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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의 프리저
1980년대 작품인 <드래곤볼>의 등장인물이면서
2020년대까지 회자되는 소년만화 최고의 악역
근데 이런 프리저를 지금까지 만들어준 작품은
'원작'인 드래곤볼이 아니라 외전격인 애니 오리지널 에피소드
<TV 스페셜: 단 혼자만의 최종결전>이란 작품이었다
오늘은 이거에 대해 글 한번 써보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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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스페셜 버독 편은 손오공의 아버지 '버독'에 대해 애니팀이 자체적으로 창작한 작품으로
작게는 손오공의 아버지 버독과 그의 동료들의 이야기부터
크게는 사이어인 종족의 멸망 과정과
당시 전례를 찾을 수 없던 프리저라는 악역에 대한 소개를 주 골자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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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인 토리야마 아키라는 어지간하면 애니 관련 설정들을
(부르마, 트랭크스 머리색이라던가 각 은하 계왕신 + 저승의 구조)
앵간하면 절대 자기 작품에 편입 안시키고
편입하더라도 입맛대로 바꾸는 마이웨이 성격이 강했는데
이 TV 스페셜 만큼은 "결코 자신만의 힘으론 만들 수 없던 걸작"이라고 평가하면서
버독과 사이어인 배경 스토리를
원작에 그대로 편입하는 매우 이례적인 행보를 보임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단편 캐릭터인 버독의 캐릭터성도 높았지만
'우주적 존재'인 프리저의 공포를 이거보다 더 잘 각인시켜준 작품이 없어서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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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저 TV 스페셜이 한창 방영될 때
애니는 베지터의 침공 편을 다루고 있었고
원작도 아직 나메크성 초입부였다
프리저가 변신 외계인이란 설정조차 나오지 않았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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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독과 대치하는 프리저
버독의 전투력은 저 당시 설정으로 1만이고 프리저는 53만
아무리 생각해도 버독한테는 아예 승산이 없는 상황이지만, 어찌됐든 버독은 주인공이고 무려 손오공의 아버지니까
원작 미래 부르마의 표현을 빌리자면 뭔가 어떻게든 해줄것 같은 그런 기대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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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버독이 아무리 발버둥치고 최선을 다해봐야
프리저에겐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는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현실을
만화적 과장 없이 표현에 성공한게 난 이 스페셜이 가진 최고의 장점이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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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이 한창 연재되던 시기의 소년만화는 <근육맨>을 필두로
우정, 노력, 승리 등 비교적 밝은 주제가 메인이었는데
이 작품 만큼은 그런거 1도 없이 엄청 암울하고 처절하게
최종적으로는 주인공의 아버지 버독을 포함한
사이어인이란 종족의 멸망 + 행성의 파괴까지
여과 없이 묘사를 해버림
80년대 잼민이들이 "와 주인공 아빠! 손오공의 아버지!" 하면서 열광하고 있는데
그 면전에다 대고 수류탄 터트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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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버독을 별과 함께 완전히 파멸시켜놓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깔깔거리며 웃고 기뻐하는 프리저의 모습은 드래곤볼은 물론이고 당시 소년 만화에서는
꿈에도 상상 못할 괴이하고 무서운 연출이었음
기존에도 드래곤볼에는 많은 악당이 등장했지만
프리저처럼 일말의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의 코스믹 호러를 보여준 악역은 거의 없었는데
그 프리저가 가진 코스믹 호러의 정점을 보여준게 바로 이 버독 스페셜이라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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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프리저가 '가짜 광기'로 보일 정도로 정신나간 악역 캐릭터들이
제법 많이 출연했지만 1980년대 기준으론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획기적인 캐릭터성과 비극적인 전개를 보여주었던 애니 오리지널 작품, <TV 스페셜: 단 혼자만의 최종결전>
이 작품은 '선은 이기고, 악은 패한다'는 기존의 클리셰를 한껏 비틀어서
암울한 현실을 묘사하는데 주력하고
무엇보다 행성을 파괴하고 미친듯이 깔깔대는 프리저의 코스믹 호러적인 면과
그에 대비되듯 동료들의 죽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무력하게 죽어간 버독의 비장하고 처절한 서사를
극적으로 묘사한 명작으로 버독과 프리저, 두 캐릭터를 전설 반열에 올려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