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두어 꼬리가 아직 남아있다
이걸로는 뭘 할거냐면
사케 넣은 술찜(사카무시라고 하던가)을 할 거임
대충 저런 야채 구성으로 해서 바닥에 다시마 깔고 재료 얹은 뒤 소금 뿌리고 사케는 바닥에 국물이 생길 정도로만 끼얹어주면 됨
사케는 내가 잘 몰라서 그냥 간바레오또상 그거 넣었음 요리할 때는 그걸로도 충분한듯
접시채로 15분 정도 찌면 끝
완성
사실 이거 능성어로도 만든 적이 있어서 별 기대는 안 했는데
진짜 존나게 맛있다 옥돔 종류는 무조건 이 술찜은 해먹는거 추천함
살이 입자가 고우면서도 탱글탱글한 희한한 느낌인데 갑각류 맛이 나고 엄청 기름짐 심지어 꼬리살인데도
아쉬운 건 사케를 너무 조금 넣어서 국물이랄게 별로 없었음
복어처럼 펴서 세로로 얇게 썬 뒤에(이게 돌돌 말리니까 펴기가 꽤 귀찮음)
야채 넣고 초고추장+간장+참기름+설탕+참깨 조합에 무쳐먹는다
저번에 띠볼락 껍질로 했었는데 이것도 개꿀맛임
남은 재료를 이제 따져보면 일단 갑오징어 먹물(냉동시켜 놓음)
그리고 갑오징어 다리 및 기타 잡다한 부위들이다
여기서 한 가지 요리를 생각해냈는데
양파 당근 셀러리 (미르푸아였나 그거) 넣고 육수 우림
모시조개 육수도 조금 들어감
이건 뭔 육수냐면
먹물 빠에야(아로즈 네그로) 육수였다
양파 피망 볶고 거기에 토마토 페이스트 볶고 빠에야 시즈닝이랑 먹물이랑 쌀 넣어서 볶다가
육수 부어준 상태임
잘 섞이면 그때부터 절대 젓지 말고 바닥에 안 들러붙게 팬만 살짝 흔들어가면서 쌀을 익히면 됨
완성...했을 시간인데 어째 쌀이 뒤지게 안 익는다
분명 내가 참고한 외국 레시피에서는 그냥 이대로 뚜껑 안 닫고 계속 끓이고 끝내던데
쌀 차이인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한국 쌀로 할 때는 무조건 뚜껑 덮어야 하는거더라
하도 안 익으니까 오븐에 넣고 별 ㅈㄹ을 다 했는데
결국 뚜껑 덮고 나서야 쌀이 익었음
문제는 늦게서야 깨달았던 터라 바깥쪽은 누룽지(소까랏인가 뭔가 그거 만드는게 포인트라고 하더라) 수준이 아닌 숯덩이가 된다는 것
결국 두 번째 쌀 요리마저 기어이 대차게 말아쳐먹고야 말았다
안 탄 부분은 꽤 먹을만 했음ㅋㅋㅋ
색깔만 봐도 알겠지만 국물 감칠맛이 진짜 끝내준다
이제 남은 건 이 둘뿐
위에는 갑오징어 입이고 밑은 간임
갑오징어 부리만 뺀 후 입술살(?)은 토치로 구워서 맥주 안주로 먹음
갑오징어 간은 소금에 하루 정도 파묻어서 절여두면
이렇게 꾸덕하게 변하는데 이거 내용물 긁어낸 거랑 소금에 절인 오징어 살이랑 섞으면 그게 일본식 오징어 젓갈 이카시오카라임
어차피 소금에 절였고 물기도 빠진 거 걍 이대로 보관하자 싶어서 그대로 랩에 싸서 아직까지 냉장 보관중임
마지막 보너스로 부모님이 마트 가셨다가 주워오신 a급 해삼
사이즈도 사이즈인데 상태가 너무 좋았음
바로 썰었다
전복 썰듯이 계단형 단면으로 썰었는데 문제는 몸을 자유자재로 변형 가능한 해삼이라 단면이 금방 없어져버림
이게 진짜 맛있다
뻘 잘 제거하고 소금에 절인 해삼 내장
주황색 포도같이 생긴 해삼 난소(아직 산란철 아니라 양은 별로 없음)랑 딱 한 줄기 나오는 해삼 장을 식용할 수 있는데
살이 단단한 흰살 생선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개인적으로 느낌
나처럼 이거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저 양만으로도 밥 한공기 가능함 ㄹㅇ 간장게장 이상 급의 밥도둑임
암튼 요약하면
감성돔 지금 완전 맛있는데 제철 막바지라 서둘러야 할 것 같고
옥두어 얘 옥돔에 묻혔을 뿐이지 의외로 존나맛있는 어종임 옥돔을 아직 직접 잡아보진 않았는데 옥돔보다도 맛있을 것 같은 느낌임
활갑오징어는 보이면 무조건 사라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