 표현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근데 이건 거미줄같죠. 나중에 조언을 듣기로는
01. 금이 가면 유리 끝까지 쫙 금이 가는 게 낫다.
02. 끝으로 갈수록 더욱 얇은 선이 그어져야 한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과연 제가 다시 이런 걸 또 할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문제점을 깨달아서 다행이네요
이 후 작품의 제목도 프리핸드해줍니다.
여기서는 바예호 모델에어 Aluminum을 사용해서 작성했습니다!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6496.png)
블랙레터 필기체 이쁘긴한데 도대체 중세 수도사놈들은 뭐 이런 꼬부랑 글씨들을 사용했을까요. 이쁜거 하나만 봤나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3444.png)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6201.png)
마지막으로 바예호 뉴게임컬러 Demonic Blood + 바예호 뉴게임컬러 Fresh Blood를 일대일로 희석한 후 적절히 헝그리즈 근처에 묻히고
검의 궤적 혹은 적의 상처에 따라 핏방울의 궤적을 그려넣으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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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마치며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8289.png)
![](/data/board/hot/2405/240506/228853-2405061529424015.png)
디오라마를 처음 만들어보았는데 정말 돈도 많이 깨지고,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에 상응되는 만족감을 같이 주네요.
다음에 만들 때는 특별한게 아니면 모델 한 두개만 사용해서 디오라마를 만들 것 같아요.
너무 모델이 많아지면 디오라마를 흥미롭게 채워주지만 그만큼 디테일한 부분도 많아지니 빨리 피로해지네요.
여하튼 우리집 거실, 책장 한구석에서 마치 뭐 대단한 예술작품인 것처럼 코스프레해줄 수 있는 액자형 디오라마!
다들 도전해보길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