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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3박 4일 은둔캠핑 후기(씹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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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휴엔 동해 캠핑장에서 3박 4일을 은둔했다.

한 두달쯤 전부터 울릉도를 갈까 일본을 갈까 고민만 거듭하다 결국엔 동해로 오게 됨.
일도 일이고 다음달 준비중인 자격증 시험도 있어서 일본은 커녕 울릉도 배편 예약하고 일정 짜는 것 조차 골아프고 사치로 느껴졌음.

다행히 동해에 자리가 널널한 캠핑장이 있어서 맘편하게 예약하고 놀고 먹고 할 수 있었다.
이번 후기는 시간 순이 아니라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써 보겠음.

1. 드라이브

내가 사는 파주에서 삼척까지는 대략 300km 정도 거리.
갈때는 고속도로로, 올때는 국도를 절반이상 섞어서 다녀왔다.

몇년 전 생긴 양양고속 덕분에 300km 거리를 과속없이 3시간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었다. 일반도로 비중이 10%도 안되더라.
이런 운전은 재미는 하나도 없음.. 동해 구간에서 잠깐 탁 트인 바다 전망이 보였을 뿐, 그 전까지는 계속 도로-터널을 반복하는 지루한 코스였음.

반면 돌아오는 길은 설산 풍경을 보며 꼬불꼬불한 옛길을 달리는 낭만코스였다. 명절이라 톨비도 무료지만 노잼고속도로보다는 이런 국도가 더 좋다. 삼척에서 원주까지는 국도를 타고서 전망 좋은 곳이 있으면 잠깐 쉬어가면서 드라이브함.

2. 텐트 피칭과 세팅

저번에 올린 세팅 소개글이 실베 가서 개처럼 두들겨 맞았더랔ㅋㅋㅋ 걔들은 왜 글을 안 읽는거냐.. 난데없이 야산에 멋대로 텐트치고 집짓기 놀이하는 정신병자가 되어버림..

나의 오토캠핑은 한마디로 어른들의 소꿉놀이라고 할 수 있음. 백패킹이나 자전거 캠핑했을 때보다 이런저런 캠핑 소품들 세팅해서 사용해보고 야외에서 요리해먹는 걸 더 즐기게 되더라고.

이번 캠핑장은 특이하게도 데크인데 데크팩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환경이라서, 주변의 놓여있는 보도블럭과 혹시 몰라 챙겨온 끈으로 피칭을 함. 이렇게 작은 난관을 극복하는 것도 캠핑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3. 개와 고양이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마주친 강아지. 캠핑장에서 기르는 녀석임. 얘가 진짜 웃긴겤ㅋㅋㅋ 나보고 바로 으르릉 거리더니 체크인 끝내고 나오니까 갑자기 꼬리 흔들더랔ㅋㅋㅋ 여기 캠장은 화장실이랑 주차장 출입할때 카드키 사용하는데, 그거 냄새 맡고서 손님인지 아닌지 판별한 거 같음. 여튼 눈치 빠른 거 보니까 다 크면 천재견 될 것 같음.

여느 캠핑장처럼 여기도 고양이가 있음. 한 다섯마리? 이놈들 데크에서 막 눈치 보더니 나중에는 텐트 안까지 들어오더라. 사람들이 다들 잘해주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정문으로 들어오고 정문으로 나감. 귀엽게 생긴 거 하나 믿고 선넘는 민폐 짐승새끼들..ㅂㄷㅂㄷ

4. 먹은 것.

뭘 먹을지 정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임. 평일 점심시간 뿐만 아니라 캠핑에서도 그렇다. 자전거 캠핑으로 여핼 할때는 이갈 신경 못써서 5박하는 중에 8번 정도는 라면만 먹은 것 같음ㅋㅋㅋ
설이니까 명절음식 컨셉으로 해보려다가, 전같은 건 반죽하는게 너무 귀찮을 것 같아서 떡국만 하는 걸로 타협함.

캠핑장에선 집에서 먹는 것보다 20%는 더 맛있다. 이 법칙은 이번 캠에서도 유효했음. 개똥손인 내가 만든 냄비 바베큐나 떡국이 웬만한 식당 음식들이나 집밥 보다 맛있더라고.

5. 야외활동

은둔컨셉이었지만 틈틈히 야외활동도 함.

이 캠핑장 바로 옆에는 덕봉산이라는 조그만 섬같은 산이 있는데 높이 50미터 짜리 산이라 20분이면 다녀올 수 있어서 점심 먹고 한번씩 다녀왔다. 전망이 좋은 곳임. 밤되면 산책로에 조명 쏴줘서 밤에 다녀오기도 좋겠더라.

그리고 한바퀴 도는데 대략 3km쯤 되는 해안 숲 길 산책도 하고 해안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도 타고 다님.

간만에 드론도 날려봤다.

6. 그 밖에 본 것들.

그래도 설이니까 귀찮아도 일출은 한번 보러 나갔고, 돌아오는 길에는 두타산 설경과 섶다리 풍경도 보고 옴. 섶다리 눈 쌓여 있었음 더 멋있었을 텐데 좀 아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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