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반도 넘어 다리 하나를 건너면 나오는 작은 섬 하나.
어린 사슴을 닮았다 해 이름 붙여진 '소록도'입니다.
지난 2009년 소록대교 개통 이후 연간 30만 명이 넘게 찾아왔지만,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코로나19로 막혔던 소록도 출입이 4년 만에 풀리면서 시민 누구나 소록도를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감염병의 하나인 '한센병'에 걸린 환자들을 강제격리했던 아픔이 담긴 역사적 장소이기도 한 소록도.
소록도에는 한센인들이 겪은 애환의 역사가 서려 있습니다.
한센병 박물관에서는 한센병을 앓은 주민들의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40년 넘게 한센인을 돌본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와 지난해 선종한 마가렛 간호사의 숭고한 희생 정신은 섬 곳곳에 깊이 배어 있습니다.
중앙공원에서는 동백과 매화 등 500여 종의 식물과 아름다운 남해의 바닷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때 6천 명 넘는 한센인들이 소록도에 살았지만, 현재는 한센병을 극복한 주민 360여 명만이 소록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들은 4년 만에 찾아온 손님들을 반기면서 소록도를 단순히 관광지로 바라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합니다.
[박형석/소록도 주민자치회장 : 관광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어른들이 어렵게 힘들게 일군 땅이라고 생각하시고 역사를 배워 가는 그런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벌써 전국 각지에서 역사의 흔적을 찾는 발길이 이어집니다.
[배미라/경기도 양평군 : 너무 아름다워요. 아름답다는 소리를 듣긴 들었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계속 감탄하면서 왔거든요. 근데 너무 슬픈 역사가 있어서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가슴이 아픕니다.]
치유와 희망을 상징하는 땅으로 거듭난 소록도가 다시 시민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