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정치 얘기는 아니고 그냥 옛날 이야기인데
과거 고대 법대 후문에는 설성반점이라는 유명한 중국집이 있었음 (2018년 폐업)
푸짐한 서비스로 고대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고,
과거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학생을 보호하고 돈 없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했던 이 식당은
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유난히 주목받았는데
바로 '번개'같은 배달 시스템이었음
바로 설성반점 배달원이었던 번개 조태훈 씨.
요란하게 치장한 배달용 오토바이와 번개같은 배달으로 유명했는데
우스갯소리로 주문하고 전화기 내려놓으면 바로 도착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속 정확한 배달이 일품이었다는 이야기.
해병 바지, 선글라스, 머리띠, 노란 번개 깃발을 트레이드마크로 배달하던 이분은 고대 명물로 회자됐고
1997년에는 고려대에서 '배달철학과 서비스'에 관한 특강을 하기도 하며 일약 스타로 떠오름.
프로 정신, 서비스 정신의 상징으로 여러 언론사에 보도되었고
여러 강단에서 남다른 서비스 철학을 설명하면서 강연자로도 엄청난 명성을 얻게 됨
당시 김대중 정부가 지정하는 '신지식인'에 포함된 것은 물론 (참고로 정운천 전 의원도 이때 농사 관련 신지식인으로 지정됨)
스타 강사로서 대기업, 공공기관을 오가며 여러 강좌를 열고
벤처기업을 구상하기까지 했으며
삼성카드에서는 아예 그의 별명 '번개'를 딴 '사내번개'를 도입하기도 했음.
이렇게 유명세를 얻고 스타 강사이자 사업가로서 잘 나가던 조태훈 씨
하지만 얼마 후 엄청난 진실이 알려지는데
사실 그의 진짜 이름은 김대중.
예비군 훈련에 참석하지 못해 주민등록이 직권 말소되자,
과거 같이 일했던 동료의 주민등록증에 자신의 사진을 넣어 위조해
그동안 남의 이름인 '조태훈'으로 살아왔다는 것.
엉뚱한 소득세 고지를 받아온 조 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해 그 사실이 밝혀짐.
자세한 경위와 본인의 입장은 아래 인터뷰에 잘 나와있음.
자장면 배달원에서 대기업 스타 강사,
청와대가 선정한 신지식인에서 사업 실패 후 주민등록증 위조 혐의로 입건,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살아오며 '번개 신화'를 만들어냈던 김대중 씨 이야기
김대중 씨는 그 후로도 스타 강사로서 여러 강연을 하면서 살았다고 함
어찌보면 요새 유행하는 성공신화 주인공의 90년대 버전인 듯?
그때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