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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 10조원을 쏟아붓고도 출시하지 못한 비행기, MRJ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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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J, 즉 미쓰비시 스페이스젯은 미쓰비시 중공업의 자회사 미쓰비시 항공기 주식회사에서 개발한 단거리용 여객기임.




제목에도 써놓았듯 MRJ는 개발 비용으로만 우리 돈으로 약 10조원이 들어갔는데, 2023년 3월 미쓰비시는 MRJ의 사업 철수를 발표하고 개발팀을 해체했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10조원을 쏟아붓고도 출시하지 못한 것일까?





일본의 항공 산업은 굉장히 오래되었음. 군용기 시장은 말할것도 없고 민항기 시장에서도 꽤나 오랜 역사를 자랑함. 사진 속 항공기 YS-11은 1963년 일본항공기제작사(NAMC)에서 제작한 여객기인데, 일본에서는 주로 지방 노선에 투입되었으며 대한항공 역시 5대를 임차해 국내와 일본 노선에 투입함.





YS-11은 총 182대를 생산했는데, 많은 일본 내 항공사들과 몇몇 해외 항공사들이 사들였으나 기체 자체의 경쟁력 부실과 민항기로서는 부족한 편의성으로 인해 최종적으로 약 360억엔의 손실을 보았음.





일본 정부와 NAMC는 YS-11의 후속 기종과 더욱 큰 제트 중형기까지 개발하려 했으나, 적자로 인해 사업을 그만두는 대신 보잉과 손을 잡고 보잉 767을 공동개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음.





보잉과 일본의 합작은 보잉 767의 개발으로부터 쭉 이어져 현재 보잉의 최신 중형 여객기 보잉 787은 일본의 개발 지분이 무려 35%에 달할 정도로 기술 성숙도 또한 훌륭한 수준임.





이러한 기술력의 기반과 꾸준히 존재하는 일본 국내의 단거리용 중소형 여객기(리저널기)의 수요에 따라 2003년 일본 정부는 5년간 5천억원을 들여 미쓰비시 중공업과 함께 리저널기의 개발에 착수함.





개발은 순조롭게 이루어져 2007년 파리 에어쇼에서 실물 크기의 객실과 컨셉트를 발표해 큰 관심을 얻었고, 이듬해에는  전일본공수(ANA)에서 25대의 주문을 받는 성과를 올렸음.





MRJ의 첫 비행 테스트는 2011년에 예정되어있었는데, 2009년 미쓰비시는 MRJ의 대규모 설계 변경을 발표함. 소재 변경, 구조 변경 등의 이유로 첫 비행은 2012년으로 미뤄졌음.





그런데 이번에는 MRJ에 들어가는 엔진 PW1200의 제조사 프랫&휘트니가 엔진 인증을 2014년으로 연기함. 첫 비행은 결국 2012년에 이루어질 수 없었음. 이후 미쓰비시는 MRJ의 첫 비행을 2015년에 예정한다 밝힘.





마침내 2014년, 최종 조립 완료된 MRJ가 공개되었고





2015년 11월 11일,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음.





여기까지 읽으면 들 수 있는 의문점. "아니 기체의 조립 완료까지 끝내고 첫 비행까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여기서 정식 출시까지 더 미뤄질 건덕지가 있는거냐???"





아... 안타깝게도 동체와 날개 사이의 결합부가 비행 시험 중 적정하중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어 결국 또 또 출시까지 1년이 연기되었음.





"그래... 어쨌든 비행기가 날개는 제대로 달려있어야 하니까 1년 연기쯤이야... 2016년엔 진짜로 출시되는 거 맞죠?"





아... 안타깝게도 2016년 테스트 비행 중 결함이 또 발견되어 급히 회항해 2017년 미쓰비시는 MRJ의 출시를 또 또 또 2년 연기함.





"아이 시발 미쓰비시형!!! MRJ에 엮인 기업들만 수십곳이 넘는데 출시도 못 하면 우리 다 굶어죽어요!!!"





실제로 계속 연기만 거듭하면서 협력사들이 도산할 위기에 처했음. MRJ만 믿고 쌔끈하게 공정을 만들어놨더니 정작 납품을 못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여기저기서 벌어진 것.





설상가상으로 2018년, 경쟁사인 봉바르디에가 미쓰비시를 상대로 자기네 회사의 기술진이 미쓰비시로 들어가 기술을 누출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음. 미쓰비시는 맞소송을 걸었고 결과는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됨.





그리고 드디어 2019년, 미쓰비시는 MRJ를 다시 한번 파리 에어쇼에 출품하며 이젠 정말 출시가 얼마 안 남았음을 알렸음. 지속된 개발 지연으로 인해 쌓인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이름도 MRJ에서 'SpaceJet'으로 개명함.





"이야 이름까지 바꾼 거 보면 이제 정말 출시할 날이 멀지 않았구나!!! 미쓰비시형 믿고있었다구ㅋㅋㅋ"





예... 안타깝게도 바로 다음해에 터진 우한폐렴으로 인해 항공 수요가 극히 불투명해져 미쓰비시는 또 또 또 또 출시를 2년 연기하게 됨...





"이... 씨... 발..."





이번엔 더욱 답도 없는 것이, 기껏 내부적 문제(결함, 재설계 등등)를 거의 완벽하게 해결한 상태에서 출시만 남았던 것이 외부의 문제로 인해 거하게 말아먹힐 위기에 처했다는 것임.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미쓰비시는 결국 2020년 5월, MRJ의 개발 예산을 절반으로 깎아버림...





그리고 동년 10월, 미쓰비시는 결국 MRJ의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함을 선언함. 직원의 95%를 해고함에 따라 사실상 사업 종료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아졌고





결국 작년 3월, 미쓰비시는 MRJ의 사업을 종료함. 개발을 위해 설립한 해외 지사조차 모두 철수하고 공식 웹사이트조차 폐쇄함에 따라 사업 종료는 확실시됨.





2003년에 시작되어 개발 과정에서 여러 고난과 역경을 버텨내고 승객을 실어나를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MRJ는 결국 단 한명의 승객도 태우지 못한 체 해체됨.





사업 종료로 미쓰비시는 2003년부터 개발에 투입한 10조 가까이 되는 투자금을 손실했으며 협력사들도 전부 파산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함.




사실 울며 겨자먹기로 출시했어도 일본 외의 수요는 기대하기 힘들었는데, 리저널기 시장은 유구한 전통강자인 엠브라에르의 E-Jet 시리즈가 떡하니 버티고 앉아있으며





에어버스 또한 봉바르디에의 리저널기를 인수해 A220으로 명명하고 시장에 뛰어들어 정말로 내수 아니면 판매를 기대하기 힘들었음. 이것 또한 여러모로 안타까운 부분 중 하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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