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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와 애플 이야기 (2편).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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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와 애플 이야기


1편





지난 1편에 이어 2편은 애플의 초기 시절 잡스 이야기부터다.


1편의 그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지나친 완벽주의에


예술과 기계를 동시에 잘 다뤘으며


사람을 뭉개는 것 쯤은 제품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라는 인성에


그럼에도 마법같이 직원들을 그의 팬으로 만들고 꿈을 이루게 해주는 리더이자 천재였다.



그리고 울보다.




26. 진정한 예술가는 단순화에 목숨 건다.



<조금 리모델링된 아이클러 주택>



잡스는 아이클러가 지은 주택 일대에서 자랐고 단순하고 깔끔한 주택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자동차 엔지니어인 아버지로부터 정교한 디자인 이야기를 즐겨 듣기도 했다.


그래서 잡스는 깔끔한 로고와 산뜻한 제품이 애플의 차별화 요소라고 믿었다.




<바우하우스>



잡스는 1983년 애스펀 디자인 컨퍼런스에서 우중충한 소니 스타일은 지고 


깔끔한 선과 형태를 활용하는 건축가 바우하우스의 스타일이 뜰 것이라 예측했다.


"우리는 하이테크 제품을 아름다운 백색 제품으로 만들고 작고 깔끔한 패키지에 담을 겁니다."



"우리는 매우 단순한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실제로 뉴욕 현대 미술관에 전시될 만한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 운영, 제품 디자인, 홍보, 이 모든 것이 한 가지로 귀결됩니다.


단순하게 가자. 정말로 단순하게."



이후 애플의 슬로건은 유지된다.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또한 잡스는 내부의 아름다움도 빼놓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볼 일이 없는 컴퓨터 회로 기판을 보고 잡스는 말한다.



잡스 : 메모리 칩들이 너무 추하잖아. 선들이 너무 달라붙었어.



엔지니어 : 누가 본다고 그러나요? 잘 작동되기만 하는데요.



잡스 : 박스 안도 아름답게 만들어야 해.


훌륭한 목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장롱 뒤쪽에 저급한 나무를 쓰지 않아.




27. 대기업 IBM에게 도전장을 내밀다.



잡스는 맥 팀과 함께 컴퓨터 회사 IBM의 PC 하나를 분해해보고 그들의 컴퓨터는 저질이라는 것을 알았다.


애플은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IBM, 잘 만났다. 진심으로."



하지만 불행히도 매킨토시는 IBM 뿐만 아니라 애플의 다른 컴퓨터 '리사'도 경쟁자로 만들었다.


리사 팀의 다혈질 엔지니어 리치 페이지가 맥 팀에 벌컥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잡스가 리사와 애플을 망치고 있어!"



실제로 매킨토시는 리사와 애플 2 모두와 호환이 되지 않았다.


당시 사장 스콧이 쫓겨난 후 책임자가 부재한 애플은 고삐 풀린 잡스를 통제할 방법이 없었다.




28. 엔드투엔드 통제



호환성 문제는 잡스의 철학적 요인때문이었다.


'진정한 컴퓨터는 하드웨어(기기)와 소프트웨어가 밀접하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에 적합하게,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적합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회사들의 하드웨어(기기)에서 구동될 수 있다.


그러나 맥의 운영체제는 애플의 하드웨어에서만 돌아간다.


모든 것은 하나로, 이것이 애플의 '엔드투엔드' 시스템이다.



이는 애플의 차별화 전략이 됐다.


잡스의 시스템은 잡스만의 것이며 완벽주의인 그가 모든 것을 통제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또한 잡스의 통제 본능때문에 소비자가 그의 제품을 만지작거리며 수정할 수 없게 만들어놓았다.


매킨토시 케이스 속의 머더보드에도 접근할 수 없으며, 아예 일반적인 드라이버로는 케이스가 열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매킨토시 운영체제를 쓰려면 하드웨어(기기)도 사야 한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IBM 세상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임을 의미하기도 했다.




29. 게릴라 정신과 잡스의 해적단



잡스의 권력과 매킨토시 팀이 점점 커지자, 구석에 자리잡았던 그들은 애플 본사 건물로 이전했다.


잡스는 채용 과정도 통제하기 시작했다.


창의적이고 똑똑하며 반항적인 사람들을 영업하는게 그의 목표다.


잡스는 예기치 못한 질문을 하며 지원자의 대처 능력을 살핀다.


보수적인 지원자들에게는 첫 성 경험이 언제였냐고 물어보며 희롱하기도 했다.


지원자가 우물쭈물하면 잡스는 '고르륵 고르륵'하는 칠면조 소리를 흉내내며 놀렸다.



한편 잡스는 맥 팀을 이끌고 수련회로 놀러갔을 때 그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발표한다.


"타협하지 마라"


"잘못된 제품을 출시하느니 일정을 어기는 게 낫다."


"출시 전까지는 완성된 게 아니다."



그리고 맥 팀은 고귀하다고 강조하며


"여정 자체가 보상이다."


실제로 그의 충실한 직원들은 힘들면서도 '인생에서 가장 신났던 일'이라고 밝힌다.




30. 스컬리를 만나다.



한편 스콧 사장이 쫓겨난 후, 임시 사장직을 맡고 있던 공동 창업자 마쿨라는 잡스의 갈등 중재자 역할에 신물이 난 상태다.


그는 하루 빨리 새로운 적임자를 찾으려고 했다.



그러자 잡스는 다시 권력을 잡기 위해 자신의 꼭두각시 사장을 먼저 앉혀놓을 생각을 한다. (반항아이면서 동시에 권위를 좋아하는 모순적인 잡스였다.)


펩시의 부문 사장인 존 스컬리를 포착,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습니까?"라고 회유하면서 그를 영입시켰다.


잡스는 사장이 된 스컬리에게 천생연분이라면서 달콤한 말로 홀랑 넘어가게 하고 함부로 자기에게 대들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의 관계가 차가워지면서 크게 충돌한다.


매킨토시 가격 책정 문제였다.


잡스는 이윤보다 세상을 바꿀 제품을 내놓는 신념이 먼저였다.

하지만 스컬리는 추가 마케팅 비용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 결국 기존 책정 가격보다 500달러 더 높은 2,495달러로 결정했다.


잡스는 25년 후에도 부글거리면서 말한다.


"바로 그 비싼 가격때문에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세상을 지배한 것이에요."




31. 이 새대 최고의 광고가 탄생하다.



빌 게이츠와 잡스는 처음에 협력 관계를 맺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용 워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주었지만 동시에 IBM PC를 위한 운영체제의 수익도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한다.


후에 애플 3와 리사가 실패하면서 IBM PC가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마소도 따라 성공하면서 애플의 경쟁자가 되었다.



압박을 받는 매킨토시를 위해 잡스는 분주해진다.


그는 매킨토시 출시와 관련해 세상에 선보일 혁명적인 광고를 만들 계획이었다.


"천둥소리와 같이 사람들의 발길을 단번에 멈춰 세우는 무언가를 원했습니다."



잡스는 뛰어난 광고 책임자 리 클라우를 만났다. (둘은 30년간 관계가 이어진다.)


잡스와 클라우는 멋지고 반항적인 영웅(애플)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사악한 독재자(IBM)에 맞선다는 메시지의 광고를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잡스의 반항아적 신념을 세상에 다시금 확인시켜 줄 희대의 광고 '1984'가 탄생한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패러디로, 소설은 사람들이 독재자 빅브라더에게 자유를 뺏긴 디스토피아의 내용이다.)


1984년 1월 24일, 디엔자 대학교에서 열리는 애플 주주총회에서 매킨토시 출시 발표와 함께 틀 영상이다.


하루 전부터 조명과 프레젠테이션, 모든 것이 잡스의 주도 하에 하루종일 리허설을 하고 준비해온 발표의 시작이다.



강당의 2,600명 관중이 잡스와 스컬리의 주주총회 발표 내용을 모두 듣고 어두워진 조명의 무대에 잡스가 다시 등장했다.


잡스의 연설이 고조된다.


"IBM은 모든 걸 독차지하려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IBM의 지배를 피해 애플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미래를 자유롭게 해 줄 유일한 기업은 애플뿐이기 때문입니다.


IBM은 애플에게 총을 겨누기 시작합니다. 과연 조지 오웰의 예견이 옳았던 걸까요?"



무대는 암흑으로 변하며 '1984' 광고가 상영되었다.





광고가 끝나자 강당이 떠나갈 듯한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매킨토시의 모습>



매킨토시 시연이 시작되고 마치 사람이 손으로 직접 쓰는 듯한 "혼을 빼놓을 만큼 뛰어난"의 문구가 천천히 나타났다.



경험해본 적 없는 멋진 그래픽에 청중들은 숨을 죽이거나 헉 하면서 집중했다.


이어서 다양한 폰트, 문서, 차트, 그리고 잡스의 얼굴 옆 말풍선에 매킨토시가 담겨 있는 그림도 등장했다.



그리고 사상 최초로 컴퓨터가 전자음을 내며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매킨토시입니다. 가방에서 나오니 기분이 좋군요."


"저는 연설에 익숙하지 않지만 IBM을 보니 격언이 떠오르는군요. '손으로 들 수 없는 컴퓨터는 절대 믿지 말라.'"


"저의 아버지와 같은 분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겠습니다. 스티브 잡스입니다."



강당이 떠나갈 듯한 환호와 박수갈채, 휘파람에 잡스는 미소를 지었다.


감정이 벅차올라 잡스는 목이 메였고 청중석의 박수는 5분 가까이 계속되었다.


애플의 맥 시리즈는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맥의 탄생까지는 잡스의 격한 언행때문에 상처받은 이들도 많지만, 잡스가 없었다면 어느 누구라도 매킨토시를 창조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기자 하나가 어떤 방식으로 시장조사를 했느냐고 잡스에게 묻자 그가 코웃음 치며 이렇게 답했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시장조사 같은 걸 하고 전화를 발명했습니까?"




31.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1985년도의 빌 게이츠>



이 둘을 소개하면 이렇다.


게이츠와 잡스 모두 야망을 품었다.


게이츠의 사고방식은 잡스보다 더 실용적이고 체계적이다.


반대로 잡스는 직관적이고 낭만적이었다.



게이츠는 눈 마주치는 것을 어색해했지만 잡스는 강렬하게 사람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또한 게이츠는 계산적인 사업가로 마소의 윈도우와 소프트웨어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반대로 잡스는 타협하지 않는 예술가로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말끔한 패키지로 만들었다.



그들은 서로를 폄하했다.


잡스 : 빌은 미적 감각과 상상력이 없고 뭔가를 창안한 적도 없어요.


게이츠 : 잡스는 뻔뻔하게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도용하기만 했지요.



당시 게이츠는 아직 잡스의 신하였다.


1984년 애플의 연 매출은 15억 달러에 달했지만 마소는 고작 1억 달러였다.


마소는 매킨토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협업했다.



하지만 강력한 무기인 워드와 엑셀은 마소가 쥐고 있었고


잡스는 게이츠와 손을 잡으면서도 견제를 하는 불편한 관계를 이어나갔다.



1983년 1월, 애플의 매킨토시 출시를 예정으로 마소 소프트웨어의 1년 독점계약을 따냈지만


매킨토시 출시가 1년 연기되고 1984년에 출시하자 마소는 맥의 인터페이스를 모방해서 만든 새로운 윈도우를 IBM에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잡스는 게이츠를 불러 이틀 동안 꾸짖었다.





잡스 : 당장 게이츠 오라고 해!



게이츠는 호다닥 달려왔다.




게이츠 : 저 불렀어요?




잡스 : 우리끼리만 놀기로 계약했잖아. 우리꺼 디자인도 훔쳐가고 다른 놈과 바람피고 이런 식으로 통수치기야? 난 너 믿었는데.




게이츠 : ㅎㅎ ㅈㅅ 근데 님이 뭘 할 수 있는데?



이후 법정은 마소의 손을 들어줬다.


매킨토시의 출시 연기때문이었지 실제로 마소는 계약을 문제없이 이행한 셈이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모습과 느낌'도 법적으로 보호하기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마소는 이후 윈도우로 시장을 지배하고 승리자로 남는다.


혁신적인 제품이 꼭 이긴다는 법은 없다.




2편 끝


욕심때문에 1편을 엄청 길게 썼는데 정보전달력이 떨어지는 거 같아 반성하고 이번부터 더욱 요약해서 개선하겠다.


다음 3편은 잡스의 내리막길 이야기다.



『스티브 잡스 - 월터 아이작슨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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