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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이타비 해변(고토 나카도리)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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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에 섬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있는 내내 비만 온 것도 아쉬우니까 마지막으로 도자키 천주당이라는 곳을 첫차 타고 스피드런해보자.

정류장에서 도자키 성당까지 대략 1km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 1km를 5분 내로 뛰어야 해서 개힘들었음;;

돌아가는 버스가 15분 뒤에 오기 때문에 5분(가서) 5분(보고) 5분(돌아가야) 나눠야 계산이 맞았기 때문에 진짜 존나 뜀ㅅㅂ

근데 뛰는 내내 내 옆에 위와 같은 풍경 쫙 펼쳐지니까 기분은 좋더라. 바람도 세게 불고, 물도 적당히 썰물이고...

드디어 도착한 성당. 구경도 스피드런해야 하는게 아쉽지만 그게 깡촌 여행의 룰이다. 버스 시간표를 이겨먹거나 굴복하거나.

메이지 정부에 의해 1873년 천주교 금지령이 해제된 후 일본에서 최초로 지어진 공식적인 성당(오우라 천주당은 해제되기 전에 지어짐)으로, 1879년에 목조 건물이 자리잡고, 지금의 건물은 1908년에 완공됐다. 일본의 26위 성인 중 고토 출신인 요한 고토에게 봉헌하던 곳.

현재는 주요 취락(아까 1km 존나 뛰어온 거기)이 밖으로 옮겨 가기도 했고 이미 외딴 곳에 있다 보니 성당의 기능을 거의 잃고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음.

붉은 벽돌, 1908년 완공, 凸모양의 성당... 눈치챘는가? 하지만 여기는 요스케 테츠카와의 작품은 아니고, 그가 스승으로 모시던 노하라 요키치가 설계한 성당이다. 조수로 참여하긴 했음.

주변에 작은 공원이 있어서 이곳 저곳 둘러볼만 할 것 같지만, 아쉽게도 다시 뛰어야 한다. 여기서 버스를 놓치고 싶지는 않기 때문;;

그 와중에 돌아가는 버스의 매표기가 고장나서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하게 됨. 이거 쵸럭키잖아~

고토 근방은 바다가 아주 푸르다.

언제나 설레는 이 기분...

1시간 정도 페리를 타면 도착한다. 나카도리 섬의 남쪽, 나라오 항이다. 여기는 신카미고토초라는 별개의 자자체가 맡고 있어서 마스코트부터 다른 걸 알 수 있음.

실제로 문화적으로도 묘하게 다른 편. 고토 번과 히라도 번이 찢어서 통치하고 있기도 했고, 후쿠에보다 산세가 험해서 신자발견 이후에도 숨어 살던 키쿠레키리시탄의 비율이 압도적이기도 했다. 지금도 약간 묘하게 남남 분위기였던거 같음.

화산 활동이 미비한 고토 열도에서도 특히 활동이 적은 나카도리 섬이지만 나라오 항 앞에는 무료 유황 족욕탕이 있다. 그마저도 함유량이 적은지 유황 냄새는 진짜 옅게 난다.

아마 고토 열도 전체에서 화산 온천이 나오는 건 나라오 뿐일 거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좀 담구고 있자.

여기 앉아서 기다릴 순 없잖음...

나카도리 섬은 몇번 강조하지만! 신카미고토초에 속해 있다. 그래서 고토 시영버스가 다니지 않고, 히라도의 산코버스가 운행하고 있는데, 버스부터 그나마 본토스러운 느낌도 나고, IC카드도 호환되고, 노선과 시간표도 합리적으로 짜여있는 편이다.

후쿠에 섬과 비교하면 오히려 여행 난이도가 조금 낮은 편.

언덕 아래로 보이는 타카이타비 해변이다. 여기 갔을 때가 3월 초인데 바다 색깔ㄹㅇ 실화임?? 진짜 엄청 경치좋은 동네다.

하나의 포스터 같은 구도다. 동백꽃도 화면에 들어오고, 푸른 빛 바다와 야자수가 예쁘게 잡혔다.

타카이타비에도 성당이 있다. 사실, 후쿠에보다 나카도리에 성당이 더 많은 편인데, 내가 알기로는 이 섬에만 성당이 100채가 넘어갈 거다. 성당이 초등학교보다 많을 거임;;

다니는 성당마다 약간의 공예품을 무인 가판대에 팔고 있음. 나는 열성적이진 않아서 쓸일이 없지만 할머니가 나름 골수 있는 신자셔서 가는 성당마다 지역에 기부도 할 겸 이것저것 사고 있음.

아무튼 새하얀 벽과 입구의 지쟈스가 인상 깊은 성당이다.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작은 폭포가 바다로 흐르고 있음.

근처에 성당이 하나 더 있으니, 바람을 즐길 겸 좀 걸어보자.

생각보다 산세가 험하다. 2km 남짓 이동하는 건데 1시간 정도 걸림;; 이러니까 여기서 키리시탄들이 숨어살지;;

사진찍기 아주 고약한 위치에 있는 이 성당은 후쿠미 성당이다.

凸모양... 붉은 벽돌... 1913년 완공... 사실 공식 정보는 못 찾겠지만 아마도 요스케 테츠카와와 관련이 있을 거다. 내부가 인상 깊기는 한데 아무도 없어서 사진 찍을 허락은 못 구했다.

수도원으로 알고 있다. 타카이타비는 아마 성수기에는 좀 관광지 느낌이 날텐데, 여기는 그런 느낌이 아예 없다.

터키석 빛깔 바다가 초목을 뚫고 비춰지는 이 느낌... 어떻게 사진이나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걍 감탄함

약간 일본 시골스러운 풍경에 십자가가 다닥다닥 박힌 풍경은 고토에서만 경험할 수 있을 거임. 생각보다 크게 다른 게 없음에도 신기한 풍경

첫 관광도 마쳤으니, 본격적인 나카도리 섬 여행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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