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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간토 19일] 12일차 (3) - 선라이즈 세토 A석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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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에서 남은 시간을 뻐기다가,

9시가 거의 다 되어 역에 보관하던 짐을 찾고 플랫폼에 가니

열차가 이미 들어와 있었다.


이 선라이즈 세토는 일본 내에서 관광 목적 열차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남아있는 침대 특급 열차라고 한다.

나는 한국에서 타 볼 수 없는 침대 열차를

한 번 경험해보고 싶었기에 이렇게 타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타는 선라이즈 세토 말고도

선라이즈 이즈모도 있는데,

선라이즈 이즈모는 시마네현 이즈모에서 출발해

이 두 열차는 오카야마 역에서 결합하고 도쿄까지 같이 간다.


선라이즈 세토/이즈모는 각각 A석이 흡연/금연석 총 6개,

B석은 뭐 대충 80석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나는 무조건 A석을 타는 거로 정했는데,

아무래도 금연석만 하면 3석 밖에 안 되니 예약이 좀 빡세다..


원래는 선라이즈 세토를 전날 탑승해 도쿄로 갈 거였는데,

천황 탄생일이 금요일이라 일본 3일 연휴여서 그런지,

이전에 연습했을 때 여유 있었던 것과 다르게

새로고침 하자마자 A석은 매진이 되었다.



그래서 2/24 토요일 예매 실패, 2/25 일요일 예매실패,

그리고 오늘 2/26 월요일 출발편은 예매에 성공해서

A석을 탈 수 있었다.

이 날도 실패했으면 B석을 탔었어야 했다...



참고로 선라이즈 세토/이즈모의 열차 티켓은

1달 전 동일한 날, 오전 10시에 예매가 가능하다.

(예 : 24. 03. 01 출발편 예약시 24. 02. 01 에 예약 가능)


근데 내국인들은 JR 매표소에서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미리 10시 전부터 대기하다 정각이 되면 바로 예매를 걸 수 있어서,

위에서 말한 나 같은 경우처럼 일본 연휴가 끼면,

A석은 구경도 못하게 되는 것 같았다.



온라인 예약은 JR 서일본 예약 사이트인

외국인용 e5489와 내국인용 e5489에서 할 수 있는데,

A석을 노리려면 내국인용 사이트에서 해야 그나마 성공할 수 있다.

일단 외국인용 사이트에선 본인 개인정보부터 카드 정보까지

전부 다 입력을 해야 하는데,

입력하고 페이지를 넘기는 것까지 6번인가 해야 했다.

근데 내국인용 사이트로 하면 미리 등록된 정보를 이용하니

빠르기도 한데 페이지도 4번 정도만 넘기면 결제가 된다.

이 페이지 넘기는 시간이 은근 잡아먹어서 도중 매진되더라...


그리고 결제할 때는 카드를 꼭 실물 카드로 하고 챙겨가야 한다.

안 그러면 티켓 수령을 못 해서 탑승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여튼 TMI는 이쯤 하고 ㅋㅋ

열차가 이미 들어와 있으니 탑승하러 이동했다.


도쿄행 선라이즈 세토.


내가 타는 곳은 11번칸 22번 객실이었다.

참고로 A석의 가격은 침대권/특급권 + 승차권 합 28,930엔이고,

B석의 가격은 22,650엔으로 뭐 생각보다 큰 차이는 아니다.

그리고 B석은 1층, 2층 랜덤 배정인데, A석은 무조건 2층이다.


입실 3.283초 전...



그렇게 들어온 A석 객실...

A실은 세면대도 있고 공간도 넓었는데, 음 아주 좋구만~

이 정도면 비즈호 객실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았다.


침대 바로 옆에는 이렇게 조작판이 있어서,

조명이나 히터를 조절할 수 있었다.


그리고 B석은 캐리어랑 신발 놔둘 공간만 겨우 있는데,

여기 A석에선 이렇게 여유롭게 캐리어를 펼칠 수도 있어서 아주 편했다.


짐을 객실에 놔두고 샤워카드 판매기로 가 보았다.

판매 중인 초록불이 점등해 있고, 거기다 주변에 사람도 없었다.

역시 평일이라 그런가?


아무래도 열차다 보니 물이 제한적이라,

샤워카드는 세토/이즈모 각각 20장만 판매한다.

그래서 도쿄발 열차나 휴일일 경우엔

열차가 플랫폼에 입선하기 수십분 전부터

미리 4, 11번 칸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샤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A석은 그럴 필요가 없는데,

A석 전용 샤워실이 따로 있는데다 샤워카드도 그냥 주기 때문이다.

A석 찬양해~~



근데 나는 뭐 사람도 없길래 기념품으로 챙기려고

샤워카드를 그냥 하나 구매했다.


그럼 샤워카드가 매진되면 아예 못 씻느냐? 그건 아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열차 칸마다 세면대가 두개씩 있어서,

여기서 양치를 하거나 세안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A석은 객실에 세면대가 있지롱~ ㅋㅋ



그리고 아... 또 그놈의 A석 타령이야...



A석은 객실 내 테이블이 있지만,

B석만 가도 침대랑 캐리어 하나 겨우 놓을 자리밖에 없는데,

그런 곳은 여기서 차내 라운지를 이용하면 된다.


그렇게 차내를 두리번거리다 보니 열차가 출발했다.

우왓 출발한다 출발해~ 스게~~



잠시 후 검표원이 검표를 한 다음, 어메니티를 지급해 주었다.

A석은 이렇게 어메니티도 준다.


구성품은 뭐 씻을 때 필요한 것들이랑 A석 전용 샤워카드이다.

카드, JR 각인된 비누랑 선라이즈 로고 주머니 말곤 별 건 없다 ㅋㅋㅋ



그리고 A석 샤워카드랑 일반 카드는

뒷면에 글자 차이를 빼면 뭐 똑같이 생겼다.

나는 온천에서 한 번 씻었기에,

샤워카드는 아침에 자고 일어난 뒤 쓰기로 했다.


그리고 같이 준 잠옷으로 환복까지 하고,

바로 잠을 자려 했는데...

또롱~ 도롱~ 도롱~



안내방송이 귀마개를 낀 게 무색하게,

겁나 크게 들려서 잠에 들려던 찰나에 깼다.

아니 심야방송 안 한다며....

소리 끌 수 있나 찾아보니까 끌 수도 없었다...


그래서 스피커에 밴드를 붙여 막아보았는데,

소리가 좀 줄긴 했으나 여전히 거슬렸다.

하지만 붙인 직후 방송이 한 번 잠깐 더 나온 뒤론

그 이후로 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에라이..


이때 나온 마지막 방송이 히메지역 도착 안내였는데,

대충 11시부터 방송을 안 하는 것 같았다.

후... 안내 방송은 좀 끌 수 있게 해 주지 참..


그리고 난 아무래도 잠자리에 민감한 편인가 보다.

A석이라 동력칸도 아니고, 2층인데다,

객차 거의 가운데 부분 객실이었는데도,

진동, 열차 소음이랑 흔들림 때문에 잠에 깊게 들 수 없었다.


그렇게 5시간 가량 얕은 잠을 자고 개같이 기상...


한 번은 경험삼아 이용해 봐도 다음에는 음...


여튼 일어나보니 시즈오카역을 마침 통과하고 있었다.

역을 지나가니 밖은 아주 깜깜해서 볼 것도 없고,

뭐 할 것도 없어서 샤워나 갈기러 갔다.


이곳은 A석 전용 샤워실.



A석 샤워실은 A석 객실 바로 옆에 있었다.

샤워실에는 헤어드라이기도 구비되어 있고,

샴푸랑 컨디셔너도 있었다.

근데 헤어드라이기는 바람이

마치 누가 입으로 불어주는 듯한 풍량이었다...


안에 들어가서 카드 투입구에 카드를 넣으면,

샤워실에서 6분간 물을 틀 수 있게 된다.


시간은 위처럼 나오고 버튼을 누르면 물이 나오는데,

물이 나오는 시간동안만 시간이 차감된다.

따라서 6분이란 시간이 적을 것 같지만, 굉장히 여유가 있다.

나도 평소에 집에서 샤워하듯이 걍 여유롭게 했는데,

그래도 2분 30초가 남았었다.

헤어드라이기 풍량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만 빼면,

딱히 불편한 점은 없었고 편하게 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씻은 다음 객실에 와서 옷을 입고나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보니, 일출이 시작되었다.



선라이즈 세토에서 보는 선라이즈는 장관이었다.

그리고 일출이 원래 이렇게 강한 주황색이었나?

날이 맑아서 그런지 색이 엄청 강렬해서 더욱 멋있었다.




그리고 카메라를 꺼내다 셔터 버튼을 잘못 눌러 찍힌 초점 나간 사진인데,

이것도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다 ㅋㅋ


그렇게 멋있는 일출을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종착역인 도쿄역에 도착하였다.

비록 잠은 설치긴 했지만 처음으로 타 보는 침대 열차의 경험,

그리고 선라이즈 세토에서 본 선라이즈의 강렬한 모습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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