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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하나 깎아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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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한번 깎아보는
· 뉴비 키보드 만든거 보고가





키보드 두어개 깎아보고, 열심히 일하면서 키붕이 생활 즐기다가 맨 처음에 깎은 물건이 좀 아쉬워짐
키붕이짓 하니까 확고한 타건 취향 같은게 생기더라고?

근데 머리로 이미지 등이 뇌더링은 되지만, 디자인 같은거를 실제로 이미지화 하는 능력이 초등학생 수준이라...ㅋㅋㅋㅋ
아는 지인분에게 수고비 개념으로 제공해드리고 이러이러한 디자인을, 설계 포인트를 말할테니 그려줄래? 깎는건 내가 할게 시전


이렇게 말 나왔던게 작년 7월쯤인데...







초기 디자인의 뼈대
그냥 막 이것저것 섞었음. 상판의 형상은 결과물하고 동일하고, 하판은 배면 각이 사라진 상태











꽃을 좋아하는지라 이것 저것 그리면서 지인과 대화하는데 영 느낌이 나지가 않았음. 어떻게 바꿔볼까? 하고 있는 와중에...

뉴원 로즈75 프로토가 사진이 올라오더라고?
딱 보고 아, 괜찮은데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네... 라는 생각이 들면서 해당 상태에서 디자인을 조금씩 바꿔도 저런 느낌이 될 것 같더라고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중이었는데, 갤 눈팅하다가 해당 짤을 보게 되었음








갤질하다가 보게 된 곡릴리 프로토타입
처음 보고 아, 저 마름모꼴? 의 형상 정말 취향이다 했는데, 본 뒤로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이쪽으로 노선을 확 틀어버리게 되었음













곡릴리를 보고 확 꽃혀서 유사하게 간 디자인
해당 렌더링하고 완전히 일치하게 깎지는 않음(중간에 상하판 결합 구조 등 가공할 때 부정적인 요소들이 보여서 설계 변경을 좀 했음)


원하는 요소는 기존에 깎은 것에서 아쉬운 점을 보완해서 만들어 보려고...
상판 결합 구조로 똑같이 가되 하판의 비중을 높은 소재로 쓰고, 내부 공간을 좁게 하면 불필요한 울림(취향따라 호불호가 갈리지만)이 줄어들지 않을까?
라고 생각 했음.


상판 결합에 중판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게 없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 중판은 애초에 고려하지 않음

추가적으로 항상 팜레스트를 쓰는데, 손에 닿았을 때 차가운 재질을 선호하는 편임. 그런데 금속의 느낌은 별로 좋아하지를 않아서...
강화유리를 상부에 결합하고, 하판과 같은 디자인을 노출하는 방식으로 구성해봤어.

근데 팜레스트의 실 사용 면적이 넓은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강화유리의 세로 면적만 80mm 이상을 구상하다보니,
내부 뱃지, 덮개 등을 넣고 하우징과 높이를 일치하게 만드니까 하우징의 각은 작아지고, 전고는 높아지는 특이한 구성이 발생해버렸네



그렇게 확정된 사항이,

자경 : 6도
결합 방식 : 상판 결합
전고 : 22mm
무게 : 빌드 후 6.17kg
하우징 구성 : 상부_AL6063, 하부_SUS316L(폴리싱 후 하드크롬도금 마감), 신주(황동) 내부 무게추(캔디도금 마감), 내부 인서트(뱃지)_AL6063 2EA
팜레스트 구성 : 팜레스트 본체, 덮개_AL6063, 내부 인서트(뱃지)_AL6063 2EA, 강화유리(저철분_투명)

구성이 쓸데없이 많네ㅋㅋ







깎은 후 전체 부품 사진









체결 검사














결과물
사진은 똥손이라 정말 못찍는 편이라 양해좀ㅋㅋ

일에 치이고 살다가 어영부영 하다 깎은건 1월 말에 다 했는데,
서스 하판이 워낙 파재끼는게 많기도 하고 내부 포켓의 R 값을 최대한 적게 해서 공구의 사용 제한을 많이 받았음.
그러다보니 깎다가 공구 마모, 열 발생으로 소재가 뒤틀리는 등 불량이 두번이 남 ㅡㅡ


이거 외에 5월이 되서 올리는건..
하판을 폴리싱 후 PVD코팅으로 초안을 잡았었는데, 이게 무슨일이람? 코팅하니까 너무 심한 얼룩들이 발생해서 코팅 죄다 벗겨내고 다시 폴리싱함.
폴리싱 하고 하드크롬도금 입히고 마무리 폴리싱하고 하판 바닥, 측면에 필름 제작해서 붙여놨음.

위 내용 외에도 이것저것 개인적인 일에 치이고, 여러가지 변수들(아노를 의뢰했는데 요청한 색하고 전혀 다른 색이 들어가있다던가 등)이 많아서 그냥 맘 놓고 천천히 진행해봤어

결과물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인 것 같군










깎아본 키보드 모아봤는데 죄다 WKL에 TKL, F13 이네ㅋㅋ 아 넘패드 깎은건 안찍었다.
모아보니까 꽃을 좋아하는지라 죄다 꽃 관련이군

이래저래 만들 때 일이 좀 많았었는데 완성하고 나니까 한숨 돌리는 느낌이넹

여튼 요새 직구 규제같은 별로 좋지 않은 소식들이 좀 있는 것 같은데 키붕이들은 보람찬 키보드질 했으면 좋겠음










추가 +
생각보다 갤러리 보면서 자작에 대한 궁금한, 겹치는 질문들이 많길래 고수는 아니지만 몇개 골라서 내용 간단히 써봄



1. 하우징 등을 설계할 때에는 어떤 프로그램이 적합하나요?
-> 숙련된 가공 실 작업자들의 경우 3D File 보다는 2D File이 더 익숙한 편임. 3D 모델링은 전체 형상을 파악하기에는 좋으나,
실제 현장에서의 작업 도면 배포는 대부분 삼각법에 의한 2D 도면으로 배포하는 편임.(상세 치수, 특이 사항 등을 표시해줘야 하기 때문에)

근데 보통 국내는 단품을 받아주는 곳이 흔하지도 않고, 있다고 한들 품질의 보장이 되지 않으면서 단가가 높은 편이잖아?
대부분 자작을 하시는 분들은 중국에 맡기는 것으로 알고 있음. 중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3D File을 제공하는게 편한데,
지온웍스에서 사용하는 퓨전360(비교적 직관적이라 입문하기에는 쉬움), 인벤터, 솔리드웍스, UG, 오토캐드(2D) 정도로 추려서 입문해보면 될 듯?



2. 하우징의 공차는 어느정도로 적용해야 하나요?
-> 이번에 제가 깎은거는 하우징 상하부 약 0.02mm / 뱃지 0.015mm 급의 공차를 적용했으나, 굳이 타이트하게 갈 필요는 없음. (쓸데없이 단가만 올라감)

통상적으로 우리가 의뢰해서 가지고 노는건 0.1mm 공차 적용해도 충분히 무난하게 쓸 수 있음.
단, 본인이 외관 방식을 세라코트 등의 후공정을 고려하고 있다면 해당 마감 방식의 두께를 알아보고 별도로 치수를 조정하는게 좋은 편.



3. 하우징을 자작 해보고 싶은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전혀 감이 오지를 않아요
-> 쉽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표현이 너무 추상적이라 죄송한데...


3_1 : 하우징과 부속품의 종류가 많을수록 단가가 상승.
3_2 : 해당하는 품목이 입체적인 형상일수록 단가가 상승.
3_3 : 난삭재의 소재를 사용할수록, 더욱 복잡할수록 단가가 상승.

단품(흔히 말하는 원오원)의 경우 통상적으로 단가의 책정 방식이,
소재 비용(+@ 영업 이익) + 설비 세팅 시간 + 가공 시간 + 외 후공정 비용 등등... 으로 산출이 됩니다.
흔히 갤러리에서 사람들이 MOQ가 많으면 단가가 내려간다. 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로 해당 설비의 세팅 시간 등에서 업체의 로스가 발생하지 않고, 양산을 하게 될 경우 가공 공정이 정형화 되면서 단품을 가공하는 것에 비하여 시간이 많이 단축되는 편입니다.

단품 의뢰에서 하우징 상부, 하부, 무게추(관통이든 내부 무게추든 관계없이) 3Pcs 구성일 경우,
중국에서 업체를 잘 선정할 경우 40~80만원 선에서 정리가 되고 갤러리에서 높게 평가하는 D사 등에 의뢰한다면 단순한 구성이어도 단품일 경우 100이 쉽게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흔히 말하는 서스가 무게추 외에는 크게 들어가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흔히 가공쪽에서는 난삭재로 분류 됩니다. (가공 시 소재가 질긴 느낌이며, 열변형이 쉽게 일어나고 가공 시간이 알루미늄 대비 몇배 이상 증가)

순수하게 소재 비용만으로 따졌을 때에는 구리>황동>서스>알루미늄 정도이며, 서스의 경우 소재 비용의 문제보다 위에서 언급한 가공 난이도, 가공 시간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편.



현재 비금속 가공쪽이 업인지라, 금속 가공이 업이 아니라 저도 그닥 잘 아는 편은 아닙니다ㅋㅋ
혹시나 궁금하신게 있으시다면 댓글 주시면 아는 한에서는 답변 해드릴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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