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의원이 자국의 '인구 위기'를 우려하면서 사례로 꺼내 든 곳은 다름아닌 한국이었다. 2023년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0.72명을 기록한 후 올해에는 0.6명대가 확실시되고 있는 한국이 이제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아는 저출산의 '대명사'가 돼버린 것이다. 1960년대 초반 한때 3.6명을 넘겼던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 2021년 1.64명으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비단 밴스 의원만이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고 인식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급격한 출산율 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충격을 능가하는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앞으로 군대를 완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병력이 곧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밴스 상원의원은 가난하고 소외된 러스트벨트(쇠락한 미 중부 공업지대) 지역 백인 노동자층의 애환을 담은 베스트셀러 '힐빌리의 노래'의 저자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이 책은 2016년 트럼프 당선에 충격을 받은 미국 엘리트 계층에게 가난해진 백인 노동자들이 민주당 대신 트럼프를 택한 맥락과 배경을 설명해줬다. 이 책의 성공을 발판으로 정계에 진출한 밴스는 처음에는 트럼프의 무능력과 이민자에 대한 편협한 시선 등을 이유로 직설적은 비판을 쏟아냈으나, 나중에는 친(親)트럼프로 돌아섰다. 2022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오하이오주 상원 의원에 당선된 밴스는 현재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등과 더불어 부통령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