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 일정
1일차 : 간사이 공항 ㅡ> 나라사슴공원 ㅡ> 뵤도인 ㅡ> 무라사키 시키부 석상 ㅡ> 다이키치야마 전망대ㅡ> 숙소
2일차 : 숙소 ㅡ> 겐지모노가타리 박물관 ㅡ> 나카무라 토키치 카독
(문학 관련 장소에 볼드체 표시. 독갤에 올리는 여행기인만큼, 최대한 독서 콘텐츠 중심으로 설명하겠음..)
1일차는 대충 이런 동선이었음.
첫날 숙소를 교토부에 속한 우지시에 잡았는데, 여기는 겐지모노가타리의 마지막장 '우지주조'의 배경이 되는 장소임.
'우지차' 할 때의 그 '우지'이기도 한데, 덕분에 녹차만 엄청 마시고 옴...
중간에 사슴 보고 싶어서 나라 사슴 공원을 경유하는 동선으로 짰음. 이렇게 가는 것보다 하루카 특급 타고 교토 가는 게 훨씬 빠르니 참고하시길.
나라 사슴 공원에서 만난 사슴.
천년도 전부터 서식 중인 야생 사슴이라고 한다. 길거리 다니다보면 센베를 애원하는 사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음.
배가 출출해서 나라의 명물이라는 누름 초밥을 먹음. 발효한 회를 찹쌀과 함께 잎 안에 싸서 보관하는 형태의 칸사이식 초밥
맛은 그냥 그랬음.
여기서부터 우지.
우지역에서 내려 쭉 직진하면 무라사키 시키부 석상이 보임.
일본 최초의 소설, 과장 조금 보태 세계 최초의 소설, 겐지모노가타리의 저자인 무라사키 시키부의 마을에 와 있다는 게 좀 설렜음.
조금 더 가면 우지공원 쪽에 하나 더 있음 ㅇㅇ
여긴 우지 뵤도인.
잘 보면 지붕 끄트머리에 봉황이 달려 있는데, 일본 10000엔권에 있는 그 봉황이라고 함
다독 (다다미 독서)
3일차에 금각사 실물을 보기 전에 <금각사> 재독을 마치자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못함...
그치만 오랜만에 본 미시마의 문장이 빨려들어갈 듯 읽혔음.
숙소에서 아침밥 먹구 겐지모노가타리 박물관으로 출발
겐지모노가타리 박물관은 우지역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음.
입구에 가면 오디오가 필요하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때 한국인이라고 말하면 한국어로 된 해설을 들을 수 있음 ㅇㅇ
첫 전시실인 헤이안 전시실은 겐지모노가타리의 시간적 배경인 헤이안 시대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음.
그런데 의미를 알 수 없는 엿보기 구멍 체험부스가 있는거임.
(저 두 구멍이 서로 마주 보고 있어서, 가림막 너머의 상대 얼굴을 볼 수 있는 구조임. )
이게 의미를 알아보니, 당시 헤이안 시대의 귀족 여성들은 남들 앞에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고 함.
그래서 대화를 할 때는 물론이고, 윗짤처럼 소(말이 아니라 진짜 소임)를 타고 이동할 때도 저런 가림막 같은 걸 해두었는데,
가끔 가림막 틈새로 비친 여자의 얼굴을 보고 반하는 경우가 있었다고들 함.
그리고 그게 겐지모노가타리의 마지막 장, 여기 우지를 배경으로 한 <우지주조> 편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의 시작이기도 함.
미친 꼴잘알 녀석들.
여긴 히카루 겐지의 하렘궁이라 할 수 있는 로쿠조인인데
크게는 춘, 하, 추, 동의 4구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의 건물들을 그가 거느린 여자들의 취향에 맞게 개조했다고 함.
하렘왕이 되려면 이정돈 해야 하는군...
전시장 크기가 그렇게 크진 않아서 30-40분이면 충분히 다 보고, 사진 촬영이 안 되는 구역도 있어서 그렇게 많이 찍진 않았음.
더 있는 건, 우지주조편에 등장한 인물들의 가계도와
겐지모노가타리 1권부터 끝까지의 간략한 내용 소개
귀찮아서 다는 안 읽음
30분 주기로 번갈아 가면서 영화랑 애니메이션 상영도 하는데, 둘 다 겐지모노가타리 관련된 영상이라고 함.
하나는 좀 전통예술영화? 느낌이고, 하나는 겐지모노가타리를 쉽게 설명해놓은 아동청소년용 애니메이션임. 둘 다 안 땡겨서 안 봄.
녹차 디저트로 유명한 나카무라 토키치 뵤도인점에서 카독하면서 우지에서의 일정은 끝.
이때가 오전 11시 쯤이었는데 우지에서 교토 시내 쪽으로 가서 본격적인 교토 여행을 시작했음
2편, "모유라떼의 성지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