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서 추진되는 재개발 사업장에 빈집들이 방치되면서 주변에 살고있는 주민들이 치안 불안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방치된 빈 집에 몰래 들어가 살아도 아무도 모를 정도라는데, 어느 정도인지 최혜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조합조차 설립되지 않은 서울의 한 주택가.
늘어진 덤불을 헤치고 들어가, 녹슨 철문을 열자 낡은 집 하나가 나옵니다.
불과 한 달여 전까지 70대 노인이 살던 집입니다.
지붕은 다 무너져내렸고, 이불에선 심한 악취가 납니다.
노인은 임대 계약이 끝났지만 집주인 몰래 수년 동안 폐가에서 지냈습니다. 주인은 외국에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탭니다.
이런 빈집들은 주로 재개발을 앞둔 동네에서 주민들이 떠나며 생깁니다.
지난 1월 재개발이 결정돼 이주가 예정된 서울 성북구 정릉골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빈집은 서울에만 10만 채가 넘고, 전국적으로는 145만 채가 넘습니다.
직접적인 관리책임이 집주인에게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개입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나마 경찰이 '치안 불안 지역'으로 지정해 예방 순찰을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재개발 지역이 아닌 곳에선 서울시가 빈집을 사들여 수리한 뒤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사업도 하고 있지만 지금은 매입이 중단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