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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리뷰]24편 : 닌텐도 버추얼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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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4편 : 버추얼 보이
(Review 23 : Nintendo Virtual Boy)

원본 게시글 :

https://blog.naver.com/vr_insight/223397290174

 

[논문리뷰]24편 : 닌텐도 버추얼 보이

[논문리뷰 목록] - 8편 : 메타 퀘스트 프로 - 바로가기 - 9편 : 소니 모코피 - 바로가기 - 10편 : 오큘러스...

blog.naver.com


안녕하세요 쭘쭘입니다.
오늘은 고전 게임의 대명사이자, Nerd of Nerd인 영상 제작자. AVGN의 인용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닌텐도는 항상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을 고안하였습니다."


이 말처럼 닌텐도는 레이저 총(재퍼), 장갑형 컨트롤러(파워 글러브), 친구를 대신하는 로봇 (R.O.B.)등

닌텐도의 여러 체감형 인터랙션 장비들.
출처 : 위키백과 / 닌텐도 위키

당시 경쟁자인 아타리, 코모도어, 세가는 물론 현세대 경쟁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까지 포괄하더라도,
게임 시장에 걸쳐 이보다 더 창의적인 게임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누구보다도 주류면서도, 비주류의 방식을 지향하는 독특한 회사이기도 한데요.


이러한 닌텐도의 성향이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으며,
최초로 대중화를 시도한 VR HMD. 그리고 닌텐도 역사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크게 실패한 제품이기도 한 제품.


이번 리뷰는 닌텐도 버추얼 보이와 함께, 현세대 HMD보다 한 세대 이전 계보의 VR시장을 살짝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함께 보면 좋은 글
논문리뷰 10편 : 오큘러스 리프트 DK1 : https://blog.naver.com/vr_insight/223143516664


목차
- 1. 닌텐도 이야기
- 2. 카탈로그 스펙
- 3. 구성품
- 4. 본체
- 5. 사용성
- 6. 광학 및 디스플레이
- 7. 총평


1. 닌텐도 이야기
일본의 화투 제작업체에 불과했던 "임천당" 주식회사는
1980년대, "요코이 군페이" 라는 설비 보수공이 우연히 제안한 장난감에서 시작한 "게임 & 워치" 라는 휴대용 장난감으로 시작합니다.

요코이 군페이
출처 : Culture Games


이 회사는 페밀리 컴퓨터, 게임보이, 슈퍼페미컴이라는, 게이머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최고의 명작을 연이어 발매하게 되며,
"닌텐도 주식회사" 라는 글로벌 최고, 최대 규모의 콘솔 제조사로서 성장하게 됩니다.


잇따른 성공 이후, 게임보이의 후계자격 휴대용 콘솔 게임기 개발을 책임지던 요코이 군페이 앞으로,
"리플렉션 테크놀러지" 라는 당시 MR 광학계 개발사가, "Private Eye" 라는, 일종의 원시적인 VR HMD를 소개하게 됩니다.

리플렉션 테크놀러지의 Private Eye
출처 : Loper OS


이러한 독특한 인터랙션에 관심이 많았던 요코이 군페이는 "리플렉션 테크놀러지"의 기술을 매우 인상깊게 보았고,
차세대 닌텐도 기기에는 VR을 적용하기 위해, 해당 기술을 독점 계약하기에 이릅니다.


"VR" 과 "32Bit" 게임기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코드명 "VR32"로 기획된 버추얼 보이의 프로젝트는 약 4년간의 개발기간 끝에,
1995년 7월 21일 (일본기준) 15,000엔의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됩니다.


그 이후 결과는.여러분들도 아시다 싶이, 글로벌 77만대라는 처참한 판매성적으로, 동년 12월(일본), 쓸쓸하게 단종되게 됩니다.


1억대 판매를 넘긴 하드웨어만 5종을 넘기고, 근래 최악이었던 Wii U마저 1천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여준 것과 대조하면,
그 판매량이 얼마나 심각한지 쉽게 알 수 있는 정도입니다.


버추얼 보이의 대표적인 실패 사유는,
붉은 단색의 디스플레이, 불편한 착용(사용)감, 이해도가 낮은 컨텐츠와 좁은 생태계 등이 있습니다.


워낙 심각한 판매 부진 덕분에, 버추얼보이 이후 은퇴를 계획중인 요코이 군페이는
은퇴를 연기하고, 차기작. 게임보이 포켓까지 관여해, 비로소 성공을 확인한 후, 은퇴를 하게 됩니다.


1. 카탈로그 스펙
[본체]
- 출시일 : 1995.07.21 (일본) / 1995.08.14
- 프로세서 : NEC V810 16bit 프로세서 (20Mhz)
- 광학렌즈 : 리플렉션 미러
- 디스플레이 : LED 소자의 듀얼 미러 스캔, 안당 224 * 384 해상도 출력 (32단계의 4색 출력)
- 주사율 : 50.2Hz (수평)
- FOV : 가로 약34도, 세로 약19도
- PPD : 약 11포인트
- 스토리지 : 없음. 60핀 카트리지가 대체함.
- 메모리 : 1MB DRAM
- 추적 : 없음.
- 패스스루 : 없음.
- IPD : 조절 가능, mm 단위 조절기능 없음.
- 배터리 : AA 건전지 6기 / AC 어답터 (건전지 기준 약 4시간 구동)
- 무게 : 840그램 (본체 단독)
- 기타 :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 제공

[가격]
-15,000 엔 (일본)
-179.9 달러 (미국)
(현재 가치로 약 50만원)


3. 구성품

버추얼 보이 패키징

버추얼 보이의 출시시기는 1995년.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제품입니다.
세월이 세월인 만큼, 박스 곳곳이 많이 낡고 헤진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그것보다 더 오래된 전자기기 패키징도, 관리만 잘한다면 빳빳하게 각이 살아있는 만큼,
단순히 관리가 잘 안된 패키징 예시 이기도 합니다.


90년대, 레트로한 감성의 디자인과 폰트를 사용하였으며, 전면 중앙에는 제품의 이미지와 제품명이 큼지막하게 붙어있습니다.
"3D DISPLAY GAME SYSTEM VIRTUAL BOY" 이라는 멘트로, 제품의 정체성과 이름을 확실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후면에는 간단한 제품 및 구성품 소개가 일본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버추얼 보이 구성품

일반적으로 콘솔 게임기들은, 기본 구성품에서 다양한 악세서리를 껴주지 않듯.
버추얼보이 또한, 사용에 꼭 필요한 필수 악세서리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박스 관리 상태와는 다르게 내부 제품들의 경우 관리가 매우 깔끔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1. 어답터용 전원공급 팩 : 별매품으로 추정
2. 전용 거치 스탠드
3. 버추얼보이 본체
4. 안면 폼
5. 컨트롤러

6. 카트리지 : 별매품, V 테트리스
7. 가이드 패키지 : 안전가이드 / 사용가이드


1. 전원 팩

버추얼 보이 전원 팩
좌 : AC 어답터용 / 우: AA건전지용


버추얼 보이는, 애플 비전 프로와 비슷하게, 본체 내부에는 아무런 배터리가 존재하지 않으며,
유선으로 본체와 연결하는, 전용 컨트롤러의 후방에 결착되는 배터리팩을 통해 전원을 공급합니다.


버추얼 보이가 분류상으로는 휴대용 기기 카테고리에 속하는 만큼, 건전지를 탑재하며,
충전식이 아닌 AA사이즈 건전지 6기를 넣는 식으로, 휴대성을 확보하였습니다.


만약 고정된 장소나 외부전원의 지속적인 확보가 가능하다면, AC 어답터용 팩을 이용할 수 는 있지만,
워낙 오래된 제품인 만큼 기기파손이 우려되어, 개인적으로는 그냥 건전지팩으로만 사용합니다.
건전지 6개의 무게는 상당히 무겁기에, 배터리팩을 달게 되면, 함께 결합되는 컨트롤러 또한 상당히 무거워지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전원공급 방식은, 30년 뒤의 애플 비전 프로가 그대로 계승했다고 봐도 괜찮아보입니다.

2. 전용 거치 스탠드

버추얼보이 전용 거치 스탠드

버추얼 보이는 휴대용 콘솔로 분류되지만, 이 휴대용이라는 개념이
항상 들고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모바일" 의 개념 보다는,
다른 곳에 운반하기 편리하다 수준의 "포터블" 이라는 단어가 더욱 가깝습니다.


버추얼 보이는 헤어밴드나 스트랩이 없는 방식을 채택하고,
특정 장소에 HMD를 거치해두고, 사람이 직접 눈을 대는, 고전적인 스테레오 스코프의 방식을 따르기에,
눈을 직접 가져다 대기 쉽도록, 스탠드가 함께 동봉되어 있습니다.

스탠드 - 본체간 결착 방식

스탠드 걸쇠 부분의 집개를 활짝 열어, 버추얼보이 본체 하단의 홈에 맞게 물려놓으면
크게 어렵지 않게, 상호 결합이 가능합니다.


높이 조절 기능은 제공하지 않지만, 목부분에 관절이 있어, 앞 뒤로 기울어지는 틸팅 기능은 제공합니다.

4. 안면 폼

버추얼보이 안면 폼

버추얼보이의 안면 인터페이스 겸 안면 폼입니다.


버추얼보이는 앞서 설명했듯, 스탠드에 거치된 본체에, 머리를 가져다 대는 스타일이기에
머리에 집적 압력이 가해지지 않아, 안면 인터페이스의 역할은, 착용감 개선보다는 외부 빛 차단의 역할에 가깝습니다.


폼은 부직포에 가까운 재질로서, 손가락으로 누르면 찌그러질 정도로 얇은 패브릭을 사용하였습니다.
30년에 가까운 시절이 지났음에도, 섬유 조직이 그대로 살아있는 점은, 15년 남짓 지난 폼들이 바스라지는것을 감안하면 놀랍습니다.


가로폭이 약 15cm 가량 되어, 안경 사용자의 경우 대부분이 별 문제 없이,
안경을 벗지 않고 그대로 버추얼보이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5. 컨트롤러

버추얼 보이 컨트롤러

버추얼 보이 컨트롤러입니다.


닌텐도에서 최초로 게임패드 방식에서, 그립형 컨트롤러 스타일로 바뀐 컨트롤러이며,
좌 우로 굴곡져 있는 모습을 통해, 아주 원시적인 "그립감"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볼 수 있습니다.


좌 우 모두 십자패드가 하나씩 달려있으며
좌측엔 셀렉트와 스타트, 우측엔 B, A 버튼 순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정 중앙에는 전원 버튼이 달려있으며, 전원 버튼을 밀어 켤 결우,
LED 점등 대신 빨간색 스티커(...)가 튀어나와, 현재 전원이 켜져있는 상태임을 나타냅니다.

버추얼 보이 컨트롤러 후면

후면에는 그립 부분에 손가락이 잘 집히도록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해 놨고,
앞서 말씀드렸던 아주 거대한 배터리팩이 정 중앙에 위치합니다.


배터리팩의 좌 / 우로 트리거 버튼이 달려 있습니다.
컨트롤러의 그립 및 사용성은 후술할 "사용성"파트에서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무게는 배터리 팩 포함 약 345g 수준입니다.

6. 카트리지

버추얼보이 카트리지

버추얼보이의 시대는 CD같은 광매체나, 플래시 메모리 기능이 보급되기 전의 시대였던 만큼,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카트리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번 리뷰에는 V 테트리스 게임 카트리지를 함께 사용합니다.


카트리지 사양은 128MBit 롬에, 60핀 단자로 인식되며, 무게는 약 25g, 규격은 750*670*68(mm)입니다.
128Mbit(메가비트) 흔히 쓰는 메가바이트로 변환할 경우 16MB로 정의됩니다.

7. 가이드 패키지

버추얼 보이 가이드 패키지

평소라면 가이드까지 상세히 다뤄보진 않지만,
워낙 독특한 제품이기도 하고, 가이드의 상태도 잘 보존되어 있어 함께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히 둘러보면, 현재의 HMD들과 그다지 별 차이 나지 않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4. 본체

버추얼보이 정면

대망의, 버추얼보이 본체 정면입니다.


고급스러움, 혹은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현세대 HMD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아주 강렬한 빨간 색 본체가 눈에 띕니다.
전체적으로 디자인 컨셉을 알 수 없는, "괴상하다" 라는 표현이 적절한 디자인입니다.


무언가 닮은 대상으로 비유하고 싶어도, 워낙 독특한 외관 덕분에, 비유 대상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90년대 초중반 감성에서는 멋지고 강렬하다고 생각될 여지가 조금은 있지만,
2020년대 중반을 살아가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저 "이상하게 생긴 장난감" 수준으로 보입니다.


다만, 재질이나 마감 자체는 매우 견고하여,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유격이나 크랙, 부식 등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버추얼 보이 정면 카트리지 단자.

버추얼 보이 정면 하단부에는, 전용 60핀 규격 카트리지 단자도 함께 존재합니다.


카트리지를 인식하지 않는다면, 버추얼보이는 작동조차 하지 않으므로,
버추얼보이의 아주 기초적인 체험만을 위해서라도 카트리지는 필수적인 필요항목입니다.

버추얼 보이 측면

버추얼 보이 측면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정 중앙에 "Nintendo" 가 적힌 고무캡은, 단자를 보호하기 위한 고무캡인가 싶어 만져봤지만
단단히 접착제로 고정되어 있는 단순 외관용 캡 정도로 보입니다.


캡 뒤에는 스테레오 스피커가 매립되어 있습니다.

버추얼 보이 상단

버추얼 보이 상단에는 광학 관련 옵션 조절 기능들이 있습니다.


먼저 위쪽에 있는 회전하는 노브의 경우, IPD 조절이 가능하며,
좌, 우로 회전할 경우 "끼이이익" 하는 낡은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시점 ipd 조절이 가능합니다.


다만, fov가 30도에 불과한 물건이고, IPD 설정값도 완전 아날로그 방식이라 대충 이정도겠거니 하고 잡는 정도인 만큼
IPD 조절의 의미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하단에 좌 우로 밀 수 있는 Focus 노브의 경우,
광학계에 있는 렌즈를 좌 / 우로 이동시켜, 초점을 조금 더 맞출 수 있는 기능이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화면이 아주 약간 더 커지고 줄어드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버추얼 보이 하단

버추얼 보이 하단입니다.


하단에는 제품 제어에 관련된 부분이 들어가 있습니다.


좌측에는 사운드용 노브 휠,과 3.5mm 이어폰 잭이 탑재,
우측에는 컨트롤러 겸, 파워공급 단자와, 멀티플레이 컨텐츠용 유선연결 단자가 있습니다.


멀티플레이 단자는, 하드웨어는 존재하지만, 단종이 워낙 빨리 와버리는 바람에,
저 포트를 사용하는 공식적인 버추얼보이 컨텐츠는 단 하나도 없게 되는. 즉 버려진 단자입니다.

버추얼보이 광학부

눈을 대는 광학부 역시 별다른 기능이나 기믹성 부품은 없습니다.


눈을 투영하는 붉은색 패널은, 렌즈가 아니라 단순 빨간색으로 염색된 플라스틱 판에 불과하며,
렌즈는 속에 숨겨져 있는 형태입니다.
(상세 광학 내용은 광학 및 디스플레이 파트에 소개하겠습니다.)


좌 / 우의 귀가 있을법한 부분에 스피커 모듈이 2개 달려 있습니다.


5. 사용성
착용감
버추얼 보이의 경우 다른 HMD과는 다르게, "착용" 의 개념이 아닌, 눈을 얹혀두는 느낌이기에
물리적으로 머리에 가해지는 부하의 경우 0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본체 단품의 무게가 840g, 규격은 250 * 120 * 100에 이르는, 파이맥스 수준의 초중량 헤드셋과 버금되는
무게와 부피를 가지고 있더라도, 사실 별 상관이 없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고정된 버추얼 보이를 정해진 각도로 눈을 대기 위해서는, 닌텐도 측에서 제시한 자세를 강제해야 하는데요.

정석적인 닌텐도 버추얼보이의 사용 자세

바로, 스탠드에 거치된 버추얼 보이를 책상 위에 올려둔 뒤, 스탠드를 끌어안는 형태로 앉아,
머리를 내밀어 버추얼보이에 맞추는 방식입니다.


분류 상 휴대용 게임기라고는 하지만, 실 사용 경험에 있어서는 거치형 게임기라 맞먹는 정도로,
책상이나 지지대가 반드시 필요하고, 야외 사용이나 교통수단 내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으로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또한, 머리를 쭉 내밀고 바라보는 자세는 강제로 거북목을 유발시켜, 20-30분만 해도 뒷목이 뻐근해지고,
스탠드도 완벽하지 않아, 머리를 좀 세게 가져대면, 스탠드가 뒤로 밀려나는 등, 아주 극악의 착용감을 보여줬습니다.


현존하는 어떠한 HMD보다도 가장 불편한 사용방식이며,
아무리 시대적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고민되는 사용자세였습니다.

컨트롤러

버추얼보이 컨트롤러의 그립 예시

버추얼보이 컨트롤러는, 나름 기존의 게임패드 방식을 벗어나, 인체공학적 게임컨트롤러 형태를 띤 최초의 닌텐도 제품입니다.


다만, 90년대 중반의 경우, 인체공학이라는 개념 자체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만큼,
인체공학 지향적 설계를 했다 정도로 이해해야지, 인체공학적이지는 않습니다.


.중지, 약지, 소지가 닿는 그립의 경우, 손가락 모양 홈을 너무 과하게 파놓아, 오히려 걸리적거렸으며
트리거 버튼의 경우, 손가락이 정렬되지 않는, 어긋난 위치에 작게 배치되어 있어 불편하곤 했습니다.


무엇보다, 버튼의 배치 또한, 표준과는 많이 먼 방식인데요,
A/B 버튼이 반대로 되어 있어, 매번 조작할 때 마다 얼굴을 떼고 컨트롤러를 보며 버튼의 위치를 다시 찾아야 했으며
셀렉트, 스타트 버튼은 자주 쓰지도 않는 버튼임에도 너무 크고 중요한 위치에 배치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배터리
버추얼 보이의 배터리는 대략 4시간 정도 유지됩니다.


다만, 배터리 부족 알림이 따로 있는것도, 잔량확인이 따로 있는것도 아닌 만큼,
그냥 적당히 즐기다가, 갑자기 전원이 켜지지 않으면, 적당히 배터리가 나갔겠거니 하고 배터리를 교체해 줘야 합니다.


워낙 예전 기기인 만큼, 언제 맛이 가도 이상하지 않기에,
배터리가 방전될 때 마다 고장난게 아닌지 마음이 졸리긴 합니다.


AA 배터리가 총 6개나 들게 되는데,,
아무리 저렴한 배터리를 사용하더라도, 4시간마다 6개의 배터리를 갈아 버리는건
모이고 모이다 보면 유지비 측면에서도 상당히 부담되기도 합니다.

사운드
16비트 스테레오 사운드를 지원하는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되어 있다곤 하지만,
잘 쳐줘봐야 슈퍼페미콤 수준의 성능에 불과한 만큼, 음질로서 재대로된 음악을 듣는건 불가능합니다.


다만, 스피커 유닛의 사이즈가 큰편이라, 출력 자체는 상당해서,
맥스로 찍어놓고 게임을 할 경우, 귀가 아플 정도로 최대 출력이 무식하게 강력합니다.


6. 광학 및 디스플레이


좌 : 일반 VR HMD의 광학계 요약

우 : 버추얼보이의 광학계 요약

현대의 디스플레이, 광학기술이 30년 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고도화된 반면,
버추얼 보이에는 한정된 단가와, 기술적 한계로 인하여 현세대 HMD와는 전혀 다른 광학 - 디스플레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구조 또한, 현세대 HMD에서는 디스플레이를 하나 두고, 렌즈를 통해 초점거리를 왜곡시켜 사물을 보는 반면,
버추얼보이는, 디스플레이서 출력된 빛이 렌즈에 한번 거친 뒤, 거울을 통해 반사를 시킨 뒤에서야 눈에 상이 닿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는 버추얼 보이 특유의 "미러 스캔" 방식 투영식 디스플레이 탑재를 위한 구조적 특징이기도 합니다.

촬영에 성공한 버추얼 보이의 LED 소자 스트랩 (전원이 꺼진 상태)

버추얼 보이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각형 형태의 LED 디스플레이가 들어가 있지 않고,
1 * 224 픽셀로 이루어진, LED 소자의 스트랩만이 디스플레의 역할로서 탑재되어 있습니다.

미러스캔 방식의 이해도, 출처 : 본인

이 스트랩 형태의 LED 소자들이 발산한 빛들은,


4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으며, LED의 빛을 눈으로 반사시켜주는 거울로 가게 되는데요.
이 거울은, 보이스 코일 모터의 서보 제어를 통해 초당 50hz로 미세하게 진동하게 되며,
사용자는 초당 50회 리프레시되는 224 * 384 이미지를, 하나의 디스플레이로서 착각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흔히 선풍기 형태의 POV 디스플레이 (잔상 디스플레이)와 유사한 원리와 방식이라 생각하면 편합니다.


이는 당시 LED 디스플레이의 대량 양산이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거니와,
(당시 기준) 224 * 384 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초소형으로 하는 것은 단가 상 불가능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특유의 붉은 단색 요소 또한 Green, Blue 소자보다 RED LED 소자가 단가 및 기술적으로 유리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미러스캔 방식은, 당시 고해상도 LED 디스플레이를 넣을 수 없는 차선책으로 한 기술이지만,
소자 1개의 변경 간격이 0.000052초에 불과하며, 이는 당시 기술력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정밀한 전자제어 시스템이 삽입되었습니다.
(초당 50hz, 가로 384픽셀)


버추얼보이의 시야각은 수평 34도, 수직 19도 입니다. (자체 측정 및 동호회 측정결과)
이는 현세대 제품과 비교하자면 (수평 / 수직) 다음과 같은 fov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 버추얼 보이 : 34 / 19
- 메타 퀘스트 3 : 109 / 99
- 비전 프로 : 100 / 77 (33W)
- 엑스리얼 에어 : 42 / 24

버추얼보이의 시야각은, 모든 제품과 비교해서 낮은 수준이며,
아직 기술 초기 단계인 현세대 AR 광학계 제품들과 비교해도 열세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이패드 미니와 같은 소형 태블릿을 팔을 쭉 펴고 사용한 것과 비슷한 시야각 사이즈를 보여주지만,
애초에 3Dof로도 고려되지 않은. 내장 가속도계가 전무한 0dof 제품인 만큼,
FOV가 좁아서 사용이 심각하게 불편하다 정도의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PPD는 11에 수준입니다.
(자체 계산값 기준)


이는 현세대 HMD들과 비교하자면 다음과 같은 PPD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 버추얼 보이 : 11
- 오큘러스 리프트 DK2 : 10
- 메타 퀘스트 3 : 25
- 비전 프로 : 44

버추얼 보이의 PPD는 최 하급에 머무나, 워낙 FOV(시야각)이 낮은 덕분에, PPD와 FOV는 반비례하는 특성 상
2014년에 출시한 오큘러스 리프트 DK2와 동급인 수준입니다.


모든 환경에서 픽셀의 격자, 간격과 모기장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어야만 하는 해상도이지만,
디스플레이와 광학계가 워낙 원시적인 방법이다보니, 상이 뚜렷하지 않고, 디스플레이가 어두운 등의 요소들로 인하여,
일종의 "블러 필터"를 먹인 느낌에 가까워 픽셀들이 생각보다는 뚜렷하게 관찰되지는 않습니다.


디스플레이의 색 표현은, 버추얼보이의 아이덴티티이자, 가장 큰 실패 요인이기도 한,
시뻘건 그래픽의 4색, 32단계 표현에 있습니다.


당연히 그래픽의 표현에는 한계가 커지고,
인간의 시야는 빨간 색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만큼, 10-20분만 플레이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곤 합니다.


화질의 경우 실 기기를 직접 보고 체험하는게 아니라면, 글로써 표현하기 매우 어려운 파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부족하지만, 사진을 보시며 직접 감상하시는것을 권장합니다.

실제 바라보는 색감과 가장 유사한 화면

글자 가독성 화질 테스트

그래픽 테스트

전체 화면 테스트


7. 총평
버추얼 보이는, 시대를 앞선, 그리나 미숙한 기술들을 지나치게 과신했던, 과도기적 작품이자 실패작에 가까운 제품입니다.
하지만, 이런 닌텐도 역사 속 가장 큰 실패 속에서도, 체감형 인터랙션을 향한 닌텐도의 행보는


약 10년 뒤, 모션 추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Wii.
약 15년 뒤,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3DS
그리고 약 21년 뒤, 닌텐도 스위치를 활용한 VR, "닌텐도 라보" 까지


모양과 형태는 조금 바뀌었을지언정 꾸준히 이어져 왔으며.


2011년 오큘러스가 시작하여, 현재에 들어서는 it 시장의 한 카테고리로서 시장에 안착한 VR 시장을 통해
다양한 XR 기기들에게 영감을 준 버추얼보이와, 요코이 군페이의 비전은 결국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버추얼 보이는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버추얼 보이를 통해 내다본 미래는 실현되었고.
추구했던 비전은 현실이 되어, XR 유저들은 누구나 그 꿈만같던 기술을 누리고 있습니다.


2020년대, 현 시점에서 버추얼보이는 단순히 VR의 역할 한 축을 설명하는데 쓰이는 전시품에 불과하며,
실 사용 용도로라면 하드코어한 레트로 게이머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가치를 잃은 제품이지만,


30년 전에 바라봤던 오늘날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 볼 수 있었던 상징적이고 의미있는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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