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하](/data/board/hot/2407/240725/250367-2407250834549045.png)
ㅎㅇㅎㅇ 오늘은 후쿠오카 여행 2일차에 다녀온 가고시마 위스키바 manosu에 대해서 리뷰해볼게.
이날은 여기저기 많이 걸어다녀서 아버지는 피곤하시다고 술을 거의 안드시고 나만 마셨음.
다녀오기 전에 갤에서 정보를 뒤져봤는데 딱히 리뷰도 없는 거 같더라고.
그럼 너는 도대체 여기를 어떻게 가게 된 거냐고 묻는다면....
여기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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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어둠으로 물드는 텐몬칸도리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그마한 골목, 식당 사이사이에 위치한 건물 하나를 찾을 수 있어.
여기가 맞나 싶어 건물 안으로 슬쩍 시선을 돌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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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의 위쪽에 달을 바라보는 고양이가 그려진 로고, 주위에 쌓인 여러 주류의 박스. 위스키 바 manosu의 입구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서글서글한 인상의 마스터가 반갑게 맞이해 주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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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체하지 않고 진토닉부터 시켰음.
나는 사실 위스키를 마시기 전에 칵테일부터 시작해서 꼬냑으로 갔다가 위스키로 정착한 케이스의 위붕이임.
유난히 집에서 칵테일을 타서 먹을 때 진토닉에서 진의 날카로운 느낌을 빼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
프로의 진토닉이 궁금하기도 했고 마침 날씨도 더워서 바로 한잔 시켰어.
진은 탱거레이(넘버 텐 말고)를 쓰셨고 병에 서리가 낀 게 보일 정도로 차가운 상태로 보관하시더라고. 이게 날카로운 맛을 빼는 비결이 아닐까 싶어.
그 동안 집에서 혼자 서투른 실력으로 먹던 투박하고 진이 삐죽삐죽 날카롭게 튀던 진토닉이랑은 다르게, 상당히 부드럽게 레몬의 상큼함이랑 솔의 시원함, 토닉의 단맛이 잘 어우러지더라고. 여기하고 라이카도 진토닉을 마셔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여기 진토닉이 조금 더 취향이었음.
진토닉을 마시는 동안 마스터랑 대화를 좀 나눴음. 사실 가고시마가 요즘에야 조금씩 입소문이 나는 것 같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 동네는 아니라서 첫 손님을 한국인으로 받는 건 굉장히 오랜만이라고 하시더라. 후쿠오카 통해서 온 건지 가고시마 직항으로 왔는지도 궁금해하셨고, 첫 일본 여행인데 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일본의 거의 최남단인 시골동네 가고시마에 1박2일을 할애한 이유도 엄청 궁금해 하셨음.
내 대답이야 뻔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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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증류소, 그리고 음식'
대가리에 먹고 마시는거 밖에 없는 '일본 초행 옆나라 학식알중'의 대답을 들은 마스터의 화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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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쟈나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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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알아주다니....오늘은 긴 밤이 될 것 같구만....
근들갑은 때려치우고, 진토닉을 다 마셔 갈 때 오늘 마실 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했음. 오늘도 주문은 버번캐. 마스터한테는 추가로 핵과류, 열대과일, 플로럴, 시트러스 엄청 좋아한다고 말씀드렸음. 카노스케 위톡한정보틀 어제 진짜 맛있게 먹었다고 말씀드리니까 바로 하나 꺼내주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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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bin's vase 라는 바의 5주년을 기념한 보틀이라고 함. 바로 먹어보자...
n - 플로럴, 꿀, 복숭아, 청사과, 살짝의 라무네향(개인적으로 어린 스피릿에서 난 이 느낌을 받는 거 같음, 카노스케 스피릿이 특히 그런거 같기도 하고)
p - 과일이 강함. 복숭아, 청사과, 꿀, 약간의 감칠맛(사람들이 카노스케 장맛난다고 하는 이유가 뭔지 알 것 같음)
개인적 추천도 4.3/5
마스터왈: 카노스케 엄청 입에 맞나봄... 증류소 갈 예정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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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요](/data/board/hot/2407/240725/250367-2407250834549671.png)
여행일자 7/16~20....겨울엔 간다 진짜... 츠누키는 또 가고 카노스케도 가고 신도랩도 가볼거야...
암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못가는건 어쩔 수 없는 거고 술이나 마셔야지...
마스터한테 다음 잔으로 부탁드린건 '산미가 강한 위스키'.
도대체 뭐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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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스 위톡한정 보틀 나오셨다.
n - 꿀, 레몬, 오렌지 제스트, 약간의 자두, 알코올이 좀 치는 편
p - 전반적으로 노트랑 팔레트랑 비슷함. 꿀, 레몬, 오렌지. 3년 숙성이라 그런지 알코올이 좀 치고 어린스피릿 특유의 라무네/진 사이 그 어딘가가 피니시에서 잡힘.
주관적 추천도 3.7/5
공교롭게도 계속 일위만 마시는데, 마스터도 이게 신기하셨는지 일본 위스키에 관심이 많냐고 물어보시더라.
![10](/data/board/hot/2407/240725/250367-2407250834549143.png)
관심은 많지만 돈이 읍써요....
한국 주류시장에도 관심이 있으신지, 일본은 여기저기 증류소도 요새 생기는 편이고, 니혼슈나 쇼츄 만드는 양조장/증류소에서 위스키 쪽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위스키 증류소가 혹시 있는지도 물어보셨음. 대충 기원이랑 김창수위스키라는 증류소는 한국에서 만드는 위스키로 알고 있고, 골든블루라는 큰 회사 있는데 얘들은 원액을 만드는지 받아오는지는 모르겠다고 말씀드렸음.
그렇게 계속 얘기를 나누다가 소주 얘기가 나왔음. 아는 위붕이들은 알겠지만 가고시마는 이모쇼츄라 해서 고구마소주가 유명함. 나도 여기랑 소주 바 중에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여기로 결정 한 거기도 하고....
마스터가 여기 왔으면 고구마소주는 꼭 먹어보라고 해서 하나를 꺼내 주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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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거 처음에 병 모양 보고 츠누키 싱캐인줄 알았음. 그런데 쉐리캐 10년 숙성 이모쇼츄더라.
n - 노트가 강하진 않았음. 살짝의 은은한 누룩향, 건포도, 익힌 탄수화물에서 올라오는 은은한 달달함
p - 쉐리 캐릭터가 엄청 강하지는 않았음. 오히려 은은하게 나타나는 정도? 약간 화요인데 건포도랑 아카시아 꿀 느낌이 첨가된 것 같았음.
주관적 추천도 3/5
암튼 소주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마스터는 한국 소주라고 하면 참이슬 밖에 경험이 없다 하셨음. 참이슬은 전통 방식이라 보기는 힘들고 한국 전통식 소주는 따로 또 있다고 말씀드리니 그거랑 참이슬이랑 캐릭터가 많이 다른지도 물어보시더라.
???:오늘 직접 마셔보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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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한 위붕이들의 갈고리핑이 찍힐 거 같은데, 배경을 얘기해주자면, 출국 전에 면세점에서 화요 세트를 샀음. 마음에 드는 바가 있으면 거기 주인장한테 하나 선물하려고. 사실 뭐 바라고 주는 건 아니었고, 그냥 아버지랑 둘이서 첫 여행인데 좋은 기억 남겨줘서 고맙다고 한 병 드렸음. 마스터도 바로 한잔 하시고 엄청 부드럽다고, 쌀 씹을 때 단맛 같은 게 누룩 향이랑 올라오니 너무 좋다고 하셨음. 참이슬이랑 비교하는 건 실례였다고 하시면서 마음에 들어하시니까 나도 기분이 좋더라.
그렇게 화요를 즐기신 마스터가 주섬주섬 바틀을 하나 꺼내오시더라고. 본인 최애보틀인데 한잔 서비스로 주시겠다고.
서비스 한 잔은 아버지 드렸고 나는 하프로 주문해서 마셔봤음.
![](/data/board/hot/2407/240725/250367-2407250834542590.png)
마스터의 최애보틀은 하트브라더스 링크우드26 쉐리였다.
n - 건포도, 베리, 살구잼, 바닐라. 알콜 튀는 것 1도 없이 엄청 부드럽고 달콤한 향.
p - 꿀, 살구, 황도복숭아, 살짝 토피
주관적 추천도 4.7/5
아 풀샷으로 시켰어야하는데... 아직도 후회가 되네...
![70](/data/board/hot/2407/240725/250367-2407250834547365.png)
다음 보틀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눈에 마르스 르파피용이 들어오더라.
![](/data/board/hot/2407/240725/250367-2407250834545429.png)
마르스 르 파피용 버번캐스크
n - 살짝의 스모크, 피트, 레몬, 꿀
p - 약간의 복숭아, 레몬, 피트, 살짝의 짭쪼름함, 꿀
주관적 추천도 4.2/5
싱글벙글 위스키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2시간 넘게 여기서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음. 다음날 아침 츠누키에도 가야 하고 아버지도 피곤해 하셔서 마지막 잔을 선택해야만 하는 시간이 와버렸음....
![충격](/data/board/hot/2407/240725/250367-2407250834548376.png)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 꽤나 술을 마셔서 적당한 캐릭터의 위스키로는 즐기기가 힘들 것 같더라고.
오늘의 마지막 주문.
마스터.... 피날레로 '폭력적인 맛'의 위스키를 오스스메 부탁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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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캇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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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board/hot/2407/240725/250367-2407250834548886.png)
폭력적인 맛의 옥토모어 10.1 등장
n - 첫인상은 상당히 너티함. 땅콩,아몬드. 잠깐의 시간 후에 느껴지는 건 꿀, 바닐라, 레몬, 스모키, 피트.
p - 옥토모어다운 강력함. 입안에서 스모키함이 계속 머무름. 꽤 달달한 편. 바닐라, 꿀, 시나몬토스트크런치 살짝 첨가, 오크
주관적 추천도 4/5
옥토모어까지 즐기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음. 마스터는 정문까지 우리를 바래다 주셨고, 츠누키 가면 꼭 바에 들려서 이것저것 많이 먹어보라고 하시며 내일의 여정에 행운을 빌어 주셨음.
돌아가는 길에도 즐거웠던 바 manosu에서의 시간이 입안에서 맴도는 옥토모어의 여운처럼 계속 생각나더라.
위붕이들이 궁금해 할 거 같아서 가격도 찍어봤음.
![](/data/board/hot/2407/240725/250367-2407250834543391.png)
정보) 가격이랑 마스터 화요짤은 디시올려도 된다고 허락맡음.
![블바](/data/board/hot/2407/240725/250367-2407250834542498.png)
다음에는 3편 츠누키 증류소 방문기로 돌아올게~
1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hiskey&no=942318
가고시마여행기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hiskey&no=942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