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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훌쩍 쓸쓸한 망망대해의 의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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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85년 11월 14일,

참치잡이 원양어선 《광명 87호》는 1년간의 조업을 마치거 부산항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오후 5시경 남중국해를 지날 무렵,

광명 87호의 전제용 선장과 선원들은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SOS를 요청하는 조그만 난파선과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보트피플(boat people), 흔히 말하는 '베트남 난민'이었다.





이들은 베트남 전쟁이 북베트남의 승리로 이어지게되면서 만들어진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1976년)의 통제적인 체제에서 벗어나고자 해로(海路)로 베트남을 탈출하였던 사람들이었다.




당시 전제용 선장은 사흘 째 굶은 채로 협소한 선박 위에 붙어 생존해야했던 96명의 보트 피플을 조우하게 된다.


그는 이 사실을 회사에 알렸으나 "관여치 말라"는 지침을 받고 부산항으로 운항하였으나, 그들을 구하러 뱃머리를 돌린다.




선장은 "모든 책임은 선장인 내가 진다"는 각오로 96명을 구조,

선원 25명의 열흘 식량과 생수로 96명과 함께 나누어 먹었으며,

노약자와 여자들은 선원들 침실을 내주고, 병든사람은  선장실에서 치료해주었으며,

식량이 떨어지자 "잡은 참치가 많다"고 난민들을 위로해주었다.




그러나 마냥 부산까지의 여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회사는 난민을 싣고 부산에 오지말고, 그들을 무인도에 하선하라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전제용 선장이 반론하자, "그렇다면 뗏목에 태워 보내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전 선장은 이 지시에 불응하고, 부산으로 가는 선택을 하였다.



96명의 보트피플들을 끝까지 책임지며 부산항으로 데려오게 됐고, 그들은 난민소에서 18개월간 지내게 된다.


이는 당시 한국에 난민법, 제대로된 난민과 관련된 협약이나 규약이 마련되지 않았기에 그에 관한 처분을 하기 위해 오랜 사간이 걸렸을 것이다.




한편 전 선장은 부산항에 도착하는 즉시 해고 통지를 받게 되고,

당시 공산국가의 사람을 들여왔다는 이유로 보안 당국에 불려가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이후 그는 여러 선박회사에 이력서를 넣었으나 받아주는 곳은 없었고,

선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더 이상 항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전제용 선장은 여러 고초를 겪고 그의 생업이었던 항해를 그만두고

고향인 통영으로 내려와 멍게 양식업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여기서 끝났으면 단순한 K-배드엔딩 스토리겠지만,


그러나 19년이 지난 뒤, 구조됐던 난민 중 한명인 피터 누엔이 그를 2004년 미국으로 초대해 재회하게 된다.



주요 언론, 미디어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앞다투어 '화제의 미담'으로 보도하고,

환영 행사에는 1000여 명이 넘는 베트남인들과 정치인들, 지역사회 관계자들이 붐비는 등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또 이 미담이 알려지자 전 선장은 난민 구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지도자에게 UN이 주는 인권상인 '난센상' 후보에 추천되기도 하였다.






이후 이 미담은 한국, 베트남 할 것 없이 수많은 곳에서 '난민 구조'의 대표적인 사례로 불릴 정도로 알려졌고, 한국-베트남 우호의 길을 여는데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록 전제용 선장은 2019년 11월 18일, 자신의 고향인 통영에서 별세하였으나

그가 살린 목숨들은 전세계에서 수백, 수천의 자손으로 퍼져 살아가고 있다.







?si=sYBWNaAKgEyXf0aI

 

전제용 선장, 표류난민을 구조하다.

당신은 20여명의 선원을 거느린 광명 87호의 선장. 저 멀리 구조를 기다리는 난민 조난선 한 척. 이들을 구조했을 경우 당신이 어떤 위험에 빠질 지,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구조하지 말라는 외부의 압박과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책임 가운데 당신은 어떤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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