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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기행) "금각을 불태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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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일정 : 숙소 ㅡ> ​청수사(기요미즈데라)​ ㅡ> ​금각사​ ㅡ> ​아라시야마​ ㅡ> 교토타워 ㅡ> 노래방 ㅡ> 교토규카츠 ㅡ> 숙소





셋째날 아침,

청수사(기요미즈데라)는 교토를 대표하는 관광지이지만, 그만큼 관광객도 너무 많아 구경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음.

근데 마침 청수사는 오전 6시 오픈이라 아침에 가면 사람이 없다는 얘기를 들어서,

5시 기상해서 6시 반쯤 도착했음. 다행히 사람들 거의 없더라



입구에 오자마자 포스가 느껴짐



청수사 국룰샷

사진빨이 잘 안 받았는데 목조건물 특유의 묵직한 정취가 상당했음.

저기 튀어나온 공간은 '부타이'(무대)라는 곳으로, 본당에 있는 관세음보살에게 바치는 춤이나 공연을 하는 공간임.

이상하게도, 저 난관에서 떨어져 살아남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 함. 존내 높던데;;

그 일화에서 파생된 건진 모르겠지만, 무언가 큰 각오를 세울 때 "청수사의 무대에서 뛰어내리다"란 속담도 있다고 함.



무대 위에서도 한컷.

바로 뒷편에 있는 본당 관세음보살상이 진짜 멋졌는데, 사진이 제한된 곳이라 찍진 못했음. ㅠ

청수사는 겐지모노가타리에도 등장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도 꽤 등장한다곤 하는데 잘은 몰?루



그러다 이 물줄기를 보고 깨달았는데 내청코에도 나왔었던 것 같음.

대충 저 약수 퍼 마시려는데 하치만이 간접키스 의식하는 거 보고 "힛키는 바카... 그런 거 신경 안 쓰는데" 뭐 이런 내용이었던 거 같다



이후 9시 금각사 오픈에 맞춰서 도착


정확히 말해 '금각'은 절 내부의 사리전을 뜻하는 것이고, 절의 원래 이름은 녹원사(로쿠엔지)임.

그 이름답게 녹색 이미지가 눈에 띄었음.

들어가기 전에 배가 고파서 당고를 먹었음 당고당고당고

녹원사 내부구조

그렇게 넓지 않아서 걷는 시간은 10분 남짓?

사실 사진 찍는 시간이 제일 길긴 하다







대망의 금각사

이쯤에서 고백을 하나 해야겠는데,

사실 난 금각을 보려고 여행을 떠났지만, 금각을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음.

갔다 온 사람들 평가가 다 별로였거든.

너무 조잡하다, 기대만 못하다, 차라리 은각이 더 낫다 등등.

그렇기에 이번 여행은, 금각의 아름다움을 구경하고 싶었다기보단, 금각이 별거 아님을 확인하기 위한 의도가 더 강했음.

뭐랄까, 금각의 실물을 보고는 실망하여 내면의 금각을 새롭게 정립한 미조구치처럼,

금각을 보고, 실망하고, 그동안 쌓아온 금각의 이미지를 무너뜨리려 했단 말임.





근데 솔직히 금각이 너무 예뻤음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평소에 사진으로 보던 것들보다 한참 좋았음.

다만 너무 상업적인 아름다움이란 생각이 들긴 했음. 너무 완벽하고 매끄럽달까.


<금각사>와도 한컷

내가 고딩 때 읽은 <금각사>가 이 웅진지식하우스 허호 번역이었는데,

지금은 웅진일문학선집 그 빨간 표지로 바꿔서 이 버전을 찾기가 쉽지 않았음.

작년이었나 알라딘에서 득템하고 그때부터 교토 가서 금각사를 보고 오겠단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음.


기념품샵에서 미니금각을 샀음

딱히 이런 걸 모으는 편은 아니다만, <금각사> 중에서 미조구치가 실물의 금각보다 그 안에 있는 금각 모형을 더 맘에 들어했다는 진술이 떠올랐음.


금각 순례를 마치고, 근처 소바 맛집인 하나마야키에 갔음.

11시 반인가 거의 오픈런 했는데도 웨이팅이 좀 있었음.

저 새우튀김 너무 맛있더라

후식으로 소바향 아이스크림. 소바가 들어가 있다 함.



이후 금각에서 1시간을 달려 아라시야마 도착. 교토 휴양지 포지션이라 사람이 제일 많았음.

여기가 어디냐.



<금각사>에서 미조구치-가시와기가 더블데이트 하던 곳임.

미조구치가 금각의 방해를 받아 끝내 동정을 버리지 못한 곳이기도 함.


여긴 토게츠교. 아마 본문의 와타리즈키 다리는 여길 말하는 것 같음. 왜냐, 둘 다 똑같은 뜻임. "달을 건너다" 정도?

오역이거나 이명이거나 할 듯.


근처에 몽키파크에서 원숭이 먹이 좀 주고



타코야끼


치쿠린

아마 여기도 내청코 나왔었던 듯?


이후 다시 교토역 근처로 와서 교토타워 전망대

별로라는 평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음. 다만 저 빨간 철골 좀 많이 거슬림;


밤의 교토타워 크


저녁은 규카츠 맛집 교토 가츠규에서.

줄이 허벌나게 길어서 노래방 때리고 9시 쯤 들어감.



잘보면 이렇게 미니화로가 있어서, 적당히 내 입맛에 맞게 더 구워서 먹을 수 있음. 짤처럼 계란물 묻혀서 육전처럼 먹어두 됨.

일본 가서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었음 ㅇㅇ 엄청 부드럽더라


여긴 밤에 찾아간 일본 편의점인데 잡지랑 만화 파는 게 신기해서 찍어둠.

다음날 귀국하고 제일 먼저 라면에 김밥부터 때림.

고작 나흘이었지만 이 얼큰한 맛이 땡겼어...








지난 번 하동문학기행도 만족스러웠고, 그때보다 돈을 2배 더 쓰긴 했지만,

만족도는 그때보다 2배를 훨씬 웃돌 정도로 좋았음.

독붕이라면 즐길 컨텐츠가 너무 많아서 심심하지 않을 거임.

살면서 교토를 몇 번은 더 가게 될 거 같은데,

그때는 이번에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스팟들을 찾으러 다닐 예정임.


그때까지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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