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3일전에 다녀온 국토횡단 후기를 쓰려고 사진 뒤지다가
** 갑자기 예전에 다녀왔던 국종 때 사진들이 보여서 노선변경ㅋㅋ
** 후속편 원하는 사람 있으면 이번 주말동안 올려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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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문제로 휴학을 하고 입대까지 약 1달을 남겨놨을 시점
문득 대한민국을 가로지르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혼자서 느긋하게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여행을 좋아하는 나였기에 동행인을 구할 필요는 없었지만
어떻게 여행계획을 세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도보로 한 달간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고 싶었는데
금전과 시간의 효율성을 생각해 자전거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이곳저곳에서 정보를 모으다가 자전거길을 따라가는 국토종주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포장도로에서 좀 더 빠르고 멀리 갈 수 있는 로드자전거를 중고로 구매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로싸갤러들한테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
<번개장터에서 45만원에 구매한 2020년식 메리다 스컬트라 100 - 23.7.11>
이전까지는 통학용으로 하이브리드만 타던 나였기에 그보다 가볍고 구름성 좋은 로드자전거는 신세계였다.
다만 배송받은 자전거를 시험주행 해보니 왜인지 앞변속이 제대로 되지 않아 유튜브를 보면서 원인을 찾던 중
앞변속 케이블이 끊어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음날 바로 근처 샾으로 달려갔다.
<끊어진 변속케이블을 판매자가 절연테이프로 감아두었던 것 - 23.7.12>
샾에서는 살짝 휘어졌던 바퀴를 펴고 앞변속케이블을 교체했다.
이후 판매자와 연락해서 케이블 교체비용을 청구했으나 전부 줄 생각은 없는 듯 하여 비용의 50%로 합의를 봤다.
집이 지방이었기에 직거래가 어려워 고속버스 택배를 이용한 것이 살짝 아쉬운 점이었다.
<정비를 마치고 이것저것 부착한 모습 - 23.7.15>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지만 수리를 마치고 나니 자전거를 탈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
전조등, 후미등, 헬멧을 비롯해 국토종주에 필요한 여러 물품을 구매했다.
우선 공기압부터 제대로 넣어야 한다는 정보를 취득한 뒤였기에 인터넷에서 내 체중에 맞는 공기압을 계산한 뒤
국토종주를 대비해 구매한 미니펌프로 앞바퀴 100, 뒷바퀴 110PSI를 넣었다.
<당시 장펌프도 없어 악으로 깡으로 넣었다 - 23.7.16>
다만 내가 구매한 펌프 문제인지 내 손 문제인지 펌프와 밸브의 체결을 풀 때마다
밸브코어가 함께 돌아가 바람이 빠지는 것만 2~3번쯤 경험한 것으로 기억한다.
바람을 채우면 펌프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공기가 계속 빠져서
원하는 압력을 맞추는 데에만 30분이 걸렸다.
<몇 번의 실패 후 현타가 온 모습 - 23.7.16>
그 후 바로 나서게 된 첫 라이딩에서 첫 펑크를 경험하게 된다.
<앞바퀴에 작은 돌이 박혀 내려앉았다 - 23.7.16>
<이대로 끌고 샵까지 1시간을 걸어갔다 - 23.7.16>
샵에서 정비를 마치고 혹시 다음에 또 펑크가 날 경우를 대비해 부틸튜브 2개를 여분으로 챙겼다.
이후 약 1주일은 쉬다가 국토종주 전에 조금이라도 자전거를 더 타봐야겠다는 생각에
약 25km의 라이딩을 다녀왔다.
<당시 카카오맵 라이딩 기록(집 ~ 당진삽교천) - 23.7.24>
하지만 이 라이딩에서도 여지없이 펑크를 경험하게 된다.
<이전 앞바퀴에 이은 뒷바퀴 펑크 - 23.7.24>
이번에는 샵에서 구매한 여분의 튜브가 있었기에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타이어를 뚫고 작은 돌이 박힌 것이 펑크의 원인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별로 뾰족한 돌도 아니라 그정도 충격은 타이어가 막아주었어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데
이전 주인이 관리를 잘 하지 않아 타이어가 열화되어 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실제로 이 자전거에는 메리다에서 달아주는 기본 맥시스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기에 합리적인 의심이 아닐까?
<튜브 교체를 마치고 지저분해진 손 - 23.7.24>
이 당시에는 자전거 세차를 어떻게 해아하는지도 구동계 주변이 전부 기름때였다.
라이딩장갑을 낀 상태로 만지기가 싫어서 맨손으로 하다보니 손이 상당히 지저분해졌다.
혹시 몰라 챙긴 물티슈로 손을 닦기는 했지만 국종때는 따로 장갑을 챙겨야하나 고민스러웠다.
<튜브교체한 뒤 출발 직전의 모습 - 23.7.24>
이번에도 미니펌프가 말썽이라 약 30분 정도가 지나서야 튜브교체를 완료했다.
<반환점이었던 삽교천 자전거 터미널 - 23.7.24>
당진에서 유일하게 10km 이상 이어진 자전거길이 있는 삽교천 자전거 터미널을 반환점으로 삼았다.
다만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벌써 날이 저물고 있었다.
<삽교호놀이동산의 트레이드마크인 관람차가 보인다 - 23.7.24>
<삽교천 자전거 터미널 - 23.7.24>
자전거길을 따라 약 13km 정도를 달리다가 날이 저물어 부모님 찬스로 픽업을 부탁했다.
집에서 삽교천까지 왔던 길이 공도였기에 깜깜해지면 위험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전화해서 픽업을 와달라고 하니 반기진 않으셨지만..ㅋㅋㅋ
저녁을 사드리기로 하고 퉁쳤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코스도 안전한 루트가 아니었고 오후 5시가 넘어서 출발했던것이 상당히 무모했다.
하지만 국종전에 내가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던 라이딩이었기에 약간의 수확은 있었다.
<당시 스트라바 로그 - 23.7.24>
도합 약 40km의 이 라이딩이 사실상 국토종주 전에 가장 길게 다녀온 라이딩이 되었다.
이후 약 2주간은 국토종주 출발 전날까지 알바와 함께 이런저런 준비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고프로 또한 얼마뒤에 주문하게 되었다.
내 인생에 몇번이나 있을지 모를 여행이라고 생각하니 어떻게든 영상을 남겨두고 싶었다.
<고프로 주문완료 메일 - 23.7.29>
이런저런 준비를 하다보니 드디어 국토종주 출발 전날이 되었고
알바또한 마지막날이 되었다.
<신세졌던 맥도날드 사물함 - 23.8.4>
마지막 날이었던 만큼 같이 알바를 했던 동료들과 저녁을 먹고
당일에 바로 짐을 꾸려서 버스를 타고 서울에 있는 친구집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가져가려고 싸두었던 짐들 - 23.8.4>
전부다 가져가려고 했으나 막상 짐을 챙기니 공간이 살짝 부족한 듯 해서 몇개는 놓고가기로 했다.
<가져가려고 했으나 포기한 짐들 - 23.8.4>
그렇게 나는 국토종주와 제주환상종주 완주를 목표로 센트럴시티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