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캠벨타운에는 엄청 큰 태풍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증류소, 카덴헤드샵, 동네 마트마저 문을 다 닫습니다. 내일 귀국인데 비행기만 문제없이 떴으면 좋겠네요,,
그럼 브룩라디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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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라디는 내 숙소인 포트엘렌에서 가장 먼 곳 중 하나이다. 버스를 타고 갈 생각이었는데 숙소 주인 아주머니께서 브룩라디에 간다하니 본인도 그 근처에 볼일이 있어 가신다고 하셨다. 덕분에 차를 얻어탈 수 있었고 편하게 왔다.
브룩라디 벤치가 있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앉고싶지 않았다.
뒤에서 보면 포트샬롯이라던데 거의 다 지워져서 안보였다.
증류소 입장. 투어 시간보다 약 두시간정도 빨리 와버렸다.
직원이 커피나 티 주냐고 묻길래 술 사먹을거라고 했더니 너 투어 예약했잖아 괜찮겠어?? 라고 말린다. 일단 구경부터 한다고 했다. 물론 마실거지만.
부나하벤 핸드필은 많이들 알다시피 직원이 고른 캐스크로 뽑아내는게 하나 있다.
그리고 포트샬롯 헤빌리피티드가 하나 있는데 80,90파운드 가격만 보면 괜찮은 것 같지만 500미리다. 그래서 안팔리나,,
옥토모어 15 10년.
증류소에서만 파는걸로 알고있다.
옥토모어 12년 싱글캐스크.
이것도 증류소 한정인데 500미리에 300파운드,,? 너무했다.
브룩라디 터너리 프로젝트.
이것도 아마? 증류소 한정. 브룩라디, 포트샬롯, 옥토모어를 30/40/30의 비율로 블랜딩했다고 한다.
세계최초 바이오나믹 프로젝트 어쩌고
대충 유기농으로 만든 술 이라는 뜻인 것 같다.
고민하다가 옥돔 싱캐 한잔했다.
사실 브룩라디가 시음이 공짜라 일부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최대한 적게 마실 생각이었다. 이것도 원래 돈주고 살 생각으로 얘기했는데 그냥 주셔서 감사히 마셨다.
투어 시작. 생산시설을 간단하게 보던 중 특이하게 뚜껑없는 매쉬튠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방문했을 때 뜨거운 물을 넣는 작업중이어서 금방 방안이 수증기로 가득찼다.
뚜껑이 없는걸 사용하는 이유는 그저 옛날부터 쓰던 매쉬튠을 그대로 쓰는 것이라고 한다.
브룩라디, 포트샬롯, 옥토모어 전부 같은 워시백을 쓰는데 청소를 굉장히 열심히 하기 때문에 언피티드에서 피트향이 나고 그럴 일은 없다고 한다.
스틸하우스로 이동했다. 스틸의 상단부가 검정색이길래 저건 왜 검정색이냐 소재가 다른거냐 했더니 그냥 달라보이고 싶어서 칠한거라고 했다.
스틸은 증류소마다 조금씩 다르게 생겼는데 브룩라디는 좁고 긴 모양을 갖고있고, 라인암의 방향도 아래쪽으로 기울어있다.
스틸의 쉐입 덕분에 오일리한 질감을 주고 라인암의 각도에서는 플로럴함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보타니스트 진을 만드는 어글리 베티 증류기다.
여기서 보타니스트 진을 한잔 준다. 이거 생각보다 맛있었다. 근데 약간 민트, 각종 허브맛이 진해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웨어하우스에 가기 전 잠깐 쉬자고 한다.
샵 구경하는데 천장에 엄청난게 보인다.
웨어하우스 도착.
아 그리고 겨울 웨어하우스 테이스팅은 생각보다 춥다.
술도 매우 차갑다. 옷은 든든하게 챙겨입는게 좋다.
오늘의 시음목록
1번 브룩라디 17년 프렌치와인 캐스크 60도
2번 포트샬롯 헤빌리피티드 8년 헤빌리챠드 아메리칸 버진오크 65.9도
3번 옥토모어 14년 170ppm 54도 버번배럴 5년 숙성 후 포메롤(프렌치 레드와인), 럼 캐스크에서 숙성(가이드도 이부분은 몇년씩인지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함)
다른건 모르겠고 옥돔이 미친놈이었다. 고숙성 피트답게 약해진 피트, 근데 옥돔이라 약한게 약한게 아님. 과일향과 꽃향 뒤로 따라오는 단맛이 정말 잘어울렸다.
옥돔 고숙성은 아마 판매될 일이 없을거라고 했다. 방문객 시음용도로만 쓰일 예정.
시음이 끝나갈 무렵 가이드가 자기 한국인 친구가 있는데 한국에서 소주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예전에 아드벡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라고 했는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 화심주조 사장님이셨다. 갤에서 몇번 글쓰시는걸 봐서 가능하면 연락해서 안부인사를 전해준다고 하니 정말 좋아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가 약 한시간 정도 남아 샵에서 기다렸다. 한잔 추천해달라고 하니 핸드필 포트샬롯을 추천해줬다. 이것도 감사하게 공짜로 주셨다.
브룩라디 전리품.
바이알은 시음하다가 남은거 싸가라고 준건데 워낙 많이 따라줘서 시음하기 전에 바이알부터 채우고 시음을 해도 양이 충분했다.
아 그리고 옥토모어 코스터 하나 샀는데 사진을 못찍었다. 포장을 겹겹이 해주셔서 뜯질 못했다.
이렇게 브룩라디 투어 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부나하벤, 쿨일라 투어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