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前 회장·부회장 자문료 스캔들 다시 법정에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난 제프 블라터(89) 전 국제축구협회(FIFA)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69) 전 부회장의 공금 유용 스캔들의 2심 재판이 2년 7개월여 만에 개시됐다.
5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법무부 등에 따르면 바젤주(州) 무텐츠 법원은 이들의 2심 재판을 지난 3일부터 시작했다.
블라터 전 회장은 1998년부터 17년간 FIFA 회장으로 재임하며 국제 축구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플라티니 전 부회장은 현역 시절 프랑스를 대표하던 축구 스타였고, 블라터 전 회장의 재임기에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도 지냈다.
이들은 FIFA 자문료 유용 의혹에 휩싸여 축구계를 떠났다. 2011년 블라터 당시 회장이 조직 내의 투명한 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공금 200만 스위스프랑(32억여원)을 플라티니 당시 부회장에게 부당 지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스위스 연방검찰은 이 사건을 7년 가까이 수사한 뒤 2021년 이들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2022년 7월 스위스 연방형사법원은 자문료 지급을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이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항소했지만 2심이 열리기까지는 2년 7개월 가까이 걸렸다.
플라티니 전 부회장이 1심 무죄판결 직후 잔니 인판티노 현 FIFA 회장을 상대로 무고로 맞고소하면서다.
맞고소 사건은 프랑스 검찰에 접수됐지만 스위스로 이첩됐고, 연방검찰은 결론을 바꾸지 않은 채 이들의 1심 판결에 항소했다.
이들의 수사를 결정한 올리비에 토르만 당시 연방 법무장관이 사법부로 자리를 옮겨 연방 항소법원장으로 부임한 점도 2심 재판이 지연된 이유다. 수사의 최종 책임자가 법원장이 되면서 연방 항소법원은 재판 기피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무텐츠 법원이 블라터 전 회장과 플라티니 전 부회장의 2심을 심리할 특별 법원으로 정해졌다.
무텐츠 법원은 전날 이들이 출석한 가운데 변론 기일을 열었다. 연방검찰은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블라터 전 회장과 플라티니 전 부회장은 또 한 번 결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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