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는 토양 탓에 고생물의 체화석이 귀한 편이긴 하나, 북한의 신의주를 비롯한 북서부 일부 지방은 중국에서부터 이어지는 제홀 생물군(Jehol Biota)이 약간 걸쳐 있는데, 이 제홀 그룹은 보존률 좋은 화석이 무더기로 나오는 대표적인 지층이기에 신의주층에서는 상태가 좋은 화석들이 곧잘 발견되곤 함
그래서 2000년대 후반에 무려 신의주층에서 익룡 화석까지 발굴되었는데, 그와 관련해서 얼마 전 글을 쓴 적도 있었음(링크)
당시 높은 보존률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매우 빈약하고 10여년 넘도록 추후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표한 바 있었는데, 놀랍게도 며칠 전인 2024년 3월 15일 추가 논문이 발표됐음. 이제 함께 알아보자
(새로이 공개된 화석 표본 사진)
(표본의 골격 부위들을 모사한 그림)
CKGP 19960828이라는 표본번호를 부여받은 이 화석은 앞서 말했듯이 북한 평안북도의 신의주에서 발견된 표본으로, 제홀 그룹 중 백악기 전기 바렘절에서 압트절 연대로 추정되는 신의주층(Sinuiju Formation)에서 발굴되었음
아쉽게도 연조직 연구나 종소명을 붙이는 일 없이 이번 논문도 2009년에 발표된 논문처럼 화석의 형태학적 분석이 주를 이뤘는데, 외형에서 알 수 있다시피 아누로그나투스과 익룡으로 과거 몸길이 15~20cm로 추정했던 것과 달리 재추산한 결과 몸길이 25cm, 날개너비(윙스팬) 80cm 이상으로 추정되며 제홀 생물군의 화석이 다 그렇듯이 납작하게 눌려서 보존된 것이 특징임
(예홀롭테루스의 복원도)
이 화석을 연구한 연구진들은 골격을 다른 아누로그나투스과 익룡들과 비교해본 결과 아누로그나투스는 CKGP 19960828와 비교했을 때 그 두개골이 훨씬 더 넓고 짧둥한 편이며, 덴드로링코이데스는 CKGP 19960828에 비해 그 크기가 절반 정도기에 제외, 바트라초그나투스는 기재된 표본들의 날개너비가 약 75cm 정도로 CKGP 19960828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 익룡의 상완골은 엄청나게 커 그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골격이 가장 유사한 예홀롭테루스로 보인다고 결론을 내림
허나 다양한 아누로그나투스과 익룡 중 단 4종이랑만 골격형질을 대조하여 나온 결론인데다가 예홀롭테루스속은 쥐라기 중후기에 생존했던 익룡이기에 신의주층과는 4천만년 정도의 크나큰 시대차이가 있어 개인적으로는 제대로 연구해보면 다른 속의 신종일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싶음
(2009년에 공개됐던 해당 화석 사진)
화석은 김일성종합대학 창고에 보관되고 있다고 하던데 10여년동안 정보가 나온게 없어 파괴되거나 행방불명된게 아닌가 걱정했던 것보단 의외로 북한 기준으론 신경써서 보관하는 것 같기도? 그런데 어째서인지 15년 전보다 사진 화질이 더욱 구린지는 정말 의문임 ㅅㅂ;;
제대로 연구되지 못해 아쉬우나 이렇게라도 정보를 접하게 되어 다행이네. 최근 비슷한 연대의 지층인 대한민국의 진주층에서도 많은 백악기 전기 동물들의 체화석이 발굴되고 있는데, 아무쪼록 좋은 성과를 기대중임
논문 링크: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134/S003103012360018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