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방송사, 그리고 KBO 판독 센터 제공 화면을 보면 100%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홈런이라고 확신할 상황은 아니었다. 공이 떨어지는 궤적을 볼 때, 펜스 위 철제 구조물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잘해야 상단을 때리고 넘어갈 수 있다는 판단인데, 그걸 예상해 판독 결과를 발표할 수는 없는 일이다. KBO 판독 센터 제공 화면 마지막을 보면, 파울 폴대 쪽에서 공이 떨어지는 궤적을 보여주는데, 유독 이 화면은 흐리다. 그리고 끝까지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데 떨어지는 궤적은 분명 철제 구조물 오른쪽, 그라운드쪽에 더 가깝게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김성욱은 “타율이 떨어지며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안 좋은 날이 있으면 좋은 날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 전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아무 생각하지 않고 잠이 들려고 했다”고 부진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방법을 전했다.
김성욱은 최근 폼이 올라온 주승우의 시속 147㎞ 속구를 받아쳤다. 그는 “타격폼을 신경 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치려고 했다. 주승우의 속구가 좋아서 삼진이 되더라도 그 구종만 노리며 강하게 쳤다. 공을 치고 나서 2루를 지나는 데 (송)성문이 공이 담장에 끼었다고 했다. 그래서 좀 쭈뼛대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이전에 홈런 판정이 번복된 적이 있어 간절하게 기다렸다”고 돌아봤다.
이날 김성욱의 홈런은 3분간의 비디오 판독 끝에 원심인 홈런이 인정되며 결승타가 됐다.
부진에서 탈출한 듯한 김성욱에게도 고민이 있다. 최근 2스트라이크 이후 홈런을 치는 것이다. 그는 “빠른 카운트에 결과가 나오길 바랐다. 그런데 스트라이크가 올라간 후와 카운트가 없을 때 치는 느낌이 다른 거 같다. 그래서 초반에는 오히려 스트라이크를 만들고 치려고 했다”고 밝혔다. 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