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선이 3일차 이동 경로.
전날만 해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사히카와 동물원을 다녀오니 어쩌니 생각은 해 뒀는데,
왓카나이에서 비 맞으면서 고생한 탓에 아침에 귀찮아서 그냥 늦잠을 잤고 뒤늦게 밍기적거리면서 점심 먹으러 나옴.
한때는 전국구급으로 체인점을 늘려가면서 아사히카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라멘집이기도 했던 곳인데,
분점들 관리가 잘 안 됐는지 지금은 전국에 십여 곳 정도 남고 싹 다 폐업함. 그나마도 절반 이상이 홋카이도에 있고.
돈코츠 시오 라멘 - 900엔
옆에 작은 주먹밥은 런치 서비스임.
이곳은 특이하게도 돈코츠 '시오'가 주력임. 국물은 얼핏 보기에는 엄청나게 진하고 묵직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부드러우면서 돈코츠 특유의 냄새가 거의 없는 편임. 소금으로 간을 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돈코츠 특유의 장단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고 둥글둥글한 편인데, 여긴 국물을 만들 때 돈코츠 베이스 육수에 야채를 우려낸 채수를 섞어서 쓰는 덕분임.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잘 만든 라멘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십 년 전부터 이곳을 다녔던 사람들은 프랜차이즈화를 하기 전과 맛이 달라졌다고 혹평하는 경우도 많더라. 본점을 옮긴 이후로도 타베로그에서는 점수가 짠 편인데, 아마 그런 현지 사람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음.
도쿄에는 후라이쿄(風来居)라고 산토카에서 갈라져 나온 가게가 있는데, 그쪽은 타베로그 평가가 대단히 좋음.
도쿄의 산토카 지점들은 가격도 비싼 편인지라, 개인적으로도 후라이쿄 쪽으로 가는 걸 권하는 편임.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이 스타일의 돈코츠도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함.
점심시간에는 아까 위에 같이 나온 주먹밥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안내 문구.
그리고 전날 라멘 마을에서 정기 휴무라 못 갔던 '아오바'의 본점에도 들러 봄.
여긴 아사히카와에서 3대째 운영하고 있는 제법 오래된 가게임.
여긴 학생 라멘이라고, 지갑이 얇은 학생들한테 부담이 덜 되게끔 일반 메뉴 가격에서 200~250엔 싸게 제공하는 메뉴도 있음.
고등학생까지 주문 가능하다고 함.
쇼유 라멘 - 850엔
개인적인 취향은 텐킨 쪽이 좀 더 잘 맞았지만, 이쪽 역시 텐킨과는 또 다른 깊은 맛이 있는 정말 맛있는 쇼유 라멘이었음.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고소한 비계 맛이 나는 삼겹살 차슈에 짭쪼름한 국물을 잘 머금은 꼬불꼬불한 치지레멘 그리고 오독오독한 멘마. 아사히카와의 라멘이라 하면 역시 이거지.
라멘을 먹고는 다시 특급 카무이를 타고 바로 삿포로로 향함.
의자 좌석 뒤에 달린 건 티켓 홀더라고 승차권이나 특급권을 꽂아 놓는 용도로 쓰는데,
자유석은 지금도 여전히 수동 검표를 하는지라 그쪽에서는 지금도 꽂아놓고 그냥 편히 잘 수 있어서 유용함.
카무이는 u시트라고 해서 지정석의 약간 업그레이드 버전의 좌석을 운영함.
아무튼 지정석 취급이라 JR 패스 보통차권으로도 승차 가능함.
큰 짐을 놓는 보관하는 칸.
삿포로역에 도착해서는 바로 토큐 백화점으로 달려감.
이때 가져간 캐리어가 바퀴가 좀 맛이 가서 내내 엄청 힘들게 끌고 다녔음.
그래서 어지간하면 항상 어디에 처박고 움직인 듯.
내가 이곳을 자주 오는 이유는 코인 락커 가격이 단돈 100엔이라서.
기내용 캐리어는 단돈 100엔에 보관이 가능하고, 조금 큰 캐리어도 300엔에 보관이 가능함.
이날은 콜라보 행사 제품을 구하겠다고 삿포로의 로손 편의점을 여기저기 찾아다녔음.
당시에는 PvP 컨텐츠는 항상 1위 유지에 클랜전이라는 단체 경쟁 컨텐츠에서도 항상 1위를 유지할 정도로 이 게임에 미쳐서 살았는데, 지금은 접었음.
아무튼 간에 이때 콜라보 행사를 시작하고 좀 시간이 지났던 때라, 대상 점포인데도 물건 안 들여놓은 곳이 많아서 엄청 발품 팔아서 겨우 하나씩 구하고 그랬음.
편의점 돌아다니는 김에 애니메이트랑 멜론북스도 들렀다 감.
삿포로 TV 타워.
막상 와서 보면 별볼일 없는 시계탑.
그렇게 하루종일 물건 찾아 돌아다니다가 저녁 먹으러 미레도에 있는 스아게 분점으로 옴.
언제나 미어터지는 본점과는 다르게 이쪽은 한산해서 좋음.
1. 카레 메뉴 고르기
2. 국물 종류 고르기
3. 맵기 조절하기
4. 밥 양 고르기
5. 추가 토핑 고르기
이 순서로 주문하면 됨.
유바리 멜론 라씨 - 450엔
달달한 멜론 풍미가 느껴지는 요거트 음료.
시레토코 닭 카레(1,280엔) + 아부리 카쿠니(400엔) + 소시지(250엔) + 밥 대자(100엔)
홋카이도의 풍요로운 땅에서 수확한 신선한 농축산물이 가득한 한 그릇.
삿포로에서의 수프 카레는 언제나 옳다.
저녁도 맛있게 먹었으니 다시 이동하기 위해 짐을 챙겨서 삿포로역으로 갔음.
다음 날 다시 바로 칸토까지 이동할 계획이어서 조금이라도 더 내려가서 자기로 했음.
삿포로에서 하코다테까지 이동하는 데만 해도 3시간 30분이 걸리는지라, 다음 날이 되어서 이동한다 치면 너무 늦음.
일반 지정석에는 콘센트가 없어서 배터리가 없으면 승강구에서 충전해야 함.
카무이에서 봤던 u시트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일반 지정석.
오후 10시 30분 무렵에 신하코다테호쿠토역에 도착함.
이전에도 이 역은 몇 번이나 다녀간 적이 있었지만 환승만 해서 역 밖으로 나온 적은 없었는데,
막상 내려서 보니까 진짜 그냥 허허벌판임. 여기 근처에 뭐 아무것도 없음.
그저 우뚝 솟은 토요코인이 끝.
조식 먹을 건지 여부를 묻는데, 어느 쪽을 선택하든 조식은 제공됨.
이때는 1박에 4만 원으로 머무름.
역시 토요코인은 언제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