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친 중에 포터블1으로 디맥을 시작한 진성딸피 디붕이가 있는데
최근에 얘가 여기저기서 중고매물 수색하면서 한정판 컬렉션 뒤늦게 수집하는 것에 재미를 들이고 있었음.
그러던 어느 날...
나:
컬렉션 언제 이렇게 늘어났냐? 글로리데이도 찍겠다
친구:
네오위즈 사옥 앞에서 제사 진짜로 함 지내봐?
(흥이단이라 흥이로했음)
나:
어차피 다음주에 팝업 열리는데 걍 그때하셈
친구:
오 그거 좋다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나:
......????
그렇게 나는 이 친구와 함께 팝업스토어 근처 디붕이들 많이 지나다닐 길목에 제사상? 제단을 차릴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래도 본행사에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 공식에 허락이라도 구하고 진행하려 했는데
친구:
그러다가 빠꾸 먹으면 우짤라고
그냥 무통보 기습숭배 ㄱㄱ
그래서 그냥 앞뒤 안보고 기습오픈 때린 뒤에
제지당할 때까지 달린다는 미친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음.
자리 펼 장소는 성수동 도착하기 전까지 고민을 매우 많이 했었는데
도착하고 보니 팝업 맞은편에 있던 에스팩토리 주차장이 그날따라 꽤 한적했던 편이었기에
양일간 쭉 거기에 자리를 잡았음. 애초에 다들 대기하는 거 보면 거기서 하고 있더라.
금요일은 12시부터, 토요일은 8시부터 해서 5시에 팝업 끝날 때까지 쭉 있었어서
아마 금요일 오픈런을 했던 디붕이는 제단의 존재를 모르고 갔을 수있다...
금요일날 최초설치직후.
처음 준비했던 컬렉션들
목표는 당연히 글로리데이 BGA에 나온 제사상 완벽재현이었는데
이친구 수중에 없는 물건들도 몇몇 있었어서 100% 고증까지는 못한 것이 살짝 아쉬웠다.
- 핫튠즈 한정판 합판상자
경첩이 '멀쩡해서' 고증오류인데, 근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건 오히려 아직까지도 경첩이 멀쩡한 게 더 신기한 물건.
- BS 한정판 추장씨앗
- CE 한정판 브로마이드 -> BS 한정판 손수건으로 대체
- 테크니카2 한정판 토르카드 -> BS 한정판 카드로 대체
- BS 한정판 따조스피커
심지어 따조스피커는 그 이전까지 미개봉품이었던걸 금요일날 제단 차리면서 처음으로 개봉한 거였음.
진짜 이날만을 위해 친구 진짜 큰결심 했었다.
따조스피커 작동중인 모습.
최대 볼륨이 의외로 작았는데 오히려 음악 틀고 있어도 어그로 과하게 끌릴 염려가 적었어서 이날 쓰기에 나쁘지는 않았음.
근데 진짜 세월이 흐른 지금 봐도 이건 정말 한정판 값 주고 살 만한 게 아닌듯
그 이외에 추가로 보탠 컬렉션들도 있는데
내가 보탠 컬렉션
- 포터블1 일반판
- 포터블2 일반판 (철희형님 싸인 포함) + 2007 라이브미라클 초대장
- PC사랑 1월호 (나중에 마모씨님 싸인이 추가됨)
- PSP 블랙 실기
등등
친구가 추가로 넣은 컬렉션
- 리스펙트 한정판
- PSP 화이트 실기
- 2007 라이브미라클 인터파크 예매티켓
진짜 이게 제일 변태같았음.
등등
제단 진화사
토요일 팝업 때 제단을 좀 오래 지켜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뭔가 컬렉션이 자꾸 추가되는 게 보였을 거임.
정리해준다
금요일 버전
토요일 초기버전 (FEVER X2)
- 트릴로지 한정판에서 나온 OutLaw 트럼프 세트와 패키지를 추가로 놓음.
- 드라이브 앨범도 추가.
토요일 (FEVER X3)
- 마모씨님 싸인받아온 PC사랑 추가
- 그리고 어떤 행이분이 제단에 놓고 싶다며 가져와주신 제작진 싸인 가득한 리스펙트 한정판 추가
토요일 (FEVER X4)
또다른 행이분이 제단 구성을 크게 늘려보고 싶으시다며 컬렉션을 정성스럽게 가져오셔서 거의 그냥 국립디맥박물관 개장.
정말 압도적인 볼륨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토요일 (풀피버)
제단 지키면서 보니까 싸인지 엄청 큰거 들고 다니면서 시선강탈하는 행이분 한명 있었는데
제단에 오시더니 어쩌다가 병풍을 이렇게 제공해주셨음.
피날레는 내 큰절사진.
찾아오셨던 분들
먼저 금요일날 와서 보고 극찬하고 가신 소브렘님
그리고 처음에는 스태프 분들이 제지하시면 어쩌지 하면서 걱정했지만
행사가 무르익을 즈음에는 오히려 스태프 분들도 찾아오며 즐겨주셔서 한편으로는 조금 다행이었음.
이랬던 간판이
몇번의 업데이트를 거쳐서 이렇게됐다.
로키 직원분들도 유독 따조스피커에 격렬한 반응을 해주심.
실제로 SB엔지니어님은 당시에 따조스피커 한정판을 실제로 구매하고 당하셨던(...) 유저셨다고.
그리고 팝업스토어 내부 촬영하시던 못키님도 오셔서
제단 풍경, 큰절하는 장면, 조문객일동 90도인사 등등 여러 장면들을 매우 정성스럽게 찍어가셨는데
높은 확률로 스케치영상에도 박제될것같음.
총평
'미라클'이라는 타이틀이 2007 라이브 미라클 이후로 17년 만에 부활한 건데
그런 만큼 올해가 디맥 20주년이기도 하니까 개인적으로도 작게 그간의 추억팔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었음.
풀피 디붕이에겐 색다른 경험, 딸피 디붕이에겐 척추 도수치료 시켜주는 그런 부스가 있으면 좋을텐데...
마침 또 이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상습숭배제단'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해준 친구한테 정말 고마웠다.
그친구가 디갤은 잘 안해가지고 같이 주최했던 내가 대신 후기를 쓰는 거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그 친구의 기여가 정말컸다고 생각함. 일단 제단에 있는 컬렉션만 봐도 거의 80%의 지분은 얘가 갖고 있음.
나는 그저 그 친구가 낸 아이디어를 펌핑하고 마케팅 좀 쳐주는 식으로 서포트한 조력자였을 뿐이라 (망평이라 그런거아님-중요)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면 내가 아니라 그친구에게 갔으면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단에 컬렉션 추가로 놓아주시고
음료수 도네해주시고
굿즈 도네해주시고
아무튼 양일간 제단을 찾아주셨던
많은 디붕이 여러분들께 정말 압도적으로 감사하다.
이 제단은 여러분이 완성해 주셨습니다.
다음에도 또 기회가 있다면 더 열심히 준비해서 찾아뵙겠습니다.
Respect your memories
마지막은 최전열에서 찍었던 따거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