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일라로 떠나는데 벌써 두근두근하네요.
세번째 증류소 글렌알라키 시작합니다.
---------------------------------------------------------
하이랜더인에서 간단히 조식을 먹고 캐리어를 맡겨뒀다.
오늘의 일정은 오전에 스페이사이드 쿠퍼리지, 오후에 글렌알라키 투어이다.
스페이사이드 쿠퍼리지는 하이랜더인에서 걸어서 약 20분정도 걸린다. 가는 길에 스코틀랜드 소를 만났다.
이곳은 원래 예약이 필순데 전날 깜빡하고 열두시 넘어서 예약을 하려다보니 당일 예약은 막혀있다. 안되면 말지 하는 마음으로 가보기로 했다.
내가 방문한 시간엔 예약자가 없었고, 원한다면 다음 투어에 합류시켜 주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버스시간을 보니 안될 것 같았다. 글렌알라키에 가야해서 그건 참석못한다고 했더니 잠시 고민을 하시다가 그럼 지금 바로 하자고 하셨다. 또 의도치 않은 프라이빗 투어다.
짧은 영상으로 시작한다.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증류소 중 캐스크 수리가 필요한 경우 이곳으로 보내온다고 한다.
일부 자체 수리가 가능한 곳은 제외하고 일년에 약 십만개 정도의 캐스크를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영상이 끝나면 실제 작업중인 곳을 볼 수 있는데, 하루에 1인당 약 30개정도의 캐스크를 작업한다고 한다. 300개의 캐스크를 가져오면 250개의 캐스크를 만들어내는데, 수리가 필요한 캐스크와 같은 나무를 사용하기 위해 50개의 캐스크를 부품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수리작업이 끝난 캐스크는 기계를 이용해 다시 조여주는 작업을 거친다.
오른쪽에 계신 데이비드 라는 분은 캐스크 조립을 3분 3초만에 해낸 기네스 기록 보유자라고 하시며 현재까지도 일을 하고 계신다고 했다. 이 캐스크는 그때 당시를 기념해 보관중인 캐스크라고 한다.
간단한 투어를 마치고 창밖을 보니 캐스크가 많다. 저게 전부 작업 대기중인 캐스크 들이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투어의 마무리로 위스키 한잔을 건네준다.
쿠퍼리지 한정바틀로 스페이사이드의 증류소 중 한곳이라고 한다.
딱히 인상적인 맛은 아니였다.
시음까지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잠깐 기다려보라며 선물을 주셨다.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나중에 더 마셔보라며 바이알을 하나 주셨다.
감사인사를 드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기념품샵엔 캐스크를 활용한 제품부터 다양한 기념품이 있었다.
딱히 구매하고 싶은건 없었기에 패스.
글렌알라키로 가는 버스정류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눈이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쌀쌀하다. 온도는 한국보다 높았는데 바람이 많이 분다.
버스에서 내려 글렌알라키로 가는 길.
아벨라워 증류소가 보인다. 현재 투어는 없고 테이스팅 세션만 할 수 있는데 이번엔 패스하기로 했다. 시간은 짧고 가야할 곳은 많다.
글렌알라키로 가는 길. 버스에 내려서 약 30분을 걸어야 한다. 허허벌판에 눈까지 내려 길이 엉망이다. 거기다 당연하게도 버스가 지연되어 투어에 늦을 것 같았다. 걸어가면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 뛰었다 걸었다를 반복했다.
그렇게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익숙한 이정표가 보인다.
글렌알라키 도착. 겨우겨우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아주 조금이지만 시간 여유도 있어 사진도 찍어보았다.
그렇게 도착한 비지터센터. 나밖에 없단다. 또 프라이빗 투어 당첨이다. 일단 앉아보라며 한잔 따라주고 시작한다.
글렌알라키 12년 소테른 싱캐.
지쳐서 헥헥거리고 있던 터라 제대로 맛을 볼 수 없었다. 그치만 와인캐 특유의 꾸릉내? 같은 것도 없고 스파이시함도 적어 가볍게 마시기 아주 좋았다.
백바엔 오피셜부터 증류소 한정판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었다.
원래 투어는 웨어하우스 투어로 숙성고만 보는 투어였는데, 증류작업도 없고, 사람도 나밖에 없으니 몇군데 더 돌아보자고 먼저 제안해주셨다.
이 빨간 분쇄기에 대해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너무 잘 만들어서 고장이 나지 않는 바람에 오히려 회사가 망해버린 그 분쇄기다.
알라키에서 사용하는 피트. 별로 특별한 건 없었다.
그런데 글렌알라키 증류소의 특이한 점을 하나 말해줬는데, 타 증류소와 다르게 여기는 24시간 근무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빌리 워커가 오자마자 바꾼게 이 교대근무 체계였다고 한다.
그대신 아침8시쯤 출근하여 오후3시쯤 업무가 마무리 된다고 한다.
알라키의 당화조. 보통 3시간 정도 걸리는 다른 증류소와 다르게 이곳에서 약 6시간정도의 당화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워시백. 알라키에선 워시백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는데 현재 가장 오래된건 크리스마스 쯤부터 발효를 하고있다고 했다. 향을 맡아보는데 시큼한 냄새가 너무 강했다.
워시스틸과 스피릿스틸. 빌리워커가 도수높은 술을 좋아해서 알라키의 스피릿은 74도 정도의 높은 도수로 만들어지고 있다.
고장나기 일보직전의 스틸이다. 곧 수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간단한 제조과정을 본 뒤 웨어하우스로 이동한다.
곳곳에 캐스크들이 쌓여있다. 오는 길과 이동하는 길을 보니 월요일에 눈때문에 취소된게 이해가 됐다.
완성된 스피릿을 통입하는 과정이 여기서 이루어진다.
제일 오른쪽의 Vat1에서 스피릿을 캐스크에 옮겨담고 피니쉬 등 추가로 캐스크를 이동하는 경우 Vat2,3,4를 이용한다고 한다.
숙성고 한편에 있는 토모어 캐스크를 보여줬다. 대부분의 증류소는 다른 증류소의 캐스크를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사고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선 글렌알라키 15년을 한잔 따라주며 옛날 숙성고에서 어떤 식으로 캐스크를 관리했는지 들었다.
투어가 끝나고 다시 비지터센터로 돌아와 시음으로 마무리한다.
글렌알라키 17년 엑스 솔레라 쉐리캐스크 피니시 증류소 한정바틀.
높은 도수와 다르게 생각보다 부드럽게 넘어갔다. 그렇지만 사고싶은 마음은 들지 않아서 패스.
글렌알라키 16년 px 2007
내 기억이 맞다면 이것도 증류소 한정바틀이었다. px캐스크 답게 베리류와 초콜렛맛이 지배적인 느낌이었다.
이렇게 추가로 두잔 시음까지 완료하면 투어는 종료된다.
나는 싱글캐스크 테이스팅도 함께 신청했기 때문에 이렇게 따로 준비해주셨다.
원래 싱글캐스크 테이스팅은 다섯잔인데 양옆에 다른 술들이 있다.
월요일 투어가 취소되어 미안하다며 서비스로 두잔을 주셨다.
순서대로 맛보라고 하시길래 화이트헤더부터 맛을 봤다. 근데 이거 피튼데 직원분이 헷갈리셨나보다.
여유롭게 시음을 해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엘긴으로 숙소를 옮기는 날이라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바이알을 요청했다.
글렌알라키 12년 버번배럴 2006. 빌리워커가 직접 캐스크 고름
글랜알라키 11년 친커핀 캐스크 2013 증류소 한정보틀
글렌알라키 16년 px 2007
이건 앞의 투어에서 시음한 술과 동일하다.
글렌알라키 12년 px 2006. 빌리워커가 직접 캐스크 고름2
미클토어 5년 친커핀
증류소 직원 말로는 이게 빌리 워커의 최애 픽이라고 한다.
아마도 미클토어 중에서겠지
화이트헤더 15년을 끝으로 바이알포장 야무지게 해서 떠날 준비를 했다.
기념품은 사지 않으려고 했는데 코스터가 눈에 밟혀 하나 샀다.
그리고 급하게 버스정류장으로 출발했다.
버스정류장까진 걸어서 30분 정도가 걸린다.
당연하게도 버스를 놓쳤다.
다음 버스는 삼십분 뒤에 있었고 오늘은 크라이겔라키에서 짐을 찾고 다시 엘긴으로 이동하는 긴 코스였다.
별다른 방법은 없었기 때문에 일단은 크라이겔라키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에서 어떤 여성분이 말을 걸어왔다.
증류소에 일하는 직원분들이었는데, 세분이 카쉐어를 하며 출퇴근을 하신다고 한다. 그 중 투어 담당 직원이 걷고있던 날 발견하고 태워다 주자고 얘기를 하셨고 나머지분들도 동의하셔서 날 태워주셨다.
숙소가 어디냐며 캐리어 갖고 엘긴까지 가자고, 이 시기에 버스로 이동하는건 쉽지 않다며 내 숙소까지 태워다준다고 하셨다.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30분만에 숙소에 도착했다. 버스타면 두시간은 걸렸을텐데 덕분에 겨우 살았다.
그렇게 숙소에 도착해서 짐 정리하고 뻗어버렸다.
스페이사이드 쿠퍼리지, 글렌알라키는 이렇게 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벤리악 투어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