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는 다음 주 총파업을 선언하며 역대급 휴진이 될 거라 자신하고 있습니다. 대형병원에 속한 의대 교수들도 집단 휴진을 예고하며 진료와 수술을 미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여기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 집단도 나옵니다. 아동 병원과 분만 병원에 이어 뇌전증 전문 교수들도 "환자를 떠날 수 없다"고 나섰습니다.
갑작스러운 뇌전증 증상으로 다치고 화상까지 입은 환자들입니다.
이들을 치료하는 대학병원의 뇌전증 전문 교수들은 "절대로 갑자기 휴진하면 안 된다"며 집단휴진에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치료를 중단하면 사망 위험이 수십 배 높아진다"며 환자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잘못이 없는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차라리 삭발을 하며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의협의 주장엔 공감하지만 아이들을 두고 떠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분만을 담당하는 병의원협회도 진료를 계속하고, 대한마취통증의학회도 필수 수술에 필요한 인력은 병원에 남을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병원들이 집단 휴진을 하면 병원 내 혼란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명분 없는 파업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오늘 환자들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직접 진료 일정을 연기하는 교수들도 있지만, 소아청소년과 등은 진료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397210
동네 병원들 상황은 어떤지, JTBC가 직접 돌아봤습니다. 서울 홍제동만 따져보면 30여 곳 중 휴진 안내문을 붙인 건 단 1곳뿐이었습니다. 또 서울 전체를 놓고 보면 병원 약 1만 곳 중 200곳만, 그러니까 2.3%만 휴진 신고를 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홍제동 일대의 동네 병원을 30곳 가까이 돌아봤습니다.
휴진 안내문을 붙인 곳은 단 한 곳뿐이었습니다.
18일 화요일엔 정오까지만 진료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또 다른 1곳은 휴진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정상 진료'하겠다고 했습니다.
JTBC 취재 결과, 서울 지역 9863곳 중 휴진을 신고한 병원은 229곳, 2.3%에 불과했습니다.
성형외과·피부과·안과 등이 많은 강남구는 1.3%였습니다.
강경 투쟁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였다는 의협의 발표와는 달리 실제 병원의 휴진 신고율은 현재로선 상당히 낮습니다.
정부는 지난주, 전국 병·의원에 '진료 명령'과 '휴진 신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를 어길 경우 의사 면허가 정지돼 병원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지역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동네 병원 특성상 하루만 휴진해도 손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은 한시라도 빨리 이 사태가 끝나길 바랐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397215
[앵커]
당장 다음 주 병원 가야 하는 일이 생기면 어떡해야 할지 시민들 걱정이 많습니다. 취재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나현 기자, 만약 18일 다음 주 화요일에 빅5가 전면 휴진한다고 하면 피해가 상당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대략 4만명 넘는 외래 진료와 수백 건의 수술이 연기 또는 취소될 수 있습니다.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도 이날 휴진 결의를 보이고 있어 환자의 피해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앵커]
휴진하겠다는 말을 거둘 가능성은 없는 겁니까?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의대교수들 모두 이번 주말 사이라도 휴진 뜻을 접을 수 있다, 이렇게 말합니다.
다만,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입장인데요.
의협은 정부가 증원을 원점 재검토하고 전공의에 대한 명령을 아예 취소하면 총파업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걸로 보입니다.
사실상 정부와 빠른 협상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의협은 그렇고, 교수들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교수들 입장은 조금 더 유연합니다. 서울대교수 비대위의 경우, 전공의에 대한 각종 명령만 취소한다면 휴진 재검토도 생각해 보겠다는 겁니다.
정부는 당장 대형병원이 줄줄이 휴진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하는 만큼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정부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무기한 또는 집단 휴진이 현실화될 수 있는 건데, 그렇다면 환자는요?
[기자]
저희가 만난 분들 중엔 10년 넘게 치료받던 대학병원에서 진료 거부를 당한 난치성 환자도 있었고, 아이가 희귀 질환 진단을 받았는데 치료가 가능한 딱 한 곳의 병원에서 지금껏 조직검사도 못 받고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사태가 더 길어지면 안되는 만큼 환자들은 연일 휴진을 철회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데, 오늘(14일)은 병원 노동자들도 서울대병원 앞에서 같은 요구를 했습니다.
이들은 지금 환자 생명은 바람 앞 촛불과도 같다며 정부와 의료계의 사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397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