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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스위치
도라에몽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에피소드이자 도구 중 하나로
누군가를 보거나 이름을 부르면서 버튼을 누르면 그 존재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게 되는
아이들을 위한 사회 풍자적 요소가 담긴 도구 중 하나다
시작하기에 앞서 가벼운 정보로
독재 스위치는 일본어로 独裁スイッチ(독재 스위치)가 아니라 どくさいスイッチ(독재 스위치)라고 적는다
아이들도 이해 할 수 있게 어려운 한자가 아니라 히라카나와 카타카나를 쓰는 만신의 배려와
독재의 일본어 발음 도쿠사이를 이용해 아주 냄새나는 스위치로도 읽을 수 있게 하는 깔깔유머가 담긴 네이밍 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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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구 같은 폐급도 내쫓지 않는 위대한 명장 퉁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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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버지는 양아들 진구를 내쫓지 않지만 대신 진구가 잃은 점수만큼 후려팼다
오늘도 울며 분하다고 소리치지만 발전할 생각 없이
퉁버지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라는 여포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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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진구를 위해 준비한 이번 에피소드의 비밀도구
독재 스위치~!
도라에몽의 표정과 뒷모습에서 어딘가 씁쓸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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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가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독재 스위치의 탄생 배경을 통해 독재자에 대해 가볍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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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버튼을 눌렀을 뿐인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버린 시게치의 하베스트
도라에몽은 평소엔 안하는 가로 줄무늬까지 몸에 새기며 진구를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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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성선설이 진짜였을까 그런 퉁버지라도 없애는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진구였지만
집밖으로 나오자마자 검이라기엔 너무 크고 굵고 기다란 무언가로 후려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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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중 7대를 아직 덜맞았으니 남은 정산 하자는 퉁버지를 없애버린 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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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김에 해버렸지만 너무 큰 실수에 후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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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위 사람 그 누구도 퉁버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진구만이 기억하고 있다
이제 퉁버지가 사라졌으니 진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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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호랑이가 없으면 여우가 왕이라는 말처럼
퉁버지가 사라지니 비실이 감독대행이 나타나 진구를 후려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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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버지가 이미 20대를 후려 갈겼다는 사실마저 역사에서 사라졌기에
비실이 감독대행은 진구에게 20대를 후려 갈기려고 하게 된다
졸지에 40대를 맞을번한 진구는 비실이도 이 세상에 없애 버린다
결국 홧김에 2명이나 이세상에서 없애버린 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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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며 도구를 돌려주려고 집에 돌아가지만
감독대행대행들이 나타나 진구를 후려패려고 한다
그래도 이번엔 어찌저찌 없애지 않고 집에 돌아간 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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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장난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며
도라곤볼로도 무리다를 시전해 두사람을 살릴수 없다는 도라에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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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돌려주는 걸 잊어버린 채 다시 방에 들고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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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홧김에 사람을 2명 죽였지만
언제나 잠이 먼저인 진구 답게
낮잠을 자던 도중 웬일로 악몽을 꾸게 된다
주변 모든 사람, 모든 존재들이 진구를 괴롭히는 꿈
잠꼬대로 모두 사라지라고 말하다가 버튼을 누르는 만화적 편리함 그자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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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것처럼 수상할 정도로 조용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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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뿐만 아니라 마을에도 사람 한 명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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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후회한 듯 하지만 마음을 다시 잡고 내 좆대로 살거라 선언하는 호로관 여포 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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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라에몽은 남겨둘걸 이라고 말하며 여백을 통해 진구의 쓸쓸함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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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마음대로 살기 시작하는 진구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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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 모두 할 수 있음 좋겠네
모두 모두 모두다 이루게 해준다네 신비한 주머니로 이루게 해준다네
라는 노래 가사가 달리 이제는 하고 싶은 일도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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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찾아온 밤
밤의 어두움과 평소와 다른 적막함이 진구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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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센척하던 여포의 가면도 부숴지고 외로움을 말하는 진구
가로 줄무늬를 벗어던진 도라에몽이 다시 찾아와 웃으며 진구에게 진실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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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버지와 비실이 감독대행에게 맞지 않으려고 노력을 시전하는 진구
진구 포지션을 보니 포수인데 공을 대체 얼마나 못잡으면 혼자서 15점을 날렸는지 신경쓰이고
도라에몽의 수상할정도로 늘어난 팔이 다시 한번 신경쓰이는 이 장면을 끝으로 에피소드가 종료된다
한국 교과서에 등장한 데스노트 처럼 일본의 교과서에 들어갔다고 전해지는 도라에몽의 독재스위치
후지코 후지오는 이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아이들에게 도망친 곳에 낙원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거나
믿음과 신뢰의 퉁버지라도 혼자서 20점을 날리면 양아들이라도 용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어려운 소재를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 후지코 후지오의 창작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에피소드 중 하나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