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똑바로치는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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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헤드가 일치되는 모습을 거울로 확인하면서 빈 스윙 연습을 한다. photo 민학수
한국 여자골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세리 키즈'에 영감을 준 것은 박세리(47)의 성공 신화다. 1998년 US여자오픈의 '맨발 투혼'으로 상징되는 강인한 정신력과 요리조리 재지 않고 세계무대에 정면으로 부닥치는 '도전정신'이 키워드였다. 박세리를 따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강했는지 보여주는 일화가 '공동묘지 훈련'이다. 박세리는 실제 그런 훈련을 한 적이 없다고 몇 번이나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부풀려진 이야기가 당시 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적지 않은 세리 키즈가 공동묘지나 산소 근처에서 담력 키우기에 나설 정도였다.
한국 여자골프의 내일로 꼽히는 김민솔(18)에게는 세계 1위 최장기간 보유 기록을 지닌 고진영(29)이 고마운 멘토다. 김민솔은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떠난 미국 전지훈련에서 고진영과 한 방을 쓰는 행운을 갖게 됐다. 당시 고진영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주요 부문 상을 휩쓴 무적의 선수였다. 올해 1월 베트남 동계훈련 때도 고진영과 룸메이트였다. 김민솔의 말이다. "세계 1위면 훈련할 때는 열심히 하더라도 휴식시간에는 무조건 놀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언니는 시간관리가 철저해요. 대개 저녁 훈련까지 마치면 씻고 잠자리에 드는데 언니는 매일 스트레칭을 20~30분간 하고는 마무리 운동을 했어요. 함께 코어 운동도 하고, 히프 운동도 하는데 힘들지만 뿌듯하고 재미있었어요. '이렇게 해야 세계 1위가 될 수 있구나!' 하고 깨닫는 시간이죠. 매일은 아니었지만 빈 스윙 연습도 숫자를 세면서 100번씩 10세트를 하기도 했죠."
고진영은 맛있는 걸 많이 만들어줬다고 한다. 훈련 막바지 때는 함께 고기와 고구마를 구워 먹고, 스테이크와 샐러드도 만들어 먹었다.
한 방을 쓴 후배 김민솔의 입을 통해 듣게 된 고진영의 심경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짠한 구석도 있다. "언니는 무언가를 위해서 잘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그냥 잘하고 싶다고 해요. 예쁜 나이에 LPGA투어에 와서 많은 걸 포기하면서 힘들게 하고 있는데 할 수 있는 거 다 해보자는 거죠. 골프를 하다 보면 아플 수 있는데 그럴 땐 책을 읽고 푹 쉬고 평소 훈련하면서 못했던 걸 하는 게 좋다고 해요. 푹 쉬면 다시 골프를 하고 싶어진다고요."
세계 최강의 자리를 오래 지킬 수 있었던 고진영의 마음가짐을 생생하게 지켜본 것은 앞으로 김민솔의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멀리 똑바로 치는 김민솔의 빈 스윙 훈련은 주말골퍼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김민솔의 설명이다.
"거울을 꼭 보면서 빈 스윙 연습을 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실제 스윙을 한다는 생각으로 어드레스를 하고, 측면 거울을 활용해 테이크 백 동작에 클럽 헤드와 손이 겹쳐 보이도록 하면서 백스윙 라인을 체크하는 게 핵심이에요. 먼저 테이크 백 동작이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몇 차례 반복합니다. 그리고 하나에 테이크 백, 둘에 백스윙 톱, 셋에 다운스윙과 피니시까지 한 동작으로 스윙합니다. 10번씩 10세트를 하는 걸 목표로 하루에 적어도 100번 이상 해보세요. 실제 공을 치는 훈련만 하는 것보다 좋습니다."
스윙이 흐트러지는 느낌이 들 때 필드에서 자신의 스윙을 점검할 때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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