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개의 둥근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빛이 밝게 들어오는 모습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가장 중요한 공간이 어디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음
조명이 모두 꺼진 상태에서 더욱 부각
좌우에서 들어오는 햇빛은 태양의 위치에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빛이 들어오는 방향이 변하지만
가운데 색유리는 낮 동안 항상 안정적으로 밝게 빛나고 있음
언뜻 북향인 것 같던 성당이
내부에 들어오자 모든 게 반전되는 마법이 일어났다
이제 그럼 몇 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
가장 많은 빛을 받도록 설계된 방향이 어디인가?
집으로 치면 현관문이 북쪽에 있다고 북향집이 되나?
남향집은 현관문이 남쪽에 있어서 남향집인가?
과연 전동성당을 북향이라 볼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전동성당은 ‘남향’이 됨
남향이 좋은 이유는 딱 한가지
빛의 ‘안정성’
동향이나 서향은 앞서 말했듯이 태양의 위치에 따라 빛의 양이 계속 바뀜
시간대에 따라 때로는 너무 강렬하게 들어오고
때로는 북향만도 못한 빛이 들어옴
반면 남향은 태양이 떠서 지기까지 거의 일정한 양으로 안정적으로 들어온다
그럼 성당에서 빛이 일정하게 들어와야하는 곳은 어디인가?
전동성당에서 확인했듯, 그곳은 제대였다
성당 건축에서 가장 세심하게 고려해야될 점은 바로 색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고
전동성당은 남쪽에서 들어오는 빛을 최대로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전동성당이 북향이라는 말은 겉 껍데기의 입구가 북쪽에 있는것만 보고 하는 말이고
실제 공간 활용 측면에선 내용상으로 남향으로 설계된 건축물이라 볼 수 있음
이곳이 트랜셉트
그리고 그 유명한 색유리 장미창은 남북 방향에 가장 화려하게 만들어졌는데
(흔히 정면 파사드의 장미창을 떠올리지만 내부에서보는 남북방향 장미창에 비할바가 못됨)
그 이유 역시 전동성당의 사례와 똑같음
특히 남향의 채광을 이용해서 성당의 가장 중요한 공간을 가장 밝고 안정적으로 비추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