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약무호남 시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 대한국민은 하나'라는 현수막으로 '명룡대전' 맞수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개 저격한다.
14일 원 후보 캠프에 따르면 원 후보는 15일 인천 계양구 선거사무소 외벽에 '약무호남 시무국가, 대한국민은 하나'라는 현수막을 내걸 예정이다.
원 후보 측은 현수막에 대해 "계양에는 호남분들이 많이 살고 계셔서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데 출신지역에 따른 투표가 아니라, 지역발전 할 수 있는 사람을 지지해달라는 국민통합의 의미"이라고 설명했다.
호남을 존중한다는 뜻을 선제적으로 드러내고 도태우 변호사의 5·18 폄훼 발언으로 지역구 내 호남 출향민들의 표심 이탈을 막기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약무호남 시무국가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쓴 편지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앞두고 호남의 지리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용한 표현이지만 정치권에서는 호남 구애를 위해 주로 쓰는 문구다. 윤석열 대통령도 14일 민생토론회에서 전남지역 발전을 위한 지원을 강조하며 이 구절을 인용했다.
이재명 대표와 이순신 장군을 연결하려는 민주당에 대한 견제구 성격으로도 해석된다.
민주당은 지난해 7월 당대표 회의실에 이순산 장군 동상 사진과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일명 백드롭)을 내걸었다. 이재명 대표의 일부 지지자들은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 등에서 '이 대표는 현존하는 이순신'이라는 게시물을 공유하고 있다.
통합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도 엿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인천 계양에서 선거 운동 도중 '2찍' 발언을 해다가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온라인으로 사과 한 바 있다. 2찍은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난 대선 때 기호 '2번(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인천 계양의 한 식당에 방문해 선거 운동을 하던 도중 젊은 남성을 향해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물으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후 논란이 되자 하루 만인 9일 페이스북에 "대단히 부적절했다.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글을 게시했다.
원 전 장관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1찍도, 2찍도 모두 계양구민"이라고 이 대표를 공개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