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갓차드에 나온 호타로의 창작요리를 살펴보면서 호타로는 요리할때 어떤 특징이 있나 살펴보면
우선 그 자체로 완성인 요리끼리 합쳐서 맛이 섞이고
여러 가지 식재료를 쓰는데 느낌이 비슷한 식재료로 조합해서 맛이 단순해지며
플레이팅을 나름 해보지만 어설픈 티가 난다
1화에 나온 오이 햄버그에 오이랑 유자, 와사비 비스무리한 것들은 전부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특유의 향으로 입맛을 돋보아주는 서브지만
그 3인방을 한꺼번에 사용해서 서로 향이 섞여 어중간해지고
주역이여야 할 햄버그의 맛이 묻힌다
최신화에 나온 슈 고기만두는
샌드위치처럼 빵이랑 고기를 같이 먹을 땐 그 자체로 맛이 강한 숙성육을 쓰거나 감칠맛을 돋보아줄 소스를 쓰지만
빵과 크림이 같은 유제품에 탄수화물 기반이라 부드럽지만 ㄴ서로 크리미한 느낌이 입에 남고
고기도 쌩고기 구운거라 텁텁합이 남아
빵과 크림의 조합을 살려낼 설탕의 단맛이 죽어 밍밍해져버림
정해진 레시피에 대해선 준수하게 따라하는 조리기술과 특이한 조합을 떠올리는 발상력은 지니지만
왜 그렇게 조리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이 재료와 조리법을 쓰면 그런 맛이 날 것이다라는 구상력이 부족한 상태
나도 정식으로 요리 배운 적은 없고 인터넷이나 영상의 레시피 보고 따라하는 야매로
어떻게 하면 호타로식 뇌절 요리법을 따라할 수 있을까 생각해서
집에서 흔히 보이고 포지션도 서로 비슷한 우유, 달걀, 밥으로 나만의 괴식을 만들어보기로 하였음
우선 노른자 2개와 흰자 하나를 냄비에 깨놓는데 시작부터 노른자 하나가 터졌다
남은 흰자는 따로 쓸 곳이 있기에 일단 다른 보울에 나둠
만약 머랭 칠꺼면 좆망한 거지만 그럴 건 아니기에 상관 없음
그 다음 끈적하게 굳히기 위해 전분가루나 밀가루를 넣는데
집에 둘 다 없어서 대신 튀김가루를 세 숟갈 놔줬음
어짜피 박력분에 베이킹소다랑 소금 넣은 정도라 별차이 없기도 하고
그리고 소금을 약간 뿌리고 거품기로 걸쭉해지도록 저어준다.
그 다음 커스타드에 넣을 우유를 꺼내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더니 마침 바나나 우유가 있어 대신 쓰기로 했다
이럼 설탕도 따로 계량할 필요 없고 바닐라향도 굳이 안내도 되서 편하긴 함
약불이나 중불에서 커스타드를 타지 않도록 저어주면서 찐득하게 굳고 바닥에서 기포가 올라오면 완성이다
그리고 더욱 더 깊은 뇌절을 위해 계란의 풍미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온천달걀을 준비하도록 하자
온천달걀을 집에서 만들 때 끓는 물 1L에 찬물 한컵을 넣은 고온수로 달걀 여러개를 10분에서 15분 간 가열하지만
컵으로 한 개씩 만들 땐 온도는 맞아도 열이 모자라서 몇번 물을 갈아줘야함
근데 이건 이미 만들어둔걸 뎁히는거라 한번만 담궜음
마침 밥통의 밥도 콩밥이라 괴식에 더욱 한발자국 가까워졌다
이제 그릇에 콩밥을 푸고 커스타드 크림을 부어준 뒤
커스타드 크림 덮밥의 완성
요리가 다 끝났으니 이제 시식에 들어가보도록 하자
역시나 맛없다
우선 바나나우유의 달짝지근함에 밥이 섞여서 기분 좋지 않은 달콤함이 느껴지고
더욱이 계란 노른자의 비린내와 우유젖내가 강조되서 비위가 상한다
거기서 바나나향이 코를 타격하니 이쯤이면 머리 아파질 지경
커스타드와 밥 간의 갓챠도 실패했고 머리가 아파지니 괴식도 여기서 끄ㅌ...
"이대로 요리를 괴식으로 끝낼 것이냐"
"갓챠를 도전해서 미식을 찾을 것이냐"
"결단해라"
간이 밍밍한 커스타드 덮밥에 소금기를 주기위해 베이컨을 쓰자
더군다나 베이컨에서 나오는 향은 계란 향과 금상첨화다
베이컨을 쓴다면 큼직하게 썰어서 굽고 싶었지만 숙성이 덜 됐고
하지 말고 약불에 오래 구워야 기름이 잘 우러나온다
기름이 뽑히는 동안 밥에 커스타드 그림을 한번 더 부어주고 섞어주자
고대로 달궈진 베이컨 기름에 반죽을 붓고 주걱을 넓게 펴서 화르륵 익혀주자
시간이 지나서 좀 단단해졌다 싶으면
커스타드 누룽지가 다 익으면 다시 그릇에 옮기고
다시 누룽지 위에 지단을 올려 수란을 곁들이면
베이컨 커스타드 누룽지 정식의 완성
이제 누릉지를 한 숟깔 퍼서 노른자를 소스마냥 찍고 베이컨을 올려 먹어보도록 하자
맛은 당연한 전보다 났지만 은근 맛이있다?!?
기름으로 튀겨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하고 우유와 계란의 부드러움이 잘 느껴짐
계란은 익혔으니 노른자향이 약해졌지만 그만큼 비위상하는 것도 덜하고
그래도 온천계란으로 다시 노른자향이 강화되고
짭쪼름한 베이컨이 밍밍함을 쓸어버린다
다만 바나나 우유를 쓴지라 당도를 조절하지 못했고
단맛과 바나나향이 괴악한 뒷맛을 남기긴 했음
그냥 우유로 해서 설탕양을 줄이면 나름 괜찮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