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우주 속, 수상한 별똥별이 지구에 떨어진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는 저 멀리서 걸어오는, 공허한 눈동자 속에 헤아릴 수 없는 고심을 가진듯한 여인이 네모난 구멍 앞에 서고,
... 이내 구멍 속으로 뛰어내린다.
떨어지자 마자 볼 수 있는 존나게 수상한 벽화. 할 수 있는 건 없기에 지나친다.
다음 층으로 내려온 여인은 수상한 석상 앞에 있는 상자를 열고, 이내 불안한 기운이 감싸는 이상한 지팡이를 집어든다...
...?
Void Stranger는 2D 소코반 퍼즐 게임이며, 이 게임에서 당장 플레이어가 알 수 있는 목표는 오직 어디까지인지도 모를 층의 바닥을 더듬기 위해 하염없이 내려가는 것 뿐임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지팡이를 이용하여 블럭을 들고 내려놓을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서 출구로 이동하는 식으로 다음 층으로 내려갈 수 있음.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각종 움직임이 제한받는 상황에 놓이기도 함(예를 들어 땅을 파는 횟수가 제약된다거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원하는 방향을 물리적으로 볼 수가 없는 상황에 놓인다던가 등등)
또한 단순히 블럭을 움직이는 기믹만이 있는것이 아니라 층을 내려가면서 점점 한 번 밟고 나면 부서지는 유리 바닥이 생긴다거나, 몹을 모두 잡아야 부서지는 장애물이 있다거나 하는 식이라서 층을 내려갈 수록 꽤나 머리를 써야하는 복잡한 구간도 많아짐
그리고 인갤 바이럴이나 글 서론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이, 이 게임의 진가는 소코반 퍼즐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님.
소코반 퍼즐과는 다른 차원의 느낌을 주는 퍼즐들이 다수 존재하며, 그 중에 하나가 이 벽화 문제이고,
이러한 퍼즐들을 풀어서 "진짜 엔딩"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음.
물론 사람에 느끼기에 다르겠지만 이러한 퍼즐을 푸는 것은 단서들이 전 층에 걸쳐 정말 넓은 영역에 흩어져 있기에(마치 라뮬라나처럼) 소코반 퍼즐들에 비해 정~~~~~~말 까다로움. 단서를 알아냈다고 해도 추론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음
이러한 퍼즐들을 풀기 위해서는 놓친 단서들을 조사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것 때문에 회차 플레이가 강제됨. 따라서 풀었던 소코반 퍼즐들을 또 푼다던가 그런 상황이 발생해서 꽤나 괴로웠기도 함(이러한 건 나중에 숏컷을 뚫으면 어느정도 해소되긴 했음)
하지만 어떤 조건을 충족하면 회차 플레이가 이전과는 180도 뒤바뀐 경험을 주기에 게임에 대한 흥미를 굉장하게 유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음
이 게임의 스토리는 꽤나 재밌었음. 계층 중간중간에 있는 나무 밑에서 잠을 자면 주인공의 과거를 엿볼 수 있고, 여기서 주인공이 왜 이곳으로 왔는지, 주인공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등의 게임의 주요한 스토리와 떡밥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줌.
또 층을 내려가다 보면 종종 npc를 만날 수 있는데, 얘기하다 보면 그렇게 엄청난 떡밥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소소하게 재밌음을 느낄 수 있었음(사진의 미친련은 저 말 하고 날 낭떠러지로 밀어버림) 근데 보통 낭떠러지로 밀어버림. 살리고 진엔딩 보면 엔딩 크래딧에 변화가 생기긴 함
위에 설명한 것들 이외에도 연출이 정말 매력적이라던가, 도트가 예쁘다던가, 코스믹 호러적인 요소들이 독특했다던가 하는 것들이 진짜 재밌었음.
---
아무래도 퍼즐이 고봉밥이다 보니 그리고 필자가 빡통이다 보니(소코반도 그렇고 그거 외 퍼즐들도 그렇고) 깨는데에 꽤나 오래 걸렸음
하지만 그 동안 고민하던 과정들이 즐거웠고 플레이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서 VAR 판독할정도로 몰입을 할 정도로 인상적인 게임이었음
앞으로도 이런 퍼즐 + 퍼즐 게임 자주 나오면 좋겠다
최근에 유저 한글화도 됐는데 한글화 나오기 전부터 겜 하느라 그게 좀 아쉽네
플탐은 60시간 언저리
요약
1. 소코반 + 퍼즐 게임
2. 소코반 안좋아하면 하지마셈
3. 한글화 나왔음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