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에 흔히 퍼진 일본 경제사에 관한 잘못된 관념이 있음
'일본은 버블경제때 세계 2위를 찍었다'
'80년대 일본은 버블경제로 미국보다 잘 살았다'
'일본 버블경제 때에는 미국 gdp의 70%까지 따라잡았다'
이런 말을 하면서 일본 고도성장기, 호황기, 버블경제, 1995년 등등을 전부 버블경제와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선 그래프 두개를 보자
이건 1960~2010년까지 미국과 일본의 명목 GDP 그래프
딱 보면 일본이 툭 튀어나와서 미국에 가장 근접한 시점이 있지?
이건 1995년임
이건 18세기부터 2002년까지 미국과 일본의 실질 1인당 GDP
파란 형광펜으로 칠한 기울기 ㅆㅅㅌㅊ 구간은 '고도성장' 시기임
고도성장(1955~1973)시기를 상징하는 도쿄 올림픽과 신칸센
일본은 1968년 총 경제규모에서 서독을 제끼면서 이 시기에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함 (*소련은 논외)
하지만 1인당 GDP도 미국에 비하면 여전히 낮고 GDP로는 매우 딸렸던 시기임
미국은 일본의 경제기적을 장하게 여겼을 뿐 미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음
버블경제 시기 잘나가던 도쿄의 부동산
다시 이 그래프를 보면 빨간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있는데 이게 버블경제 시기임 (1985~1989)
일본은 고도성장이 끝난 뒤에도 착실히 발전하면서 80년대가 되면 미국도 일본의 성장을 두려워하게 되었고
80년대가 일본 산업, 경제의 황금기인 건 맞지만 80년대가 전부 버블경제라고 할 수는 없음
1985년 이전까지는 그냥 나라가 잘나갔던 거지 금융시장의 광기로 버블이 생겨나지 않았기 때문
도쿄 황궁 땅값이 캐나다 전체 부동산보다 비싸지는 등 완전히 미쳐버린 건 80년대 후반 버블시기의 일임
그리고 이 버블이 정점까지 부풀었을 때 일본의 실질 1인당 GDP는 미국과 거의 맞먹기 직전까지 가지만
1989년 크리스마스 버블 붕괴와 함께 미국은 일본에게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다시 격차를 벌리기 시작함
그럼 이 1995년의 피크는 뭐냐?
오히려 버블이 꺼지고 불황기에 접어든 이 시기에 일본이 명목 1인당 GDP에서 미국을 추월하고, GDP로는 미국의 70%까지 도달했는데
뭐 좋은 일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고베대지진이 터지면서 긴급하게 엔화 회수->엔화 가치 떡상->환율 때문에 달러로 계산해보니 수치만 좋게 나온 것 ㅇㅇ
세줄요약
1.일본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이었던 것도, 미국 GDP의 70%까지 따라잡은 것도 버블경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2.버블경제는 80년대 후반 4~5년만을 지칭하는 용어
3.신격화되는 버블경제의 전성기에도 일본이 미국보다 부유했던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