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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軍작전 같았던 檢인사" 이원석의 인사 연기 요청 묵살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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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가 큰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오늘(14일), 침묵과 한숨을 섞어가며 자신의 참모들이 대거 교체된 인사에 대해 사실상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JTBC 취재 결과, 지난 주말 이원석 총장은 법무부 장관을 만나 인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는데, 법무부가 이를 묵살하고 바로 월요일에 이 총장이 지방 출장 중일 때 인사를 발표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있었던 '총장 패싱인사 논란'이 그대로 재현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는데,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출장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어젯밤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질문에 얕은 한숨을 내쉰 뒤 말을 시작합니다.그리고 중간에 한 번 더 멈춥니다.

사실상 법무부와 인사 조율이 없었다는 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과 갈등이 있었냐는 말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총장은 지난 2일 '명품백 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인사와 관계없이 수사는 계속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총장 출장 중에 이뤄진 인사를 두고 사실상 사퇴 압박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 총장은 사퇴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이 총장의 임기는 오는 9월까지로, 넉 달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인사를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이른바 '총장 패싱'이 사실인지 조금 더 취재해 봤습니다.

이원석 총장이 인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바로 다음 날, 법무부는 검사장들에게 사실상 나가달라는 전화를 돌렸고 그다음 날 인사를 전격 발표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군사작전 같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주말 사이 급박하게 돌아갔던 검찰 인사 과정을 박병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지난 토요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만났습니다.

이 총장은 이 자리에서 박 장관에게 '인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다음날인 일요인 저녁 일선 검찰청 검사장들에게 연락을 돌렸습니다.

"수고했다"는 내용인데 사실상 검찰을 떠나 달라는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다음 날인 월요일 오후 3시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1박 2일 지방 일정을 소화하던 이 총장은 급히 출장을 취소했습니다.

인사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현재 검찰 내 검사장급 보직은 48곳입니다.

이 중 39명을 바뀌었습니다.

특히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검사장 8명 가운데 6명이, 김건희 여사 수사를 지휘하는 중앙지검 지휘 라인까지 교체됐지만 총장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인사이동이 예정된 대검 고위 관계자도 "인사 발표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총장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군사작전 같았다"고 했습니다.

법무부는 "협의가 충분히 이뤄진 통상적인 인사"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보신 것처럼 이번 검찰 인사를 두고 '총장 패싱', 그리고 대통령실과 법무부가 이원석 검찰총장을 '불신임 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옵니다. 스튜디오에서 서복현 법조팀장과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서 기자, 대통령이 이원석 총장을 '불신임' 그러니까 안 믿는다는 해석까지 나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윤석열 대통령도 검찰총장 시절 청와대와 법무부로부터 검찰 인사에서 배제됐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윤 대통령 본인이 총장을 인사 배제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겁니다.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이원석 총장에게 벌어져서 '불신임'이란 해석에 힘이 실리는 겁니다.

[앵커] 불신임한다면 그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 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 수사를 지시한 지 이제 열흘 정도 지났습니다.그뒤에 총장의 참모들과 중앙지검 수사라인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김 여사 수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리고 앞서 이 총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사실 이때부터 대통령실과 불편한 관계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 부활시켰을 때, 검찰 장악하려는 게 아니라 민심 잘 듣기 위한 거다, 이런 취지로 말을 했었었는데, 그런데 민정수석이 임명되자마자 엿새 만에 검찰 인사가 단행됐지 않습니까. 어떻게 봐야 하나요?

[기자] 사법 연수원 기수를 따져봐야겠는데요.

석 달 전 임명된 박성재 법무부장관이나 김주현 신임 민정수석은 검찰총장보다 10기수, 9기수 선배입니다.

그래서 장관이나 민정수석의 검찰 장악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실제 이번 인사 문제로 그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이제 관심은 김건희 여사 수사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인데, 어떻게 예상되나요?

[기자] 이 총장은 "인사는 인사고 수사는 수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든 김 여사 조사를 놓고 대통령실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수사라인이 총장의 지시를 얼마나 잘 따를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이미 '총장 패싱'과 '불신임' 이런 메시지들이 검찰 조직에 전해진 만큼 총장의 리더십은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임기를 채워도 과연 총장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건데요.

이 점은 '식물총장'을 언급했던 윤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야권은 이번 검찰 인사는 김건희 여사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일제히 비판했습니다.

여당에서는 '정례 인사'를 두고 야당이 정치 공세한다고 맞받아쳤지만, 일각에서는 "총선에서 크게 진 뒤에도 윤 대통령이 참 변하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수사'를 막기 위한 인사라고 했습니다.

특히 김건희 여사의 소환 조사 필요성을 건의한 걸로 알려진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을 지낸 이창수 지검장이 임명된 걸 문제 삼았습니다.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2016년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랐건만 T 익스프레스를 탄다"고 썼습니다.

2016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해입니다.

반면 여당 인사들은 야당이 정례적 인사를 정치 공세에 활용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도 총선 패배 후에도 윤 대통령의 국정기조가 달라지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여당 초선의원은 "대통령이 참 변하지 않는다"며 "다 같이 망하자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라 해서 법 앞의 평등 원칙이 비껴간다면 그것은 국가권력의 사유화"라면서 "검찰총장 윤석열과 대통령 윤석열, 이 둘이 같은 사람 맞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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