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일날 아침에 일어나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전날 갈까 했지만 몸이 좀 피곤하고 이미 좀 늦었다 싶어서 생일날 출발했어
선자령 갈 준비는 계속 해두고 속으로는 '멋있겠다~', '낭만있겠다~' 생각했지만 막상 고생할 거 생각하면 쉽게 발이 떨어지진 않더라고
자동차에 상시 준비상태로 다 챙겨두고 계속 미루다가 이번 겨울의 마지막 기회다 싶어서
그냥 스스로를 안 갈 수 없게 만들어버렸어
이번 겨울 마지막 기회, 정말 많은 눈, 바람 없는 날, 생일기념 등으로 명분을 쌓고
마지막으로 '이렇게까지 준비 해놓고 안 가는 놈이 미친놈이다' 싶으니까 그냥 발이 떨어지더라 ㅋㅋㅋ




5시 넘어 대관령마을휴게소 도착 했는데 싸리눈은 계속 내리고 있었어
언덕이 있나 확인했는데 언덕이도 없고 이미 늦은 시간이라 그냥 출발했어

회사에 있는 눈삽이라도 가져갔어야 하는데 나는 박지가 남을 줄 알고 안 가져갔지...
정 문제 있으면 부탁해서 빌리면 되겠지 싶었어



여태 본 것 중에는 눈이 가장 많이 온 것 같았어 만들어진 길 밖으로 가는건 힘들 정도였으니까
좁은 길 따라서 올라갔음




날씨도 따뜻하고 바람도 없으니까 부담이 없더라고 근데 아마 여기서 정신놓고 대관령이지~ 하면서 다시 내려가는 길로 내려간 듯

뭐야 왜 나 다시 내려옴??? ㅋㅋㅋ
바로 다시 올라감





올라가던 도중에 내려가고 있는 뉴 마스코트 선댕이 '검댕이' 만났어

언덕이랑 검댕이 혹시 만날까 싶어서 맛살 사갔는데 검댕이 만나서 다 줬어
검댕이가 뭔가 '내려갈 시간에 왜 안 내려가고 있나' 이러는 눈치로 거리두고 슬쩍슬쩍 보더라고
처음에 약간 경계는 하는데 냄새 맡게 해주고 만지니까 가만히 있더라고
눈이 초롱초롱하고 커여워


결국 해 지고서도 못 도착해서 라이트 키고 다시 올라갔어
만나는 사람 없었지만 길도 편하고 고요하고 좋더라고

나무 밑에 피칭한 분도 있어서 예뻐서 찍었는데 혹시 좀 위험하지 않을까 싶더라

선자령 도착하기 전에 언덕 아래에 다들 피칭하고 나와계시더라고
어디로 들어가야하나 두리번 두리번 하니까
아조씨들이 대충 여쪽에 치면 좋겠다고 알려줘서 거기로 갔어

이런 대형 눈삽을 가져온 아조씨가 있는지 빌려주셔서 고맙게도 잘 썼어
근데 이런 눈삽으로도 한참 걸리더라고...



스틱을 바닥까지 박지 않았는데도 저만큼 들어갔으니까 거의 골반 높이까지 눈이 있었어
대충 걸어 들어가서 눈을 퍼내는데 너무 힘들더라
진짜 숨이 헐떡헐떡 넘어가는 상태로 30분 넘게 판 것 같아
쉘터로 스트라토스파이어 Li 가져갔는데 내가 생각이 짧았어
사이즈가 크니까 다른 싱글텐트보다 두배 면적은 필요하니
피칭하다가 한번 더 판다고 더 고생했거든

사실 이거 보여 주려고 선자령 왔다
갤러리 공식 굿즈인 타이벡 시트 깔고 저녁 준비함


저녁은 아마존에서 주문했었던 [ 마운틴 하우스 - 브렉퍼스트 스킬렛 ] 먹었어
스크램플 에그도 맛있고 약간 서걱서걱한 감자 식감이 익숙하진 않았지만 간도 적당하고 맛있었음


삽질도 너무 힘들었어서 나가서 사진 찍기도 귀찮았는데 그래도 한장은 찍어야지 싶어서 대충 찍고 들어왔어
진짜 대충 찍었네 ㅋㅋㅋ

어제 삽질하면서 젖은 장갑 마를까 싶어서 걸어놨는데 걍 바삭바삭하게 얼었더라
역시 장갑은 스페어를 가지고 다녀야해
바람이 없어서 미니드론 한번 띄워봤어
저번 빙박때 추우면 작동 안 하는 거 알고, 품에 넣고 있다가 띄웠음
모자이크고 뭐고 귀찮다 어차피 화질 구려서 뭐 보이겠나

깔끔하게 정리 완료


피곤하기도 하고 평소 모닝똥 시간보다 늦게 내려가면 불안해서 그냥 바로 내려갔음
보니까 하늘이 더 개서 정말 따뜻하고 시야 좋고 맑더라
나중에 다른 유붕이들 사진 보니까 날씨 더 좋아서 부럽더라



내려가는 중간중간도 멋이있었음
역시 눈은 많으면 많을수록 예쁨
동영상 숫자 제한이 있으니 여기서 자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