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유명한 전남 신안군, 또 경북 청도군까지, 이런 천사상이 3백 개 넘게 놓여졌습니다.
한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 수백 개씩, 수십억 원의 세금을 들여서 가져오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인데, 이 작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각가라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작가의 대표적인 이력들이 모두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경북 청도군 한 공원.
천사들이 나팔을 불고 있는 조각상 8점이 세워져 있습니다.
또 다른 공원에는 말을 타고 있는 화랑들과 한복을 입고 있는 여성 등 하얀색 동상들이 줄지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작품을 만든 사람은 강원도의 종교미술박물관을 운영하는 최 모 씨.
청도군 여성회관 앞입니다.
이 건물 앞에는 '비전21'이라는 조형물이 있는데요.
이 조형물 역시 강원도의 한 작가로부터 기증받았습니다.
청도군은 이 작가로부터 천사상 등 9점을 기증받고, 20점은 2억 9천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작품의 가격과 적절성을 판단하는 심의 위원회가 이미 작품구입이 결정된 뒤 열렸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전남 신안군에도 있습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군 하의도, 선착장부터 천사상이 늘어서 있습니다.
신안군은 이 작가로부터 19억 원을 주고 3백 개가 넘는 천사상을 세웠습니다.
작가로부터 편지를 받은 신안군 측은 언론에 나온 최 씨의 이력을 보고 세계적인 작가라며 작품을 구매했습니다.
당시 신안군이 가지고 있던 작가의 이력입니다.
1988년부터 92년까지 프랑스 명문인 파리 7대학 교수와 이후에는 명예교수를 역임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시기 국내 한 방송뉴스에 최 씨의 얼굴이 등장합니다.
복역 중 검정고시 전 과목 만점자로 소개된 건데, 사기 등 전과 6범의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92년까지 프랑스에서 교수로 있었다고 했지만 정작 92년엔 청송 보호감호소에서 있었던 겁니다.
일본 나가사키 피폭위령탑을 만들었다는 경력도 한국 민단 측에 확인한 결과 허위였습니다.
또 2008년 광주 비엔날레에 출품한 경력 역시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적이라는 명성과 관련경력은 어디서 확인한 건지 다시 지자체에 물었습니다.
신안군은 최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청도군도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최 씨에 수차례 작가 이력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해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단독] '세계적인 조각가'라며 수백 개 구입‥천사상의 두 얼굴? (2024.02.07/뉴스데스크/MBC)
천사의 모습을 나타낸 이른바 '천사상'이라고 하는데요.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유명한 전남 신안군, 또 경북 청도군까지, 이런 천사상이 3백 개 넘게 놓여졌습니다. 한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 수백 개씩, 수십억 원의 세금을 들여서 가져오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인데, 이 작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