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입문한지 한 1년 반이 지나가는 것 같은데, 사실 입문 때 부터 오켄토션에 대해서 괴담과 악평을 하도 많이 들어서 마냥 안좋은 선입견을 잔뜩 갖고 있었음
근데 얼마전에 싱가폴 출장을 가서 리쿼샵 사장님이랑 수다를 떨다가 위스키에 대해 알려줄 수 있냐, 난 뉴비인데 입문에 좋은 술이 뭐 어디 없냐 라고 물어보게 됐음
심지어 막 이쁜 고급 술병들도 보이니 사장님의 안목을 기대하게 됐지
난 심지어 히비키 저렇게 이쁜병이 세상에 있는줄도 몰랐으니 그 사장님에 대한 신뢰도가 무한히 올라가고 있었는데
근데 그 사장님이 진짜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오캔토션" ㅇㅈㄹ하는거야
존나 진지한 표정으로 오켄토션 인 코리아 이즈 퍽드 업, 유 리얼???? 물어보니까 독병의 오캔은 다르대
그래서 오켄 독병을 사봤음
확실히 짬바 어디 안가더라, 존나 고급스러운 과실향들이 막 일관되게 떠다니는거야
고민을 했지, 아니 내가 그동안 선입견으로 위스키 라이프를 헛살았나?
그래서 12년을 사보고 바로 한잔 해봤음
심지어 3만원밖에 안하더라??
ㅅㅂㅋㅋㅋㅋ
나프탈렌 향기, 쩐내, 약간 무겁고 쌉싸름한 향기, 소변이 조금씩 연상될랑말랑...
하다가 그 중간에 되게 매력적인 오렌지 제스트랑 뭔가...럼 느낌의 펑키함을 찾게 되더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싶었는디
일단 이걸 니트로는 못먹겠더라 도저히....
근데 앞에서 치는 그..특유의 무거운 향들, 쩐내가 쓴맛과 어우러져서 노량진 화장실이 생각나는것들을 어케 치울까,고민하다가 재밌는걸 봤어
오켄토션 증류기 생각보다 아래로 꼴박되있는것같지 않아??
린암 각도를 올려버리면 어떨까?
무거운 향기를 좀 쳐낼 수 있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스피릿으로 완전히 회귀시키는건 불가능해, 성분이 시간으로 인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대신 최대한 내가 원하는 향만 남기는건 가능할거야 아마
바로 서울 최저가 리쿼샵 가서 오켄토션 풀매수 때렸지
의외로 한박스 달라 하니까 사장님 무덤덤하더라
존나 좋아해줄줄 알았는데ㅠㅠ
그래서 한 0.2초 고민하다가 2개 빼고 4개만 사기로 했어.
이상하게 먹으려고 사는 술이 아니라 재미로 하는 술엔 돈이 존나 아깝더라
일단 컬럼은 한개만, 그 이상은 내가 좋아했던 로우랜드 펑크까지 없앨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다음 증류기 넥은 최대한 길게, 개인의 취미론 한계가 있지만 암을 뻗어주고....
오켄토션을 존나 부어주고.
예전에 해봤는데, 완제품 증류 시 가수를 안하면 나무의 뉘앙스가 아득바득 살아서 쫒아오더라 좀비처럼.
오켄토션 총 4병 + 10L의 물을 추가해줬음
그리고 린암을 최대한 살벌한 각도로 위로 올려줬어.
이제 증류할 준비는 끝
사실 더 길게 하고 싶었는데, 이미 린암은 커녕 왼쪽 파이프의 끝도 내 손이 잘 안닿는 크기가 되버려서 저게 최선이더라.
얜 나오는것도 그거처럼 나오냐.....
오켄토션이 전세계 유이한 3트 증류 스피릿이라고 광고하던데 이젠 4회째가 되겠네ㅋㅋㅋㅋㅋ
일부러 고도수 스피릿을 피해서 60도 700ml, 40L 1.5L쯔음 얻어냈음.
알콜 효율은 420ml+ 600ml / 1120ml 이니까
대략 9% 로스를 냈다고 볼 수 있네
되게 많은걸 덜어낼 수 있었음, 그 찌린내를 일단 많이 덜어내서 이 스피릿이 생각보다 되게 비터? 드라이하단걸 알 수 있었고
또 우디함을 많이 덜어내니 피니시에 핵과류 껍질이 폭팔하는걸 느낄 수 있었음
얘네 에일 효모 쓰나??
근데 스피릿은 결국 뭘 해도 스피릿이니, 나무맛을 먹여야 하니까
또 요번에 산 독병이 버번케다보니까
버번 오크칩에 고속 숙성시키기로 했음
작년 5월에 사온 신갈나무에 버번을 때려넣고, 그대로 잊어버린 오크칩
개미친 딸기, 체리향이 뿜어져나와서 타이레놀이 생각남
이걸 갖고 이제 고속숙성을 해봐야지
그거는 나중에 써서 올리겠음ㅋㅋㅋㅋ이제 작업 다 끝났으니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