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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A 전국 아레나 투어 "전부" 갔다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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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증부터

일본에선 이걸 全通(젠츠)라고 함



하게 된 계기는 별 거 없다

원래 올해 4월에 있던 무도관 보고,

아시아 투어만 조금 깔짝이다가

하반기에 있을 투어 한 3~4개 가려고 했는데

예상했던 라이브 하우스 투어가 아니라

아레나 투어길래 눈 뒤집혀서 하게 됐음


언젠가 투어 전부 가보고 싶기도 했고

그게 이번이 된 것 뿐, 언젠가 하긴 했을 듯


돈은 원래 직장 그만둔 상태로

일본 워홀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미 워홀까지 붙어놓은 상태)

이걸 워홀 준비 자금으로 쓰면 아레나 투어를

몇 개 못 가니까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고

전부 아레나 투어에 쏟기로 결정했다



무도관 때 받았던 투어 찌라시

대충 느낌 오겠지만 양일 세토리가 다름

컨셉이 SWEET / SOUR 로 나눠지기에

양일 보는 게 재미 없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음



8개 지역, 총 16공연

노는 방식도 내 성격도 많이 바뀌게 되더라

진짜 엄청 소심한 성격인데 공연 있을 때마다

매일 보는 일본인 팬들이랑 친해지기도 하고



노는 방식의 변화는 움직임이 커졌다는 거?

당장 파이널 때 앞 의자 잡고 헤드뱅잉

갈기다가 쇠 부분에 대가리 박아버렸음

뭐 이런 건 별로 안 궁금할테니 넘어가자



이건 후쿠이(파이널)에 보낸 한국 팬 화환

매번 큰 공연 있을 때나 투어 파이널 때 보내는데

보낼 때마다 후원해주는 한국 팬들이나

번거롭게 진행해주는 파딱한테 감사할 따름임



파이널 이후에 받은 찌라시

4월 20일이 리사 데뷔일이라서 솔직히

데뷔일에 라이브 할 줄 알았는데

(심지어 19일 토요일, 20일 일요일임)

엉뚱하게 5월에 무도관에서 하더라


15일은 아도 내한이랑 겹치는 듯 함...

뭐 사실 아도 팬이랑 파이를 나눠먹는

느낌은 아니라서 큰 타격은 없을 듯



"이걸 어떻게 가냐" 라고 하면서도

수요일 출국, 수/목 라이브 보고

금요일 새벽 귀국해서 출근할 각을 재곤

당일날 바로 호텔부터 예약했다...

2일만 휴가 내면 할 수 있긴 함


서론이 좀 길었네

본격적으로 공연 얘기, 세토리 얘기 하겠음

※ 곡명이 두 개로 나뉜 경우, 앞이 스위트/뒤가 사워



1. Rally Go Round / ADAMAS


대충 첫 곡부터 컨셉 감이 잡힘

스위트는 '아 산뜻하게 가려나보다~'

사워는 '아 리사가 우릴 죽이려나보다~'


이 두 곡은 그냥 라이브에서 자주 해주는

무난한 곡이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아다마스를 첫 곡으로 때려버릴 줄은 몰랐음



투어가 진행될수록 느낀거지만,

나는 사워 쪽이 더 타입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투어 끝나고 리사가 트위터에

[SWEET vs SOUR] 주제로 투표했는데

사워가 64%로 스위트를 압살해버렸음


2. Hi FiVE! / Catch the Moment


하이파이브는 정말 리사다운 곡임

리사의 키워드는 내 기준으로,

「희망」, 「열정」, 「건강」 이런 느낌이거든


콜도 재밌고 최근들어 펜라이트 없이

브레스라이트만 끼고 맨손으로 호응하는데

맨손으로 호응하기 제일 좋은 곡인 것 같다

노래 부르면서 리사가 손 펴고 앞으로

손 내밀어주는데 그거 따라서 하면 되거든


CtM은 소아온 타이업 중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한다고 봐도 될 정도의 곡임


무엇보다 2016년 미성년자 때 처음으로

일본에 리사를 보러 갔을 때, 신곡으로

선공개해준 곡이어서 기억에 크게 박혔었거든


내한 확정됐을 때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서

불렀는데 병신같이 부르다가 운 적도 있음

그 때 생각하면 아직도 병신같네ㅋㅋ


3. 妄想コントローラー / エスケープゲーム


두 곡 다 논타이업 곡

전자는 진~짜 오래 된 노래임

데뷔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곡이거든

콜이 무진장 재밌기도 하고 나올거라고

전혀 예상을 못했던 곡이라 행복했음


이 정도로 오래된 곡의 단점은

후에 유입된 팬들이 잘 모른다는 거



이스케이프 게임은 말 그대로 게임같다

좌측을 오렌지, 우측을 블루로 나누고

(중앙제어 아님) 노래 중 호응을 더 크게

하는 팀이 승리하는 구조로 진행하는데

얘도 마찬가지로 데뷔 앨범에 수록된 곡임


그래서 모르는 사람이 꽤 많았는데

리사가 MC로 열심히 설명하다보니

다들 나름 잘 따라하는 것 같더라



대충 이런 느낌으로 진행된다고 보면 됨


4. MAKE A MiRACLE / オレンジサイダー


메이크 어 미라클 할 때 특이하게도

중간에 리사가 전부 앉으라고 한 다음에,

신호하면 다 같이 점프하는 호응을 유도했음

여태 리사 라이브 다니면서 이런 건 처음이야

앞으로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함


오렌지사이다는... 정말 예상 외였다

솔직히 말하면 스위트 때 나올 것 같았거든

발라드기도 하고, 오렌지 색이기도 하니까

이 때 리사가 멜로디카를 부는데 옛날에는

정말 잘 불었던 것 같은데 호흡 때문인지

실수도 많고 다음 가사로 바로 못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서 약간 안타까웠음


5. sweet friendship / ハルシネイト


전자는 발라드

오렌지사이다랑 동급 포지션이라고 보면 됨

그냥 제목에 스위트 들어가서 넣은 듯

이 때도 멜로디카 부는데 난 이 때의

멜로디카 연주가 더 좋음, 약간 더 신나서


하루시네이트는 츠미키가 준 곡인데,

솔직히 음원으로 들었을 때는 별로였다

근데 라이브에서 들으니까 기가 막힘

머리를 자동으로 막 흔들게 되더라


6. 蜜 / Empty MERMAiD


둘 다 ROCK

다만 전자는 더 끈적한 느낌이고

후자는 좀 더 모던한 느낌인 것 같다



리사한테 이런 끈적한 곡은 생각보다 많음

발음도 그렇고 약간 고혹적인 퍼포먼스를

곧잘 해서 라이브 때는 되게 괜찮음


그리고 Empty MERMAiD...

의자에 대가리 박아서 깨진 곡이 이거임



락 좋아하면 들어보셈

라이브랑 다른 느낌이기야 하겠지만

머리가 아주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됨...


7. DOCTOR / GL


리사 라이브 최초로 관객이 무대로 올라감

센스테에 의자 하나 놓고, 댄서들이 관객석으로

내려와서 돌아다니다가 여자(남자 안 됨) 한 명을

데려가더니 그 의자에 앉히고 팔 속박하더라


그리고 그 상태로 야리꾸리한 노래를

부르는데 그 자리에서 고추 자르고 싶었음

나도 무대 올라갈래...


뭐 암튼 이런 퍼포먼스는 여태까지

없었던거라 처음 봤을 땐 마냥 신기했음


8. Bad Sweet Trap / 洗脳


글 쓰면서 느끼는거지만 스위트 좋아하던

사람들은 아마 라이브의 재미보다는

세토리가 좋아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음


평소에 진짜 잘 안 해주는 옛날 곡들을

마구 꺼내와서 "오랜만이지?"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게 도파민이 안 솟을 수가 없음


아예 예상조차 못 하는 곡들이거든

사실 곡 제목에 스위트 들어가서 넣은거같지만


세뇌는 키타니 타츠야가 준 곡

아까 하루시네이트랑 마찬가지로

음원으로 들었을 때는 별로였는데

라이브에서 빛을 발하는 느낌이었음


하루시네이트도 세뇌도 뭔가 나만의

슈퍼점프 타이밍도 생겼고 호응법도

신곡이다보니 크게 구애받지 않아서

그냥 내가 하고싶은대로 놀았던 것 같음


9. わがままケット・シー / 虚無


이 두 곡은 편곡이 굉장히 많이 들어감

곡 자체가 달라졌다고 봐도 될 정도


솔직히 나는 편곡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음

와가마마 캐트시는 편곡 괜찮았는데

허무는 정말 듣고싶은 파트를 통으로 날렸거든

"난도모 쿠리카에시타 히게키나 피리오도~"

이 부분을 애절하게 절규하는 듯이 부르는 걸

기대했는데 통으로 스킵돼서 아쉬웠음


10. SWEET / SOUR 메들리


메들리는 짧게 후렴 부분만 부르는 느낌임

4월 무도관 때부터 써먹었는데 뭔가

더 많은 곡을 들려주고 싶은 리사의 욕심이

메들리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다


10-1. 赤い罠 / She


인트로, 한 소절만 부르고 넘어감

사실 둘 다 템포 빠른 신나는 곡인데

느리게 편곡해서 인트로로 써먹었다


10-2. KiSS me PARADOX / oath sign


전자는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음

그도 그럴 게 이거 15년 무도관 이후로 안해줬어

타이업도 아니고 인지도 높은 곡도 아닌데

그냥 발랄하고 귀여워서 부른 것 같다


후자는 뭐... 아시죠?

진짜 거짓말 안치고 예전 타이업 곡들을

요즘 진짜 안 불러줘서 일본 팬들이

목말라있었는데 나올 때마다 소리 존나 지름


10-3. 土曜日のわたしたちは / traumerei


전자는 토요일 세토리라 넣은건가 싶음

(후쿠오카는 금/토여서 애매하긴 했지만)

라이브로 들어보고 싶긴 했는데 메들리로

마침 해줘서 딱 좋았던 것 같다


트로이메라이는 애니가 망해버려갖고

노래 인지도가 낮은 비운의 곡인데,

사실 정말 내 취향의 곡이라서...

너무 아쉬운 걸 여기서 풀게 되었다


근데 사람들이 대부분 콜을 까먹었더라

콜 하면서도 내가 틀렸나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대부분 내가 맞은거였어서

이후부터는 눈치 안보고 할 거 했음


10-4. 夕景イエスタデイ / ナミダ流星群


일단 이 때 제일 놀랐던 것 같음

원래 리사는 원맨 라이브에서 본인 개인의

노래가 아닌 곡은 잘 부르지 않는 편임

아무래도 저작권이 본인한테 없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해질녘 예스터데이 인트로가

딴딴따란딴 울리자마자 주변 팬들도

엥? 엥? 하면서 어리둥절해하더라


라이브로 처음 들어봐서 너무 좋았음

풀로 듣고싶긴 한데 가능성 0이었던지라

메들리로라도 들은 게 정말 다행이었다


나미다 류세이군은 내가 12년도에

봤던 라이브 영상에도 수록되어 있는데

가사가 굉장히 좋은 발라드 곡임

솔직히 이 때 거진 울 뻔함


10-5. リングアベル / 再会


링어벨도 완전 예상 밖이긴 했지만

더 예상 밖이었던 재회 (우루랑 부른 거)

아무래도 귀멸의 칼날 이후 유입 팬들이

많아져서 그런가 재회 나오니까 앞서 했던

옛날 곡들보다 반응이 훨씬 좋더라


우루 파트는 노나(코러스)가 불렀음


10-6. Crow Song / from the edge


시2발 이거지

거짓말 안치고 크로우 송 나오자마자

방방 뛰는 사람, 소리지르는 사람 존나 많았음

당연히 나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가루데모 시절 노래는 뺄 게 없다

내한 때 시루시 대신 최고의 보물 불러서

아쉬웠다는 사람들이 많던데 사실 시루시보다

최고의 보물이 훨씬 듣기 어려워...


프롬 디 엣지는 귀멸의 칼날 엔딩곡...

리사가 불렀지만 리사는 사실 피쳐링임

그래서 여태 본인 라이브에서는 부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한 번 짧게 불러줬다


10-7. LiVE DiVE MHz!! / Day Game


전자는 피쳐링, 후자는 가루데모 곡

Q-MHz라는 유닛의 보컬로 참여했을 때의

곡인데 진짜 리사랑 제일 잘 어울리는 곡임

업 템포, 장난스러운 느낌에 희망찬 가사


근데 진짜 모르는 사람 많긴 많더라

리사 팬이어도 피쳐링까진 안 듣나봄


데이 게임은 옛날부터 음원으로는

잘 안들었는데 라이브는 진짜 거를 부분 없이

호응하는 구간구간이 다 맛있음


10-8. だってアタシのヒーロー。 / No More Time Machine


메들리의 마지막 곡들

솔직히 닷테히로는 대충 예상했음

메들리로 나올 거라고 예상하진 못했지만


스위트 때 소아온 노래를 많이 안 해준다

싶었는데 사워 때 우다다 풀어버린 느낌이다

시루시에 묻혔던 비운의 곡인데, 시루시만큼이나

따뜻하고 좋은 노래니까 꼭 들어보길 바람


11. ブラックボックス


밴드 멤버 소개 영상 나오고

의상 체인지한 후 다시 무대로 올라옴



아마자라시가 준 곡인데

음원으로도, 라이브로도 너무 좋았음

특유의 감성적인 분위기가 은근 잘 어울림


의상 체인지하는 타이밍에 잠깐 쉬게 되는데

그 이후 나오는 첫 곡으로 정말 잘 맞는 듯

이번 라이브에서 가장 좋은 타이밍에

나온 곡은 단연 블랙박스가 아닐까 싶다


12. ROCK-mode'18


사실 그냥 락모드랑 다른 점 거의 없음

인트로가 약간 늘어지는 부분 제외하면



내한 때 이거 못 보여줘서 아쉬움

그냥 리사 콜의 결정체임 결정체


공연 등장률 1위를 자랑하는만큼,

모두가 알고 모두가 좋아하는 곡이라서

이 때만큼은 다들 눈이 뒤집혀있다


이 곡 이후부터 템포 빠른 곡들을 우다다다

불러서 리사도 팬들도 다들 송장 되어버림


13. Rising Hope / Shouted Serenade


메들리 이후 유일하게 바뀌는 곡

둘 다 마고열 타이업인데, 10년 차이가 남

둘 다 개빠른 템포에 콜도 빡세고...

누구는 투스텝 추고 있고 누구는 헤드뱅잉


심지어 울오 최적화 곡이라 멀리서 보면

진짜 장관임,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음


14. QUEEN


이번 신곡, 걸크러쉬같은 느낌의 곡임

가사에 "RED or GREEN" 이 있어서 그런지

펜라이트 색이 빨간색/녹색 반반정도 된다


노래 중반부에 뭐라고 하지, 센스테 중앙의

기둥?을 타고 올라가는데 퍼포먼스가 압권임


이번 투어에서 콜이 제일 많이 진화한 곡은

퀸이고, 제일 재밌던 곡도 퀸이라고 생각함

뭔가 우리가 만들어가는 느낌이었거든


15. RUNAWAY



위에서 바로 시작해버리는 곡

원래 부채를 들고 흔들흔들 춤을 춰야 하는데

이거 삿포로 때 우연찮게 보니까 개 불안하더라

리사가 씰룩댈 때마다 기둥이 막 흔들림


이 곡 때문에 아마존에서 털 달린 부채 사서

공연장 오는 팬들이 무지하게 많아졌음

물론 나도 사갔다... 개당 18,000원...


16. say my nameの片想い



작년 투어 때부터 안무가 자꾸 생김

근데 그게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멤버들이랑

같이 꽁냥대면서 하는거라 되게 귀엽더라




마무리할 때 멤버들보고 센스테 달려가라고

시킨다거나 댄서한테 뭐 해보라고 시켰는데

잘 못해서 쿠사리준다거나 하는 리허설 땐

없던 무언가를 즉석에서 매 공연마다 보여줌


이런 게 리사 라이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멤버끼리 케미 좋은 것도 볼 수 있고


17. 一斉ノ喝采


작년 투어 때부터 정말 좋아했던 곡인데

이번 투어에서도 해줄 줄은 몰랐음


항상 리사가 하는 말인데

라이브는 리사 본인만이 만드는 게 아니라

팬들이 같이 만들어주는거라는데,

아마 떼창이나 점프같은 콜이 많아서 뭔가

빼기 아쉬웠다고 느껴서 넣었던 것 같음


18. 拝啓、わたしへ


이번 투어의 앵콜 전 마지막 곡

사실 가사에는 "만나러 갈거야~" 가 있지만

어째서인지 끝날 때 부르게 되었음


투어 초반부에는 정말 아무 감정 없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이 곡 부르기 전에 하는

MC랑 가사가 너무 슬프게 느껴져서

시루시 부를 때보다 훨씬 서럽게 울었음


요요기 공연 때 영상 수록이 들어갔는데

영상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찐따처럼

질질 짜다가 카메라가 내 앞에 와서

잽싸게 눈을 가리고 눈물을 닦았었다


진짜 거짓말 안 치고 존나 울었음

가사가 슬픈것도 아닌데말이야


19. (앵콜) シルシ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나온다

사람들이 "리사~" 하고 막 소리치는데

조용해질 때 쯤, 무반주로 바로 부르기 시작함



이 곡 부르면서 리사가 굉장히 많이 우는데

리사 우는 거 보면 자연스레 나도 울게 된다


앵콜 직전까지 울다가 겨우 진정됐는데

다시 눈시울 벌개지면서 눈물 펑펑 남


요코하마 때는 리사가 거의 오열하듯 울었고

나는 그 때 간신히 참고 있었는데 옆사람들이

차례로 눈물 터지니까 나도 울게 되더라


요즘은 그냥 안 가리고 울어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남들도 다 울더라고


20. 紅蓮華



마지막 곡은 홍련화

난 이 세토리가 정말 마음에 듦

재밌게 놀다 가는건데 울면서 가면 안되잖아

리사도 그걸 알아서 짠 세토리인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같이 불러달라면서 시작하거든

울었던 거 훌훌 털고 가라는 느낌이었음


이 곡 끝나고 항상 하는 MC가 있는데

"모르는 곡도 알게 된 순간 신곡이잖아?"

이런 말을 되게 꾹꾹 고민하다가 하더라


4월 무도관 때 홍련화를 안 불렀었는데

귀민이들이 개지2랄을 했었거든

그걸 아무래도 리사가 본 게 아닐까 싶음


히트곡들을 좋아해주는 것도 물론 좋지만

본인의 다른 곡들도 알아줬으면 하는

리사의 마음이 눌려담긴 말이라고 생각함


요즘들어 옛날 곡들을 더 많이 꺼내고 있기에

저런 MC가 좀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사실 공연의 상세한 내용이나

나의 좀 많이 딥한 주관은 알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고 (솔직히 너무 많이 길기도 하고)

읽다가 지루해서 나갈 수도 있겠지만

내 스스로도 무언가 남기고 싶어서,

이 때의 감정을 잊기 싫어서 길게 쓴 거니까

지루하다고 재미없다고 하진 말아줘



이번 투어를 다니면서 정말 단 한 번도

세토리가 똑같아서 재미가 없었다거나

라이브가 불만족스러웠던 적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좋아지면 더 좋아졌던 것 같다


그래서 텅장이 됐지만 후회는 일절 없어

누군가를 이렇게 열정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게

지금 아니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없었기도 하고

그냥 불타고 있을 때 끝까지 태워보려고 함


다른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도

나같은 사람이나 나보다 더 한 사람들이

있었을거고 지금도 있을건데 나는

그 사람들도 분명 이런 감정일거라고 확신해


요즘 라이브 입문해서 점점 공연 문화에

익숙해져가는 것 같은데 다들 재미있게

잘 즐겼으면 좋겠고 리사한테도...

많은 관심 줬으면 좋겠습니다...


무지하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내한 때부터 주저리주저리 두서도 없고

재미도 없는데 댓글 남겨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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