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닷가에 가면 광어 우럭보단 늘 잡어를 먹으라고 추천하는편이다.
왜? 광어우럭같은 양식어종은 서울이 더 싸서....
반면 이런 자연산 잡어같은건 서울에 올라오면 가격이 졸라 비싸진다.
대충, 자연산 취급하는 전문횟집 가격이 어떤지 생각해보면 알 거다.
그럼 고급어종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할 수 있겠지만 지방 수산시장은 손질이 ㅎㅌㅊ다.
짬이 좀 된다면야 단골 뚫으면서 손질 신경써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일반인들이 그걸 하기엔 좀 힘드니까
이러나 저러나 잡어 싸게 먹는게 장땡이라는 거다
까놓고 잡어회 그냥 물빨래해 먹어도 그거 나름대로 맛있거든
그러니 오늘은, 잡어 종류가 무엇이 있을지, 정확히 잡어를 먹으라고 하면 뭘 먹으면 될지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우선.
잡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상품가치가 적은 잡생선을 뜻한다.
'상품가치가 적다' 기준이 달라서 사람마다 뭘 잡어로 부르는지가 다르긴 한데
나는 개인적으로 '지방에선 많이 나는데 서울까지 잘 안 올라오는 자연산 어종'을 잡어로 정의한다.
상품가치가 높다고 인정받으면? 어떻게든 서울에 올라와서 팔릴 테니까.
아니면 양식이 될 테고.
회에 관심 없는 사람 기준에선 '듣도보도 못한 잡생선' 정도가 되겠다.
일단 나는, 후자 기준으로 잡어를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1. 가자미류
크기가 커지면 상품성을 인정받아서 따로 팔린다만
작은 가자미들은 그냥 뭉뚱그려서 잡어로 팔때가 많다.(줄가자미제외)
이렇게 팔리는 가자미가 뭐가 있냐면
물가자미 정도가 있다.
문치가자미 담배도다리 찰가자미 등등 말하자면 끝도없는데...
딱히 이들을 여러분들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
저들 중 사이즈 큰 애들은 그제야 잡어 탈출해서 원래 이름 붙여 팔리지만 어차피 오늘은 잡어편이잖아?
세꼬시용 존만이들이라 구분 없이 팔린다.(그나마 기름가자미-미주구리라불림. 얘 정도가 제일 ㅎㅌㅊ 취급받는다는것만 알면된다.)
사시사철 먹어도 되는데 특히 이맘때가 산란기라서 가장 추천하는 잡어류.
엥씨발생선산란기에맛없는거아님?
맞긴 한데....
말했듯이 얘들은 세꼬시용이다.
세꼬시는 산란기에 뼈가 연해져서 먹기 편하다
까놓고 저 존만이들이 제철 된다고 해서 대단한 기름맛을 내는것도 아니고ㅋㅋ
후술할 애들도, 다 제철이 있긴 한데 그냥 사시사철 드셔도 된다.
2. 횟대류
가시횟대니 동갈횟대니 대구횟대니 종류는 많은데....
(좌측 하단은 1번에서 이야기한 가자미류. 저렇게 합쳐져서 팔림)
우측 상단을 보라.
가자미처럼 그냥 횟대기라고 싸잡혀서 팔린다.
제철은 겨울인데 봄에 먹어도 맛있다.
애초에 요런 애들은 제철 개념 잘 안 타니까....
출몰지 - 동해
3. 등푸른생선류
전어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얘들을 잡어로 분류하기 좀 그렇기는 한데(듣보잡은 아니니까)
가격이 잡어값이라
여러분들이 잡어 먹으러고 흥정하다보면 딸려 들어올거임
그래서 다뤄본다.
일단, 얘들은 다른 잡어랑 달리 제철을 좀 탐
가을이나 겨울에 맛이 들지.
다만, 산란기만 피하면 되는지라 봄에도 의외로 먹을만한 친구들임
갠적으로 잡어구성할때 얘들 넣는거 강추함 ㅇㅇ
왜?
붉은 살 생선이라 확실히 맛이 세고 기름지거든
이거만 먹으면 좀 그렇긴 한데, 흰살 생선 메인에 요런게 서브로 들어가면?
조합이 아주아주 좋다 ㅇㅇ...
흰살 메인으로 먹다 질릴때쯤 하나씩 집어먹으면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짐
(얼마전 속초에서 먹은 청어, 띠볼락, 기름가자미, 횟대기 조합)
4. 꺽정이류
(얜 사실 꺽정이는 아닌데 현지에서 망치라 불림)
(장치랑 꺽정이류가 섞여있다. 이 꺽정이류를 돌망치라 부름)
수율이 안좋다는걸 빼면 맛 자체는 좋은 생선임
생김새처럼 매운탕 끓여먹으면 아주 맛있다
5. 용치놀래기 외 놀래기류
겨울에 맛있는 친구다
물론 여름에도 먹는다
저중에선 용치가 제일 맛있음
현지에선 술뱅이라고 부르는데 빨간애가 암놈 초록놈이 숫놈이며 암놈보다 숫놈이 맛있다.
6. 쌍동가리
미꾸라지처럼 생겼는데 식감은 의외로 단단하다.
애초에 잡어는 대단한 맛 논하는건 의미가 없으니까...
8. 성대
속초가서도 먹고 부산가서도 먹은 최애 잡어다
얜 유독 다른 잡어보다 살이 달고, 겨울에 더 달아진다
근데 이맘때 성대는 영 별로더라
그래도 그냥 평균 잡어맛 정도는 났음
9. 자리돔
이름에 돔이 붙지만 돔이랑은 관련없음
세꼬시로 많이 먹고 물회로 많이 먹는다
그래서 얘도 여름이 산란기라 제철임
10. 망둑과
망둥어가 아니라(그건 나도 안먹어봤다)
서해 풀망둑이나 기수역에서 나는 문절망둑을 의미한다.
씨발 그딴것도 먹냐? 할 수 있겠지만 이거 의외로 졸라 맛있음
작년 부산 명지시장에서 아빠랑 청게+ 문절망둑(꼬시래기라고부름)+돌돔 뺀찌사이즈 먹었는데
저 꼬시래기가 뺀찌보다 맛있다는 평이 나오더라
풀망둑은 걍 그랬는데 꼬시래기는 진짜 좋았음
11. 서대류
너... 그런 거 먹니...?
벌레아님? 저게 생선임?
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서해쪽에선 존나 즐겨먹는 생선임.
근데 난 잘 안먹음ㅋㅋ
난 서해 생선 자체를 크게 선호하지 않아.
그래도 일단 자료 남겨둠
12. 볼락류
파워레인저마냥 청볼락 흰볼락 적볼락으로 나뉨
맛 차이 있다는데 난 거기까진 모르겠다....
잡어중엔 제일 메이저한 맛.
요건 막상 서울에선 잡어취급하는데 산지 내려가면 잡어 취급 안하고 따로 팔기도 한다.(물론 잡어 취급하는곳도 많다.)
13. 양태
잡어중에 크기가 좀 커서 회가 많이 나온다.
맛은... 별맛 안남
잡어 평균보다 단맛이 되려 덜한?
이거 세꼬시해먹는 사람도 있는데 비추함 뼈 존나딴딴하다...
14. 삼세기
서해에선 잡어취급함
탕이 맛있고 의외로 회도 맛있음
물컹하게 씹히는데, 의외로 씹으면 식감이랑 단맛 있는느낌?
수율 감안하면 한번쯤 트라이해볼만함
15. 간재미
표준명으론 얘가 홍어임
삭혀 먹는 걘 표준명 참홍어고
쟨 뼈째 썰어서 먹음 연골어류라 오독오독 씹힌다 ㅇㅇ...
맛은 걍 그럼
근데 가격 싸니까 서해해선 트라이해볼만할지도?
16. 보리멸
얘도 잡어치고 꽤 메이저한 어종인걸로암
일본에선 얘로 초밥 많이 먹는다 ㅇㅇ
17. 학꽁치
이것도 한국보단 일본에서 많이 쳐주는 생선이다
한국에선 활어로 판다기보단...
식용상어는 개상어 별상어 두툽상어 등등이 있는데 보통 활어 잡어로 만나는건 저 두툽상어일거임
맛은.... 아무맛 안남.... 약간의 암모니아향만 있음
식감은 연골어류 특성상 뼈째 씹는데 질김
추천은 안 하지만 먹고 싶으면 먹어보는 것도 ㄱㅊ음
가격이 워낙 싸서...
19. 달고기
맛은 되게 깔끔하고 적당히 단맛 남
괴상한 생김새치고, 수율 안나오는거빼면 횟감으로 나쁘지않음
근데 이건 튀기거나 굽는게 회보다 더 맛있다는데... 그런거같기도 함
20. 민어과의 조기류 무언가들
대표적으로 이런 수조기같은 것들이 잡어로 팔리는 경우가 있음
맛은 민어 하위호환
그래도 싼맛으로 그럭저럭 먹을만함.
괴도라치나 아오 등가시치같은건 지난편에 다뤘으니까 뺄게
아마.... 여러분들이 바닷가가서 먹게되는 잡어들은 이중 하나일 가능성이 큼.
그러니까 바닷가 가셔서 잡어를 드시게 되면, '잡어 주세요' 한다음 이제 저런애들 담기는걸 확인하면 됨.
초장값 별도긴해도 저렇게 골라잡으면 셋이 3만원치면 진짜 배터지게 먹을수 있거든.
질문은 늘 열심히 답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음
근데 실베댓글은 저한테 알람이 안와서 답을 달아드리기가 힘듬...
궁금한거 있으시면 넘어와서 질문주시면 최대한 답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