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은 여기
코미케의 다음날 입니다.
도쿄에 온 김에 말딸 성지순례도 한 번 해보는게 어떨까 싶어 치바현으로 향했습니다.
일본 블로그를 참고해서 만들어놓은 말딸 성지 순례 지도입니다. 3기에서 키타사토가 재충전을 위해서 여행을 떠났던 그 루트 입니다. 빨간색 선(코미나토 철도)를 따라서 여행하다 노란색 선(이스미 철도)로 갈아타 노란색 선의 중간지점에 있는 라이스 샤워라는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깃발모양 표시(숙소) 까지 갈 완벽한 계획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코미나토 철도는 주행거리가 39km 정도의 조그마한 로컬 철도선이라 열차도 되게 귀여운 한 칸짜리 열차를 운행하고 표도 열차 내부에서 승무원이 어느 역 까지 가는지 물어보고 열차 내부에서 표를 구매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저는 중간에 내렸다 탈 일이 많을 것 같아 2000엔짜리 종일 무료 이용권으로 구매했습니다. (고이역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스미 철도와 연계가 되는 표도 판매했지만, 그 표는 이 때 매진이더군요.
우마 타테 역에서 5분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이치하라 사토야마팜입니다. 내부에서는 직접 재배한 작물, 수제 공예품등을 팔고 있습니다.
키타사토가 먹었던 아이스크림. 신선한 우유로 직접 만든 젤라또라 굉장히 맛이 진하고 고소합니다. 가격은 싱글기준 350엔.
다음 목적지였던 카사모리관음을 가기 위해 하차했던 카즈사우시쿠역입니다. 여기 도착했을 때가 오후 2시20분쯤이었는데, 카사모리 관음으로 가는 버스는 1시간 뒤 출발이더군요. 이 역에서 카사모리 관음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다시 돌아오는 버스의 막차가 4시였습니다. 막차를 놓치면 되돌아오는데 큰 문제가 생길정도로 외지에 있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오기로 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코미나토 철도에서 이스미 철도로 갈아타는 카미소나카노역입니다. 여기 도착했을 때가 17시30분정도였는데, 겨울이라그런가 해가 완전히 져서 어두컴컴 하더군요. 시골동네라 가로등도 거의 없이 어두워 사진만 얼른 찍고 이스미 철도로 갈아타려 했습니다.
특이하게 이 역은 코미나토 철도의 종착역이자, 이스미 철도의 시작역입니다. 하지만...
어?
이스미 철도는 올해 10월에 일어났던 탈선사고로 현재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천만다행인점은 철도가 운행하는 거리를 대행버스가 대신 운행중이라고...
다행히 평일 시간표를 보니 18시10분에 버스가 오길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허나... 18시 20분이 되어도 버스가 오는일은 없었고... 뭐지 싶어 이스미 철도의 사이트를 찾아보니 12/28~1/4까지는 평일에도 주말 시간표대로 운행한다고 되어있더군요? 그리고 주말 시간표의 막차는 이미 끊긴지 오래였습니다.
코미나토 철도와 이스미 철도 이외에는 그 어떤 대중교통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이었기에 오도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버렸습니다. 어쩌지... 택시라도 불러야되나... 하고 고민하고 있던 중 어떤 현지 할아버지가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들어보니 여기는 대중교통도, 편의점도, 숙박시설도 없으니 그나마 사람이 많은 근처 시내까지 태워다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너무나도 감사한 말씀이었지만 가로등 하나없이 어두컴컴한 논밭길을 따라오라고 하시길래 좀 무서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차고에 도착한 할아버지는 차 키를 가지고 오시겠다며 집으로 잠깐 들어가셨는데, 본인의 부인으로 생각되는 할머니와 티격태격하는 소리가 새어나왔습니다. 들어보니 이렇게 어두운데 누군지도 모르는 애 태우고 어딜 돌아다니냐고 혼나고 계시더군요...ㅋㅋㅋㅋ 결국 할아버지는 키를 가지고 나오시는데 실패했고, 저는 다시 역으로 쫒겨났습니다.
이제 진짜 어쩌지... 하고 있는데 제가 타고왔던 코미나토 철도가 되돌아왔습니다. 아직 코미나토 철도의 막차가 살아있었던거죠!
결국 왔던길을 그대로 돌아가 JR 철도를 타고 삥 돌아서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소 근처 역에 도착했더니 22시30분으로 거리는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무사도착은 했고, 도쿄 여행의 제일 큰 목적은 다음날의 일정이었기에, 잠을 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